대학내일
요즘 대학생들이 공부 안 하고 릴스 만드는 이유
복학생 크리에이터들의 성공 비결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누구나 쉽고 빠르게 남들에게 본인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시대. 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진 만큼, 관련 직군에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평범한 대학생들도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며 사람들의 관심을 얻고자 한다.
그런데, 평범한 대학생의 일상을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 특별하게 보여주며 사람들의 관심을 끈 크리에이터들이 있다. 복학 후 '복학생'이라는 키워드 속 본인만의 이야기로 많은 인기를 얻으며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얻게 된 대학생들. 그들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현재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두 복학생 크리에이터, '은슈'와 '털복숭'을 만나 그들의 성공 비결을 물어봤다.
은시후,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19학번
13만 인플루언서 '은슈(@eunsihoo)', 인스타그램 '대학일기' 콘텐츠 연재 중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인하대학교에서 행정학과와 공공인재학을 함께 전공하고 있는 은시후입니다. 복학생의 일상을 주제로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대학에서의 전공과 콘텐츠 크리에이터 활동은 결이 다른 듯한데, 활동을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대학교 3학년 2학기까지는 법조인을 목표로 로스쿨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지금이 아니라면 해볼 수 없는 경험이라는 생각에 휴학 후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연기를 배우는 과정은 쉽지 않았고, 그만두고 다시 돌아갈지 자주 고민했습니다. 그때 그런 제게 연기 선생님께서 해 주신 조언이 있는데요. '내일 잘 될지, 10년 뒤에 잘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1년 동안 무언가에 집중하는 경험은 결코 후회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었어요.
그 조언에 약 1년 동안 연기와 함께 영화 제작 및 연출까지 도전했고, 웹드라마 제작에 성공했습니다. 그 웹드라마가 제가 처음으로 총괄 프로듀싱과 주연을 맡은 작품이자, 직접 제작해 본 첫 영상 콘텐츠였어요. 그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제게는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 됐습니다. 처음으로 큰 프로젝트에 투자도 해 보고, 많은 사람과 협업하며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거든요. 콘텐츠 기획·연출·프로듀싱을 독학하며 인사이트도 얻었고요.
그렇게 도전한 약 2년 반의 시간은 정말 값진 경험이었고, 최선을 다했다는 마음으로 다시 로스쿨을 준비하기 위해 복학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계속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한번 해 보는 게 어떠냐고 권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런 거 왜 하냐면서 웃어넘겼지만, 영상 제작에 대한 미련이 있었어요. 그래서 가볍게 브이로그라도 만들어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게 올해 초였고, 제 시리즈 콘텐츠 <대학일기>의 시작이었어요.
<대학일기>에서 주로 '사랑', '데이트' 등 연애나 사랑 관련 내용이 많은 관심을 받은 것 같아요. 왜 그런 주제로 콘텐츠를 제작하게 되셨는지, 어떤 포인트에서 관심을 끌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영상을 기획하거나 제작할 때 늘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는 편입니다. 제가 대학 생활 콘텐츠를 만들고는 있지만, 사실 대학 생활이라는 게 항상 설레고 재밌지만은 않거든요. 그래서 '나랑 상관없는 사람이 굳이 왜 내 대학 생활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를 계속 질문했어요.
그러다 보니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있거나 대학교에 다녀보고 싶은 분들, 현재 학업을 이어가는 대학교 학우분들, 또 졸업하고 현재 사회에 나가 계신 분들까지 모두가 제 콘텐츠를 보고 공감하고, 재미를 느끼고, 설렜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고민을 담아 <대학일기>를 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출처: '은슈' 인스타그램인기를 끈 '세탁방 데이트' 시리즈는 다음을 기약하며 끝났는데요. 지금도 상대와 연락하고 있으신가요?
아쉽게도 지금은 연락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대학일기>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여러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는데요. 릴스 속 모습과 평소 학교에서의 일상은 동일한가요?
새롭게 도전한 활동도 있고, 원래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도 많아요. 정말 친한 친구들 앞에서는 릴스에서보다 더 까불거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낯도 많이 가리고 긴장도 많이 해서, 처음 보는 사람 앞이나 사람들이 많을 때는 허당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해요. 그런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게 친근하겠다고 생각해서, 릴스에는 나름 제 평소 모습을 꾸밈 없이 담고자 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연출도 있지만요. (웃음)
13만 팔로워를 얻으며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성장하셨는데요. 인기를 체감하시나요?
아직 저를 모르는 분들도 많은 만큼, 어떤 소감을 표현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가끔 길 가다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작지만 제 팬톡방도 생겼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너 요즘 유명하냐?"라면서 장난을 치기도 하고요. (웃음) 그래도 저는 그냥, 제가 영상을 만들면서 관심받는 걸 좋아하는 평범한 대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신가요?
아무것도 아니었던 1년 전을 떠올리면 감사하고 신기해요.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합니다. 지금 마지막 학기를 맞이해 앞으로 길어도 1년 안에는 졸업할 것 같은데, 남은 기간 동안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계속 콘텐츠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유튜브에도 도전하게 됐는데, 인스타그램에서보다 더 도전적인 이야기들을 자주 보여드리고 싶어요.

크리에이터에 도전하고자 하는 대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있는데요. "아, 화이팅!", "할 수 있다!"입니다. 너무 습관이 돼서 친구들이랑 있다가 저도 모르게 "아, 화이팅!"을 외칠 때도 있어요.
저는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 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웹드라마도, 연기도, 법조인의 길도 결과만 봤을 때 잘된 건 없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모두 저에겐 소중한 경험이었고, 그 경험이 인사이트가 되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제 꿈과 미래를 위해서 앞으로도 더 나아가고 넘어야 할 산들이 많지만, 어떤 선택을 할 때 제가 겪었던 저 경험들이 저를 많이 도와준다고 느끼고 있어요. 그러니까, 뭐든 "화이팅!", "할 수 있다!"의 기세로 밀어붙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할 수 있다!

털복숭, 한세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20학번
2.8만 인플루언서 '털복숭(@luck2monkey)', 인스타그램 복학생 브이로그 콘텐츠 연재 중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미디어영상광고학과 전공생이자 복학생 브이로그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 '털복숭'입니다.
본인을 알리게 된 '대표 콘텐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내 방에 커플 검거 썰' 이 약 36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얻으며 처음으로 큰 관심을 받았지만, 저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사랑받게 된 콘텐츠는 '교양에서 개쪽당한 찐따 복학생' 콘텐츠인 것 같습니다.
왜 그런 주제로 콘텐츠를 제작하게 되셨나요?
실제 제 일상이기도 하고요. 평소 코미디 콘텐츠를 즐겨 봐서 코미디는 개그를 보여주는 사람이 고통스러울수록 시청자가 재미를 느낀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의 불행을 유머러스하게 승화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출처: '털복숭' 인스타그램릴스에서는 '아싸' 키워드를 자주 활용하시지만, 댓글 중 '아싸가 아니다.'라는 반응도 자주 보이는데요.
'아싸'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누군가는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아싸'가 아니다.'라고 하는데, 제 기준에서는 저 같은 경우도 '아싸'라고 생각해서 해당 키워드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만약 제가 '인싸'였더라도 스스로 '인싸'라고 칭하는 건 웃기지 않을까요? (웃음)
현재 2.8만 팔로워를 확보하셨는데요. 인기를 체감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학교생활이 달라졌나요?
솔직히 말하면 체감은 안 돼요. 정말 감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전부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제 일상과 현실에서 체감할 일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덧붙여, 이렇게 알려지게 된 게 재학 중 마지막 학기가 끝나갈 때쯤이라 학교생활의 면에서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유사 콘셉트의 크리에이터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은 비결은 무엇일까요?
역시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 역시 모방으로 시작한 콘텐츠지만, 원숭이 사진을 사용해 저만의 특별함을 더했거든요. 그런 면에서 저만의 개성이 있어서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저는 제가 웃긴다고 생각할 때까지 퇴고를 거듭하기 때문에 더 재밌는 영상이 나오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신상을 숨기고 활동하셨는데,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정체를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사실 제 주변에서 제가 이런 영상을 만든다고 하면 놀라는 분들이 많아서, 알려지기 싫었는데요. 이 정도로 크게 알려지고 나니까 부끄럽다는 감정보다는 자랑스럽다는 감정이 더 커진 것 같아요. 그래도 여전히 어색한 지인이 제 정체를 알아차리고 연락이 올 때면 민망하긴 합니다.

이번 학기가 마지막 학기라고 들었습니다. 졸업 이후에는 어떤 방향으로 콘텐츠를 만들 예정인가요?
원래 이 계정은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용도로 잠시 운영할 계획이었는데요. 예상보다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져서 우선 '취준생', '인턴' 등의 키워드로 계속 활동할 예정입니다. 복학생은 저를 수식하는 키워드 중 하나일 뿐, 저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아니라고 생각해 그런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학생이라는 커뮤니티에서는 관심이 좀 줄어들겠지만, 다시 취준생, 사회 초년생이라는 새로운 커뮤니티에서 저를 맞이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을 드러내고 수많은 이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것은 큰 용기가 있어야 하는 일이다. 확실한 성공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만큼 때론 실패할 수도, 위기와 고난을 맞닥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나갈 때, 우리는 그 이야기를 다리 삼아 또 하나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꾸며내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 찾아낸 본인만의 정체성. 두 복학생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는 그 지점에서 특별한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는 졸업 이후에도 끝나지 않는다. '복학생'은 이들의 시작점이자 일상 속 하나의 키워드였을 뿐, 이후에도 '복학'이 아닌 다양한 주제, 새로운 키워드로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앞으로도 본인만의 색을 바탕으로 활발히 활동을 이어 나갈 두 크리에이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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