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사소하지만 특별한 대학생의 크리스마스

화려하지 않아 더욱 빛나는 크리스마스의 순간들
반짝이는 길거리, 낭만적인 캐럴 음악 소리, 화려하고 근사한 트리까지. 크리스마스 하면 자연스레 이러한 풍경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여기, 매년 자신만의 소소한 이벤트로 크리스마스를 채워가는 대학생들이 있다.
화려하진 않아도 선명히 기억되는 이들의 크리스마스. 그 사소하지만, 특별한 순간들을 만나보았다.



1. 가족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마니또

"우리 가족은 서로가 서로의 산타예요."

최인서,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25학번


나만의 사소하지만, 특별한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있다면?
가족들과 매해 크리스마스마다 마니또를 하고 있습니다. 12월 1일에 다 같이 모여서 서로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뽑아 마니또를 정해요. 크리스마스까지 선물을 준비해 직접 포장까지 해서 거실에 마련된 트리 아래에 놓는 방식이에요. 선물은 크리스마스이브나 크리스마스 당일 저녁에 가족 파티를 한 후, 함께 모여 공개합니다.

매년 크리스마스 당일, 트리 아래 놓인 선물들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2017년도 크리스마스부터 시작했어요. 가족 마니또는 언니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산타가 없는 걸 알게 된 후에도 부모님께서 소소한 선물을 늘 챙겨 주셨는데, 우리만 선물을 받는 것보다 다같이 선물을 주고받는 게 어떠냐는 언니의 제안에서 시작했어요. 서로가 서로의 산타가 되어주자는 의미였습니다. 가족 모두가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온 집안을 크리스마스 소품으로 꾸밀 만큼 크리스마스에 진심이기 때문에 다들 재밌게 받아들였어요.

집안 곳곳에 놓인 크리스마스 소품들

한집에 살면 마니또 정체를 금방 들킬 것 같은데, 팁이 있나요?
우선 마니또 쪽지는 확인 후 그 자리에서 다 같이 찢어서 버립니다. 그 이후에는 다들 연기에 소질이 없기 때문에 서로 마니또를 의심하고, 추리하기 보다는 관련된 이야기하는 걸 피해요. 서로의 마니또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또, 주문한 마니또 선물이 배송 올 때쯤에는 문 앞에 택배가 있어도 본인 것이 아니라면 절대 집에 들여놓지 않습니다. 무게로 알아차리거나, 우연히 운송장에 적힌 물품 내역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아직은 선물 공개식 이전에 마니또의 정체를 들킨 적은 없었습니다

듣기만 해도 재밌는 이벤트네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작년에 엄마가 새로운 걸 준비하셨어요. 이른바 ‘엄마 주최 복권 뽑기’였습니다. 엄마가 준비한 스크래치 복권을 각자 뽑아서 긁으면, 적힌 금액만큼 엄마가 용돈을 주는 게임이었습니다. 저는 1등인 3만 원에 당첨되어 행복했지만, 5천 원 당첨된 언니가 굉장히 분해하던 게 기억에 남네요.

엄마 주최 복권 뽑기

받았던 선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선물이 있나요?
작년에 엄마한테 받은 선물 세트가 기억납니다. 제 마니또였던 엄마가 마음에 쏙 드는 선물들을 골라서 사준 거예요. 알고 보니 평소 같이 장 보러 다니면서 제가 좋아했던 것들을 기억했다가 선물로 준비했던 거였어요. 지나가듯이 한 말들을 기억해 줬다는 게 감동이었습니다. 이때 받은 선물들은 여전히 애착 물건처럼 쓰고 있어요.

작년 크리스마스에 받은 선물 세트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요?
올해도 어김없이 마니또를 진행 중이에요. 벌써 8년 째 하고 있다는 게 새삼 신기합니다. 이번 마니또는 크리스마스로 넘어가는 자정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또, 가족들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먹을 슈톨렌도 준비했어요. 집에서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2. 치열한 티켓팅을 통해 예약하는 딸기 케이크

"여름부터 서둘러 딸기 케이크 가게를 찾아봐요."

윤수진, 호서대학교 디지털기술경영학과 21학번


나만의 사소하지만, 특별한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있다면?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딸기 케이크를 홀 케이크로 사 먹습니다. 가장 맛있는 케이크를 먹기 위해 여름부터 서둘러 딸기 케이크 가게를 찾아보기 시작해요. 보통 케이크 예약이 12월 초 시작되기 때문에, 작년에는 어떤 방식으로 예약을 진행했는지 미리 알아보고 티켓팅을 준비합니다. 인기 있는 가게일수록 예약이 치열해서 잘 알아보고 준비해야 해요.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2022년도 크리스마스부터 시작했습니다. 우연히 유튜브 <할명수>의 연말 케이크 20종 리뷰를 봤는데, 수많은 케이크 중 한 딸기 케이크가 너무 맛있어 보였습니다. 홀린 듯 찾아보는데, 딱 3일 뒤부터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이 시작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건 운명이다.’ 싶었습니다. 결국 전 치열한 예약 티켓팅에 뛰어들었고, 그해 딸기 케이크를 쟁취했습니다. 크리스마스 딸기 케이크 이벤트의 시작이었어요.

첫 딸기 케이크 예약
첫 딸기 케이크 구매

그렇다면 케이크는 나에게 주는 선물인가요?
나에게 주는 선물이자, 가족들에게 주는 선물이에요. 저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좋아하는데, 그래서인지 크리스마스에 함께 모여 케이크를 먹는 게 큰 행복처럼 느껴져요. 부모님이 제 생일날 케이크를 사주실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케이크 하나가 사랑을 알려주는 것 같아요.

케이크의 정체는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가족들에게 비밀로 합니다. 일종의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하는 기분이에요. 어느 가게에서 사 왔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비밀로 하다가 크리스마스 당일 저녁 식사 후에 케이크 상자를 열어 공개합니다. 깜짝 놀라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는 게 저의 소소한 즐거움이에요.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먹었던 딸기 케이크들

딸기 케이크를 준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처음 케이크를 사러 갔던 2022년 크리스마스의 일이었어요. 가족들에게 비밀로 하고 경기도에서 잠실까지 케이크를 사러 갔습니다. 왕복 3시간 거리를 이동하며 뿌듯한 마음으로 케이크를 들고 돌아왔어요. 그런데 집에 도착해보니 제가 나갔다는 사실을 모두가 모르고 있었던 거예요. 딸기 케이크가 아니라, 제가 외출한 게 서프라이즈 이벤트였던 웃긴 기억이 있습니다.

매년 케이크를 먹는 만큼, 최애 케이크가 생겼을 것 같아요. 추천하고 싶은 케이크가 있나요?
‘키친205’와 ‘오사랑케이크’ 이 두 곳을 추천합니다. 두 케이크 모두 딸기가 정말 많이 들어가고, 생크림도 동물성 생크림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 엄격한 기준을 통과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딸기 케이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하게도 딸기라고 생각해요. 이런 점에서 키친205는 언제나 일정한 딸기 맛을 유지하기 때문에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오사랑케이크는 집까지 들고 오는 게 힘들 정도로 묵직했던 기억이 납니다. 집 와서 열어보니 빵보다 딸기가 더 많은가 할 정도로 딸기가 한가득 들어있었어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키친205' 딸기 케이크

'오사랑케이크' 딸기 케이크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요?
올해 크리스마스 역시 가족과 함께 할 생각입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딸기 케이크를 먹기로 했어요.2025년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제이델링’의 딸기 케이크로 골랐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먹기 위해 큼직한 사이즈로 예약했답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촛불을 불며 빌 소원도 미리 정해뒀을 정도로 기대하고 있어요.



3. 동물의 숲 주민들과 나누는 크리스마스 인사

"크리스마스의 설렘을 동물 주민들과 함께 느껴요."

김여름, 경기대학교 경영학전공 22학번


나만의 사소하지만, 특별한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있다면?
닌텐도 스위치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매년 즐깁니다. 크리스마스이브와 당일 이틀에 걸쳐 참여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매해 이브 저녁쯤 게임에 접속해요. 이벤트 말고도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동물의 숲 주민들과 크리스마스 인사를 나누고, 게임 속 겨울 풍경을 감상하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합니다.

동물의 숲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생소한데, 어떤 이벤트인가요?
동물의 숲 안에서 ‘루돌’이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산타 옷을 입은 ‘루돌’이 마을에 나타나고, 루돌에게 말을 걸면 ‘포장지 재료 찾기’, ‘선물 포장해서 나눠 주기’와 같은 미션을 줍니다. 미션을 모두 수행하면 나눠준 선물의 개수대로 크리스마스 가구 레시피를 알려주는 이벤트예요.

'루돌'의 크리스마스 이벤트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2021년도 크리스마스부터 시작했습니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크리스마스를 무척 좋아했는데, 언제부터인가 크리스마스에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 있기보다는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게 좋아졌어요.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재밌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에 접속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자주 하는 게임이었거든요.

주민과의 크리스마스 인사

동물의 숲에 찾아온 크리스마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제가 성인이 되던 2022년도에 있었던 일이에요. 스무 살이 된 저는 거의 매일 친구들과 술을 마셨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물의 숲 게임도 접속하지 않게 되고, 동물 주민들에게도 소홀해졌습니다. 몇 개월은 접속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그해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 문득 동물의 숲이 생각났어요. 크리스마스이브가 거의 끝나가는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벤트에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어요. ‘빨리! 빨리!’를 연신 외치며 미션을 수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단시간에 미션을 끝냈던 것 같아요. 동물 주민들과 따뜻한 연말 대화를 나눈 게 아니라, 쫓기듯이 서두르며 미션을 완료한 경험이라니… 웃기면서도 슬픈 기억입니다.

동물의 숲 게임에 애정이 깊은 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주민을 소개해 주세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주민은 '쭈니'예요. 시크한 눈매를 가진 크림색 다람쥐인데, 작은 몸집에 달랑거리는 몸만 한 꼬리가 사랑스러워요. 그런데 대사는 또 '그대의 눈동자에 치얼스...'같은 느끼한 대사를 하니... 매력 있는 주민이에요. 

사실 크리스마스 인사는 동물 주민의 성격별로 비슷해서, 쭈니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대화를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에만 느낄 수 있는 설렘을 제가 좋아하는 동물 주민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색다른 것 같아요.

최애 주민 '쭈니'와의 대화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요?
매년 그래왔듯이 이번 크리스마스도 동물의 숲에 접속해 동물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려고 해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주변 사람들과 크리스마스 인사를 나누며,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모두들 크리스마스 잘 보내세요!




저마다의 소소한 행복으로 크리스마스를 채워가는 대학생들.
때로는 화려하지 않은 순간이 더 선명하게 빛나는 법이다.
크리스마스의 소중한 기억들이 삶이라는 트리를 장식하는 오너먼트가 되기를 바란다.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연말#대학생#가족#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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