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처음 연구실에 들어간다는 건
학부 연구생의 입문기부터 생존팁까지!
학부 연구생. 이공계라면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느껴지는 단어다. 그런데 막상 어떻게 하는 건지 물어보면 돌아오는 답은 늘 비슷하다.
"교수님께 메일 보내면 돼."
... 그래서 메일을 어떻게 보내냐고요.
이번 글은 겨울방학·신학기 시즌, 처음 연구실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기 + 생존팁이다.
컨택부터 첫 출근, 시행착오까지. 두 명의 학부 연구생이 처음을 돌파한 방법을 들려준다.
컨택부터 첫 출근, 시행착오까지. 두 명의 학부 연구생이 처음을 돌파한 방법을 들려준다.
“배우는 과정을 경험해보세요”
오휘진, 서울대 작물생명과학전공 23학번
0. 기본정보
자기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작물생명과학전공 23학번 오휘진입니다. 현재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의 Innate Immunity and Cell Death 연구실에서 2023년 2월부터 약 10개월간 학부 연구생으로서 공부 중입니다.
무슨 연구를 했는지도 궁금해요
ZBP1과 adipogenesis의 관계, micro plastic과 inflammation and cell death의 관계를 연구하였고, 현재는 물질 X의 adipogenesis 억제 메커니즘 규명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학부 연구생을 결심한 계기 + 본인만의 목표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교과서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실험이 이루어지고 결과가 나오는 과정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학부 연구생을 결심했습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대학원을 고려하고 있기에, 연구실 환경이 나와 맞는지, 장기적으로 연구를 계속할 수 있을지 판단하고자 학부 연구생을 선택하였습니다.

1. 지원 전부터 합격까지
학부 연구생을 찾은 경로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의 경우에는 연구실 인턴을 2학기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학부생이 인턴을 위한 컨택 과정이 조금 더 자유로운것 같습니다. 보통은 관심있는 분야의 교수님을 학교 포털사이트에서 찾거나, 수업을 듣다가 그 분야가 재미있는 것 같으면 그 랩실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랩실 선택 기준 3가지 + 확인 방법
제가 랩실을 선택하는 기준은 아래 세 가지였습니다.
- 랩실의 연구 주제가 나의 흥미 분야인지
- 학부 연구생이 적극적으로 실험에 참여할 수 있는지
- 교수님이 연구에 열정적이신지
이 부분은 연구실의 최근 논문과 연구실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주로 홈페이지의 ‘publication’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컨택 핵심
저는 교수님께 직접 메일로 컨택하였습니다.
컨택 메일에서는
- 제 관심 분야가 연구실의 연구 주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 어떤 논문을 재밌게 읽었는지
- 이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등을 연구와 관련된 부분 중심으로 간단히 정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저 “배우고 싶다”가 아니라, 실제 일원이 되어 연구에 기여하고 싶다'라는 점을 강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추가로, 컨택 과정에서는 보통 CV(Curriculum Vitae)를 함께 준비하는데, 이는 학력·연구 경험·기술 등을 정리한 학업 이력서입니다.)
면담 준비 방법 + 실제로 들었던 질문
면담 전에는 연구실의 최근 논문 한 편 이상을 깊게 정독하고, 면역학이란 학문을 추가로 공부하였습니다.
실제로 면담하였을 때는 간단한 사담 후에
- 왜 이 연구실을 지원했는지
- 대학원 생각이 있는지
- 얼마나 인턴 생활을 할 수 있는지
- 얼마나 많은 시간을 랩실과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지
- 실험 및 인턴 경험이 있는지
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2. 입사 초반
연구실 첫 출근 날 기억에 남는 순간
연구실 첫날, 많은 사람이 welcome 선물을 주며 반겨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초반에 확인했으면 좋았을 부분
연구실 초기에는 전공 지식이 부족하다던가, 실험 방법을 모른다든가 하는 부분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주로 사수님이 배정되어서 친절하게 하나하나 알려주셔 부담은 없었습니다.
초반에 벽을 느낀 지점 + 해결 방법
외국인 교수님 랩실이었고, 사수님도 외국인이다 보니 사용 언어가 영어라서 초기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저처럼 사용 언어가 한국어가 아닐 경우, 그 언어를 열심히 공부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3. 시행착오
실험/업무가 잘 안 풀렸던 상황과 대처법
처음에는 그저 배우기만 하다가, 어느 정도 제가 스스로 실험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정말 집도 안 가고 열정적으로 실험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험이 반복적으로 실패하거나, 원인을 모를 때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습니다.
일하면서 예상보다 힘들었던 부분
실험이 실패할 때 가장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실험하기보다는 잠시 쉬면서 관련 논문을 읽고, 최대한 개인 시간을 가져 쉬려고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인턴으로서는 멀게만 느껴지지만, 큰 용기를 가지고 데이터를 교수님께 공유하는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장 크게 성장한 부분
저의 실험에 교수님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직접 실험을 지도해주실 때 다시 실험해야겠다는 열정이 생겼으며, 이때 가장 크게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
시험기간 일정 관리
시험과 실험을 병행하는 것은 큰 무리가 있기에, 시험 일정을 사수님과 교수님께 공유하고, 시험기간에는 일정을 조율하여 무리한 실험을 맡지 않고, 일찍 퇴근하는 식으로 시간을 조율하였습니다.

4. 마무리
랩실에서 일하며 알게 된 본인의 성향
랩실에서 인턴 생활 하며 알게 된 점은, 제가 생각보다 조용한 공간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며,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파헤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열정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본인이 느끼는 학부 연구생의 장단점
학부 연구생을 통하여 연구 및 랩실 생활이 나에게 맞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전공 지식을 실제 연구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연구실에 쏟으며, 이외의 학교생활이나 성적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앞으로 학부 연구생을 시작할 사람들에게 조언 한마디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하려 하기보다는, 배우는 과정 자체를 경험해 보라는 말해주고 싶습니다. 모르는 걸 질문하는 용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할까 말까 고민하고 계신다면, 고민 말고 시작하세요!
“교환학생 가기 전에, 연구실부터 컨택했어요.”
유민선, 한양대 데이터사이언스전공 23학번
0. 기본정보
자기소개해 주세요
한양대 데이터사이언스학과 3학년 유민선입니다. 교환학생을 다녀왔던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NTU Deep Neuro Cognition lab에서 5개월 정도 학부 연구생 생활을 하였습니다.
무슨 연구를 했는지도 궁금해요
박사님과 인공지능 모델 연구를 했는데요, 착시를 일으키는 이미지 생성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초반에는 관련 논문을 리딩하고, 랩미팅 시간에 발표하고, 데이터셋 수집을 맡았습니다. 후반에는 CAM 모델을 적용해서 어느 부분에 착시가 나타나는지 히트맵을 뽑아내 봤어요.
학부 연구생을 결심한 계기 + 본인만의 목표
교환학생으로 머무는 동안 시간을 의미 있게 쓰고 싶었기에 연구실을 미리 컨택했습니다. 또한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어, 학부 연구 경험은 필수라고 생각했습니다.목표는 딱 하나였습니다. '프로젝트 하나는 완성하고 오자.' 결과를 남기고 싶었던 거죠.

1. 지원 전부터 합격까지
학부 연구생을 찾은 경로
학과 홈페이지에서 관심 분야를 확인한 뒤, 교수님들을 한 분씩 살펴보며 연구실을 비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방향이 생각보다 뚜렷하게 갈리더라고요. 단순히 ‘유명한 연구실’을 찾기보다, 스스로 진정으로 흥미를 느끼는 연구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랩실 선택 기준 3가지 + 확인 방법
저 같은 경우 세 가지 기준을 세웠어요.
- 연구 주제가 나랑 맞는지, 논문 읽었을 때 흥미로운지 -> 제일 중요합니다.
- 교수님 실적 + 탑티어 논문 내는 주기 -→ 연구실이 어떤 페이스로 돌아가는지도 체크했어요.
- 졸업생들이 어디로 취업하는지 -> 그것이 나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컨택 핵심
컨택은 감으로 하면 멘탈이 먼저 나가요. 제가 정리한 핵심은 이거였어요.
- 일단 교수님께 최대한 정중하게 부탁드리기
- CV 준비해서 첨부하기 -> 구글링하면 양식 매우 많이 나옵니다
- 답장 없으면 1~2주 후 리마인드 메일드리기 -> 그래도 답변 없다면 다른 연구실 컨택 시도
면담 준비 방법 + 실제로 들었던 질문
면담 전에는 내가 어떤 연구 주제로 참여하고 싶은지 간단한 PPT로 정리해 가면 좋고, 여의치 않다면 구두로 명확히 설명하는 연습을 해두는 게 좋아요. 아직 연구 주제가 구체적이지 않다면, 최소한 해당 연구실의 논문을 몇 편 읽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거의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습니다. “대학원 생각이 있어요?” 이때는 거짓말하지 말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거짓말 수습하려면… 일이 커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 입사 초반
연구실 첫 출근 날 기억에 남는 순간
첫 출근날 길을 잃었어요. (NTU가 굉장히 넓더라고요) 그래서 박사님께 너무 죄송하다고 사죄한 게 기억납니다. 미리미리 위치 파악해 두고 첫 출근을 하세요!
초반에 확인했으면 좋았을 부분
초반엔 '내가 지금 뭐 하고 있지'라는 순간이 생각보다 자주 옵니다. 그래서 저는 이걸 추천해요.
- 노션에 연구 정리하는 습관
- 아니면 깃허브 같은 곳에 꼭 기록하기
초반에 벽을 느낀 지점 + 해결 방법
초반에는 랩미팅에서 다른 사람에게 질문하는 게 필수였는데, 내용이 너무 어려워 질문이 잘 떠오르지 않아 꽤 난감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질문을 참고해 비슷한 방식으로 따라 해봤어요.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늘더라고요.

3. 시행착오
실험/업무가 잘 안 풀렸던 상황과 대처법
데이터셋이 안 구해져서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박사님께 도움을 요청했더니, 데이터셋 구하는 팁들을 알려주셨어요. 막막하거나 막히면 무조건 선배, 석사님, 박사님께 여쭤보는 걸 추천합니! 혼자 끙끙대면 더 오래 걸려요.
일하면서 예상보다 힘들었던 부분
처음에는 교수님이랑 박사님들과 영어로 소통하는 게 많이 부담되었습니다. 단어는 알아듣겠는데 질문의 의도나 맥락을 바로 파악하기가 어려워서, 랩미팅에서 바로 대답해야 할 때마다 머뭇거리게 되었거든요. 그 짧은 침묵이 괜히 크게 느껴져서 더 긴장되었고, 영어로 말하는 것 자체가 점점 어렵게 느껴졌어요.
가장 크게 성장한 부분
전공 지식으로만 배운 내용을 직접 연구에 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대학원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고, 대학원이 나와 잘 맞다고 느꼈습니다.

4. 마무리
랩실에서 일하며 알게 된 본인의 성향
저는 AI 툴과 함께 연구할 때 시너지가 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팀보다 개인 프로젝트가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본인이 느끼는 학부 연구생의 장단점
장점은 연구를 직접 맛볼 수 있다는 점이고, 대학원 진학을 준비할 때도 확실히 도움이 되는 스펙이 된다고 느꼈어요. 반면 단점은 돈을 많이 못 받는다는 거예요. 저 같은 경우는 아예 돈을 안 받고 열정페이로 일해서 더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학부 연구생을 시작할 사람들에게 조언 한마디
교수님이든 석사님이든 박사님이든, 학부 연구생한테 엄청난 성과를 기대하지 않으니까 너무 부담 가지지 말고,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결국 시작은 거창한 준비가 아니라, 내가 궁금한 연구를 한 번 제대로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이 글이 학부 연구생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막막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첫 컨택과 첫 출근을 더 가볍게 만들어줬으면 한다.

#학부연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