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취준도 소재로 만든 '취준정병' 이야기

하루 만에 기획해서 만든 계정이 팔로워 2.8만이 되기까지
"저 됐어요. 쉬었음 청년 됐어요!"
취준은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림 속 도전이 반복되는 시간이다. ‘최종 합격’이라는 글자를 마주하기 위해 몇 개월, 몇 년 이상을 고민하고 시도하며 하루를 채워간다.

이 과정에서 누구나 한 번쯤 드는 생각과 감정을 인스타툰 릴스로 풀어내며 많은 공감을 얻은 계정 ‘취준정병’이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취준생의 마음을 건드린 '취준정병'을 만나, 계정 뒤편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취업 준비와 관련된 공감 인스타툰 릴스를 제작해 인스타그램 2.8만 팔로워를 보유 중인 취준정병(@i.hate.choijun)입니다.


취업 준비 중 '취준정병'이라는 인스타그램 운영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내년 상반기까지 공백기가 생기면서, 어떤 스펙을 쌓을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취준생의 일상을 재밌게 기록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했습니다.

또한 콘텐츠 마케팅 분야를 지망하고 있어, 제 콘텐츠가 실제로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도 궁금했어요. 운이 좋게 알고리즘에 타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인스타툰의 전체적인 컨셉과 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업로드 당일에 구상해서 바로 나온 캐릭터들입니다. 사실 생김새가 단순하잖아요. 오래 운영할 수 있을 만큼 부담이 없고 심플한 캐릭터로 ‘정병이’가 탄생했습니다. ‘단발이’는 예전에 그렸던 캐릭터 중 하나를 일회성으로 등장시킨 건데, 예상보다 인기가 많아서 지금은 정병이와 함께 고정 캐릭터가 됐어요.

캐릭터 정병이와 단발이

취준생분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고 계시는데, 기억에 남는 댓글이나 DM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보통 가장 많이 오는 DM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어요. 첫 번째는, "본인도 취준생인데 너무 공감된다."
라며 취업 자체에 대해 많은 공감을 해주시는 메시지입니다.

두 번째는 "캐릭터가 너무 매력 있다"라는 DM을 가장 많이 받아요. 많은 분이 팬아트도 그려주셔서, 취준생 컨셉 외에 캐릭터 자체 IP로도 좋아해 주신다고 느꼈습니다. 이 외에, “오늘 면접 보러 가는데 응원해달라”, “최종 합격했다”와 같은 개인적인 취업 이야기도 종종 공유해 주십니다.

취준생 팔로워들의 공감과 응원 메시지를 받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콘텐츠를 만들 때마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는 아닐지 늘 고민하는데, 반응을 보면 취준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은 다들 비슷하다는 것을 느껴요.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위로받는 동시에, 같은 시간을 버티고 있는 취준생분들이 안쓰럽게 느껴져서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콘텐츠는 전부 본인 경험을 기반으로 제작된 건가요?
현재까지는 전부 제 실제 경험을 중심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소재가 고갈될 것 같아서, 나중에는 조금 더 확장한 이야기들도 만들어볼 예정입니다. 연애정병, 게임정병 같은 소재나, 취업 이후에는 직장인정병, 이직정병 등 그 시기마다 일상 속 불편하면서도 공감되는 소재들을 계속 다루지 않을까 싶어요.

프로크리에이트 작업 기록

한 달도 되지 않아 팔로워 2만 명을 기록했어요.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서 이렇게 뜰 줄 몰랐어요. ‘이게 진짜 내 계정이 맞나?’ 싶으면서 아직 실감은 잘 안 납니다. 인기 있는 릴스들을 보면, 취준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와 반복적으로 보게 만드는 후킹한 영상 플롯이 인기의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영상 퀄리티도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보여요. 전공자이신가요?
전공은 경영학부고, 그림은 예전부터 취미로 그려왔어요. 사실 미대 쪽을 지망했는데, 예체능 분야는 재능의 벽이 높은 편이잖아요. 고등학교 1학년 때, 그림을 잘 그리는 한 누나를 보고 ‘나는 미술은 안 되겠다.’ 싶어서 방향을 틀었습니다.(웃음)

개인 콘텐츠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만큼 캡컷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병이' 캐릭터는 비교적 쉽게 그리지만, '단발이'는 원하는 포즈를 표현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요. 그래서 핀터레스트에서 레퍼런스를 찾거나, 직접 제 사진을 찍은 뒤 그 위에 덧대어 그리기도 합니다.

사진 위 덧대어 그리는 과정

가장 애착이 가는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알고리즘에 타면서 팔로워를 많이 모으게 해준 첫 번째 콘텐츠가 가장 애착이 가요. 업로드 첫날까지는 조회수가 저조하다가, 다음 날부터 급격히 높아지기 시작했어요. 한 팔로워분이 “이 계정 떡상할 것 같으니까 미리 팔로우해 둘게요.”라는 DM을 보내주셨는데, 정말 그 이후로 콘텐츠가 터져서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현재 취업 준비와 인스타 운영을 병행하고 계시는데, 하루 루틴이 어떻게 되나요?
보통 백수처럼 오전 10시쯤 일어나요. 밥을 챙겨 먹는 편은 아니라, 카페에서 베이글이랑 커피 하나 시켜놓고 하루 종일 작업하는 편입니다. 계속 포트폴리오 수정하고, 공고를 찾아보다가 콘텐츠도 구상합니다.

일주일에 2~3개의 콘텐츠 업로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릴스 하나 제작하는 데 3~5시간 정도 걸려서 하루에 많게는 2개까지 완성할 때도 있습니다. 그 외의 시간은 다 게임을 합니다. 사실 게임만 안 했어도 빨리 취업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너무 재밌어서 쉽게 포기하긴 어렵더라고요(웃음).

작업 과정

주변에 하나둘씩 취업에 성공하는 친구들을 보면 만감이 교차할 것 같아요. 
취준생이라면 다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무심코 하루를 낭비하면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넘기다가, ‘최종 합격’이라는 글자가 보이는 순간 머리가 띵해져요. 부러우면서도 험한 말로 ‘X됐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럴 때마다 다른 것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괜히 포트폴리오를 다시 열어보기도 하고요. 그래도 이제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어느 정도 성장해서 하나의 도피처가 생긴 기분입니다.

이제 ‘취준정병’ 계정은 하나의 스펙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저도 아직 취준생이지만, 결국 모든 경험은 스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그 경험을 어떻게 풀어내고 설명하느냐인 것 같습니다. 인생은 정말 운칠기삼이에요. ‘취준정병’도 어느 날 ‘에라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하루 정도 기획해서 시작한 계정입니다. 

다만 운이 오기 전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남는 것도 없다고 느꼈어요. 이걸 읽는 취준생 분들도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한번 뭐라도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그게 나중에 또 다른 기회로 이어질 수 있더라고요.

2026년에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취준정병’ 계정이 정말 컨셉을 잡고 하는 게 아니라, 저 진짜 취업하고 싶어요.(웃음) 대기업 한번 다녀보고 싶어요. 내년 상반기 이내로 취업하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계정 운영 측면에서는, 이모티콘 출시와 굿즈 수익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굿즈 협업 제안도 들어왔는데, 제가 만든 굿즈가 판매되고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는 걸 몸소 느껴보고 싶어요.

최근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 굿즈 리스트

마지막으로, 전국의 취준생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취준은 정말 희망 고문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채용 프로세스도 길어서, 한 번 떨어지면 3개월에서 6개월이 순식간에 사라지잖아요. 심지어 제 친구는 그 과정에서 탈모까지 생겼어요. 저도 아직 같은 처지긴 하지만, 다 같이 힘내자는 말 전해드리고 싶어요. 우리 어디든 갈 데는 있겠죠!

+) 추가로, 대학내일 독자분들만을 위한 취준정병님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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