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감도 높은 20대가 홍콩으로 떠나는 이유
걷기만 해도 미감 충전되는 도시
<화양연화>, <중경삼림>, <영웅본색>... 홍콩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가슴을 뛰게 했던 영화 속 장면들이 떠오른다. 네온사인 아래 스쳐 지나가던 인물들, 그 시절만의 분위기까지. 하지만 지금의 홍콩은 영화와 쇼핑을 넘어, 또 하나의 이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바로 ‘예술’이다.
직접 방문한 홍콩에서는 도시를 거닐기만 해도 예술이 일상에 스며드는 순간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감도를 올리고 싶은 대학생들, 방학을 맞아 새로운 영감이 필요한 미대생들에게 특히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이유다. 아트부터 건축, 미식까지 도시 곳곳에 자리한 홍콩의 예술적 장면들을 따라, 미감을 충전하는 여정을 시작해 보자.
아트로 보는 홍콩
갤러리가 가득한 거리, 셩완

홍콩은 중국의 전통과 영국 식민지의 영향이 겹쳐, 동서양과 과거·현재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도시다. 그 특징을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셩완(Sheung Wan)’이다. 셩완에는 골동품과 빈티지 소품을 만날 수 있는 거리부터 홍콩 고유의 감성을 담은 갤러리들이 밀집해 있다. 특히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 부담 없이 예술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학생 입장에서 반가운 점이다.

특히 이 두 곳을 들러 보길 추천한다. ‘JPS 갤러리(JPS Gallery)’는 신진부터 중견 작가까지의 현대미술 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작품 감상은 물론, 작품 관련 영상을 상영하는 작은 영화관까지 함께 운영해 더욱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솔루나 파인 아트(Soluna Fine Art)’는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한국 작가와의 협업도 활발히 이어가는 곳이다. 홍콩과 한국의 아트를 잇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갤러리인 만큼, 미대생이라면 언젠가 함께 작업할 날을 상상하며 답사를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예술을 오감으로 즐기는 미술관, M+

홍콩 예술 문화의 새로운 중심지로 불리는 서구룡 문화지구에는 현대미술관 ‘엠플러스(M+)’가 자리하고 있다. 빅토리아 하버를 마주한 이 건물은 탁 트인 테라스에서 항만과 빌딩 숲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또한 대나무로 장식된 외·내부 공간, 실제 터널과 맞닿아 있는 지하 공간 등 다양한 건축적 요소를 볼 수 있어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느껴진다.

미술관은 조용히 사색에 잠겨 관람할 수 있는 전시부터 직접 뛰어다니며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전시까지 폭넓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견학 중인 많은 아이들을 보면서, 예술이 ‘어려운 것’이 아닌 ‘즐겁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색으로 완성된 도시의 풍경, 블루 하우스


‘블루 하우스(Blue House)’는 1920년대에 지어진 상업·주거용 건축물로, 현재까지도 주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1990년대 보수 공사 당시 외벽을 파란색으로 칠하며 ‘블루 하우스’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고, 이후 일상과 예술이 공존하는 ‘살아 있는 설치 미술’로 자리 잡았다. 근처의 오렌지 하우스, 옐로 하우스를 함께 둘러보면 색으로 완성된 홍콩의 도시 미관을 더욱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
색다른 경험에서 영감을
옛 홍콩의 기억을 만나는 소품샵, 셀렉트 18


셩완의 캣 스트리트(Cat Street)에 위치한 소품샵 ‘셀렉트 18(Select 18)’에서는 가방, 모자와 같은 패션 소품부터 오래된 라디오, LP까지 옛 홍콩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은 아이템들을 만날 수 있다. 전성기 홍콩 영화의 음악이 담긴 LP와, 스크린 속에서 본 듯한 오래된 소품들을 살펴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시절의 홍콩을 느낄 수 있다.
산뜻한 티베이스의 칵테일 바, 텔 카멜리아


홍콩의 이태원이라 불리는 ‘란콰이펑(Lan Kwai Fong)’은 늦은 시간까지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의 동네로, 뛰어난 평가의 바들이 모인 곳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텔 카멜리아(Tell Camellia)’는 중국과 아시아 각지의 차를 베이스로 한 티 칵테일을 선보이는 바다. 차 특유의 산뜻한 향 덕분에 독하지 않은 칵테일을 즐길 수 있어, 칵테일에 입문하고 싶은 대학생에게 특히 추천한다.
옛 홍콩 길거리 포장마차 감성, 펑렁정

‘펑렁정(Peng Leng Jeng)’은 웍에서 바로 볶아낸 불맛 가득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홍콩의 옛 다이파이동(Dai pai dong), 즉 길거리 노점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인테리어와 음식이 인상적인 식당으로, 홍콩 대표 맥주 ‘블루걸’을 곁들이면 현지 분위기를 한층 더 만끽할 수 있다. 음식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만, 기름진 홍콩 요리 사이에서 위를 달래줄 배추찜은 필수로 시키길 권한다.
미니버스 표지판 제작 클래스, Hawk Advertising Co. Ltd.

홍콩에는 도시의 일상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가 운영되고 있다. 그중 ‘Hawk Advertising Co. Ltd.’의 미니버스 표지판 제작 클래스는 사라져가는 홍콩의 미니버스 문화를 기록하고 보존하고자 실제 제작 방식을 활용해 직접 표지판을 만들어보는 체험이다. ‘Live For Today’, ‘Home Sweet Home’ 등의 문구를 선택해, 올해의 다짐이나 나만의 추구미가 담긴 버스 표지판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이 클래스의 묘미다.
다가오는 3월, 홍콩에서는 ‘아트 먼스(Art Month)’가 열린다. 아트 바젤과 아트 센트럴을 포함해 홍콩 전역에서 예술 행사와 전시가 동시에 펼쳐지는 시기로, 도시 전체가 하나의 전시장처럼 변하는 시즌이다.
하지만 홍콩의 예술은 아트에만 머물지 않는다. 거리의 풍경과 이동 방식, 오래된 건물과 일상적인 공간 속에서도 예술은 계속 이어진다. 애써 찾지 않아도, 걷고 머무는 순간마다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미적 감각을 느끼고 싶다면 홍콩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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