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20대는 무조건 공감하는 그 시절 놀이
경찰과 도둑, 쿠키런 딱지, 그리고 지옥탈출...
최근 20대 사이에서 새롭게 유행하는 트렌드. '경찰과 도둑'. 다 큰 어른들이 뭐하는 짓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 큰 어른들도 때론 순수하게 뛰어놀던 때가 그리워지곤 하는가보다. 학교가 끝나면 곧장 놀이터로 달려가 친구들과 해가 질 때까지 놀았던 초등학교 시절을 잡아보고 싶은 것이다.
'콜팝'과 '네모스낵'을 손에 쥐고 'Mr.chu'를 들으며 놀이터로 향하던 그때.
스마트폰 없어도 도파민이 터지고, 이름은 몰라도 모두 게임에 끼워주던 그때.
놀이터가 한없이 커보였던 그때.
이제는 미끄럼틀에 다 큰 몸이 들어가지도 않는 20대들을 만나 향수를 일으키는 그때 그 시절 놀이들을 모아봤다.
1. "쿠키런 딱지"
박시현, 양성초등학교 05년생, 성균관대학교 24학번

게임의 룰
룰은 간단했어요. 쿠키런 고무 딱지로 상대방의 딱지를 뒤집는 게임입니다. 일반 딱지보다 크기가 큰 속히 '왕딱지'라 불리는 것이 있었는데, 왕딱지는 왕딱지끼리만 겨뤄야 했어요. 또, 딱지 뒷면에 동전을 끼울 수 있었는데 왠지 동전을 끼우면 더 세지는 기분이라 이것도 상대방이랑 동일한 조건으로 참가해야 했죠.
박시현 군 본인재미있는 에피소드
초등학교 2학년 때, 눈 뜨면 해 질 때까지 집 앞 놀이터에서 쿠키런 딱지만 치던 시절이 있었어요. 어느 날 친구들과 ‘찐판’으로 딱지치기를 하다 소중한 딱지를 전부 잃고,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울며 집에 들어갔죠. 그러자 어머니가 저를 데리고 다시 놀이터에 나가 딱지를 받아주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땐 엄마가 제 세상을 구해준 영웅 같았어요. 쿠키런 딱지랑 놀이터, 그게 당시 초등학생들의 세상이었으니까요.(웃음)
그때가 그리워지는 순간
요즘은 스마트폰과 수많은 매체 속에서 연결되어있는 듯하지만 역설적으로 사람의 얼굴을 온종일 마주하며 보내는 시간은 참 귀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여가 시간을 보내다 보면 놀이터에서 놀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액정 화면의 선명함보다 친구와 흙먼지 묻은 손으로 하루종일 얼굴 쳐다보고 딱지 치던 그 투박한 시간이 더 따뜻했던 것 같거든요. 해가 지는 줄도 모르게 누군가와 몰두하여 웃음소리로 가득찼던 그 시절의 아날로그 느낌의 농도가 문득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2. "지옥 탈출"
장소윤, 상당초등학교 06년생, 성균관대학교 25학번

게임의 룰
지역마다 조금씩 룰이 다른 것 같긴 한데, 이건 무조건 놀이터에서 진행해야 하는 놀이예요. 술래는 눈을 감고 다른 친구들을 잡아야 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술래를 피해 도망다녔죠. 단, 술래가 아닌 사람들은 땅을 밟으면 바로 사망이었어요. 술래가 "왕눈이"라고 말하면 자리는 고정한 채 공식적으로 눈을 5초 간 뜰 수 있었어요.
장소윤 양 본인재미있는 에피소드
당시에 제가 술래가 되면 아무리 돌아다녀도 못 잡겠더라고요. 그래서 '지탈'을 할 때면 친구들 몰래 실눈을 뜨던 기억이 나요. 지금은 웃기지만 당시에는 걸리면 안됐기 때문에 되게 큰 죄처럼 느껴졌었죠. 또, 술래를 피하기 위해서 놀이터 지붕이나 미끄럼틀 꼭대기 위에 숨어 있던 것도 기억 나요. 엄마한테 위험하다고 항상 혼났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 보니 엄마 말씀이 맞았던 것 같아요.
그때가 그리워지는 순간
여전히 본가가 상당초등학교 근처인데, 그쪽을 지나갈 때면 초등학생들이 과거의 저처럼 놀고 있어요.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하고 추억 회상을 하게 돼요. 또 놀이터에서 아이들 노는 소리만 들려도 어린 시절이 그리워지곤 해요.
3. "피구"
이윤석, 풍천초등학교 05년생, 포항공과대학교 24학번
출처: 스매싱 스포츠게임의 룰
다들 알다시피 사람이 몇명이든 반으로 나누어 상대 팀을 공으로 맞추는 게임이에요. 보통 광장이나 놀이터에서 하면, 신발 주머니를 가운데 줄 지어 놓고 그걸 가운데 라인으로 삼았던 기억이 나네요. '여왕피구', '왕피구'와 같은 변형 버전도 있었어요.
선생님이 안 계실 때면 팀을 나눌 때 '찢어 먹기'라는 방식으로 팀을 나눴어요. 잘하는 사람 두 명이 릴레이로 가위바위보를 하며 원하는 사람을 한 명 씩 뽑아가는 거죠. 찢어먹기에서 빨리 안 뽑히면 괜히 서운해하는 친구들도 많았어요. 그때 저희한테 그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으니까요.(웃음)
이윤석 군 본인재미있는 에피소드
초등학교에서 체육 시간에 피구를 하는 날이면 반 전체가 환호했어요. 반 대항으로 다른 반이랑 게임을 하기도 했고요. 이기고 오는 날은 반 친구들이랑 다 같이 하루종일 피구 얘기만 했었죠. 공을 잘못 던져서 다른 팀 친구가 머리를 맞고 울었을 때 당황하던 기억도 나요. 또, 상대 팀에 짝사랑 하던 친구가 있으면 일부러 그 친구에게는 공을 던지지 않았어요.
그때가 그리워지는 순간
대학에 오고 본격적으로 미래를 생각하면서 학업에 몰두하거나 인턴 활동을 하다 보면 가끔 초등학교에서 다 같이 순수하게 피구했던 때가 떠오르곤 해요. 여전히 초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나는데, 지금은 만나도 이야기를 하거나 술을 마시곤 하지, 피구를 할 일은 없으니까요.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4. "경찰과 도둑"
안소현, 당정초등학교 06년생, 성균관대학교 25학번

게임의 룰
룰은 간단합니다. 경찰과 도둑으로 팀을 나누어 경찰이 도둑을 잡아 '감옥'이라는 정해진 공간에 넣으면 경찰이 승리하고, 정해진 시간동안 모두 잡지 못하면 도둑이 승리하는 게임이에요. 숨는 재미가 있어서 그런지 대부분 도둑을 하고 싶어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지역에는 '탈옥'이라는 것도 있었는데, 갇히지 않은 도둑이 와서 감옥을 터치하며 "탈옥"이라고 말하면 모두 다시 풀려나는 필살기였죠. 그래서 감옥 앞에도 늘 경찰이 한 명 씩 서 있었답니다.
안소현 양 본인재미있는 에피소드
매 점심시간이나 방과후에 친구들과 다같이 경도를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가 가을이었던 것 같은데 볼이 빨개지도록 열심히 뛰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탈옥을 시도하던 도둑 친구가 경찰 친구와 부딪혀 부상을 입는 바람에 학교에서 '경도 금지령'이 내려졌어요. 저희는 모두 아쉬워했지만, 곧장 학교 바깥에서 하고 놀았답니다.
그때가 그리워지는 순간
요즘 '경도'가 다시 유명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어린 시절이 떠오르더라고요. 다른 사람들도 저와 같은 추억이 있어서 그때로 돌아가고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성균관대 밴드부 친구들을 모아 경도를 다시 진행하고 싶네요. 그때의 기분이 날 지는 모르겠습니다.(웃음)
5. "그네 바이킹"
정은교, 명학초등학교 05년생, ㅇㅇ대학교 24학번

게임의 룰
정해진 룰이 있다기보다는, 한 명이 그네에 앉고 다른 한 명은 앉아 있는 친구를 마주 본 상태로 그네 위에 서는 것이 준비 자세예요. 그 상태로 함께 그네를 타면 되는 아주 단순한 놀이였습니다. 보통 일어서 있는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바이킹의 강도가 달라지곤 했죠.
정은교 양 본인재미있는 에피소드
친구들과 주로 저희 집 아파트 놀이터에서 이 놀이를 했어요. 놀이터로 가는 길에 오늘은 누가 앉아서 탈지, 누가 서서 탈지 정하곤 했는데, 다들 서서 타고 싶어 해서 사소하게 다투기도 했던 기억이 나요. 결국 가위바위보로 정했죠. 또, 친구를 재미있게 태워주고 싶은 마음에 일어서서 엄청 세게 태워주던 기억도 있어요. 친구가 "너 바이킹 진짜 잘한다"라고 하면 그게 최고의 칭찬이었어요.
그때가 그리워지는 순간
그리워지는 순간은 항상 있는 것 같아요. 문득문득 그 시절이 떠오르면 괜히 그리워지고,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때는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그 순간의 즐거움에만 집중하며 놀 수 있었던 시기였잖아요. 하루 종일 오늘은 뭐 하고 놀지 고민하면서요. 그래서 저는 종종 길을 가다가 놀이터에 들러 그때의 기분을 내보려 하곤 해요. 그러면 잠시나마 과거로 돌아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가도 다소 씁쓸하기도 하더라고요.
이미 머리는 훌쩍 커버려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우리지만, 저마다 마음 한 구석에 자라지 못한 동심이 존재하는 듯하다. 어쩌면 이 동심이란 아이는 영원히 크지 않고 우리를 지켜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친구들과 함께라면 우리의 룰이 곧 법이 되고, 놀이터 하나로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어울렸던 어린 시절. 딱 하루, 그 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는 무얼 하고 있을까? 우리를 지켜내 주는 동심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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