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하트클럽> 세미파이널에 오른 비전공자 대학생
안녕하세요, 대학내일 독자 여러분! 저는 가톨릭대학교 공간디자인·소비자학과 20학번이자 교내 홍보대사 ‘가홍이’ 42기로 활동했던 이윤서입니다. 현재는 휴학 후 기타리스트 및 배우로 활동 중입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많은 관심을 가졌던 ‘대학내일’ 매거진에 인터뷰가 실리게 되어 큰 영광이에요.

고등학교 3학년 현역 입시 실패 후 재수를 시작했을 때,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한 상태였어요. 당시엔 연기보다는 수능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마음에 오랫동안 꿈꿔온 배우를 잠시 접어두었습니다. 그때는 전공 선택보다 대학 진학이 더 우선순위였거든요.
두 번째 수능 이후, 적합한 학과를 찾다가 관심사 중 하나였던 디자인, 건축을 배울 수 있는 전공에 흥미를 느껴 공간디자인·소비자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공간디자인 전공은 보통 한 학기 프로젝트 수업이 많습니다. 다행히 그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재미를 느꼈고,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는 시간이 굉장히 유익했습니다.
현재 하는 일과 전공이 큰 관련은 없지만, 어느 정도는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차선책을 두고 살아가는 편이에요. 예체능 분야는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 보니 안정적인 차선책이 필요했고, 그중에서 재미를 느끼고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지금의 전공이었어요.
진로에 있어 차선책을 두는 것이 본인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더 진지한 마음으로 임하게 만드는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꿈꿔온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휴학을 했을 때 1년 안에 무엇이든 이뤄내지 못하면 학교로 돌아간다는 조건을 스스로 걸고 열심히 노력했거든요.
어렸을 때 피아노를 오래 연주해서 음악은 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키워드였어요. 이후 스물한 살에 록 음악을 접하게 되었고, 대학 연합 밴드 동아리 부원이던 군대 선임과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겹쳐 가까워졌어요. 전역 후 그 친구의 제안으로 동아리 부원들과 처음 밴드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록 페스티벌이나 좋아하는 밴드의 단독 콘서트도 여러 번 찾아간 적 있어요. 그때 공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 시간만큼은 근심, 걱정 없이 음악만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모두가 구분 없이 하나가 되고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고 밴드 문화에 깊게 빠져들었습니다.

버킷리스트에 ‘밴드 활동하기’, ‘제가 참여한 음반 발매’가 있었어요. 군대에서 기타를 너무 치고 싶어 매일 밴드 라이브·기타 영상을 찾아보던 시간이 그 출발점이었죠. 전역 이후 밴드로서 공연은 여러 번 했으나, 음악을 직접 만들거나 다양한 사람들과 무대에 오를 기회가 많진 않았어요.
그러던 중 마침 <스틸하트클럽> 지원자 모집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Mnet에서 진행하는 첫 밴드 서바이벌이라 더욱 의미 있었고, 제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자 더 큰 무대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음악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되었어요.
전공자나 오래 연주해 온 참가자들이 대다수라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내 실력이 따라갈 수 있을까?’ 같은 걱정들을 많이 했어요. 저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들 속 살아남아야 하는 게 막막해 보였지만, 다르게 보면 오히려 더 배우고 나아질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했어요. 걱정만 하면 아무것도 달라질 게 없으므로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잘 해내자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프로그램 촬영 일정도 생각보다 촘촘히 짜여있어 체력 관리와 시간 분배를 잘해야겠다고 느꼈어요. 또한 후반으로 갈수록 준비 기간이 짧아져서 아쉬운 결과가 나올까 봐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밴드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에, 팀원들에게 많이 의지하고 도움받은 덕분에 멋진 무대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2라운드 메가 밴드 미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시그널 송 뮤직비디오는 50명을 한 번에 촬영해야 해서 당일 준비 시간이 많이 필요했고, 촬영 콜타임이 새벽 2시 반이었는데요. 무더위로 애를 많이 먹었지만, 같은 관심사로 모인 사람들과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대기 시간에는 참가자 친구들과 대화하며 한층 더 가까워졌어요.
또한 <스틸하트클럽> 밴드 디렉터이신 선우정아님과 정용화님이 직접 오셔서 응원해 주시고 커피차도 보내주셔서 끝까지 힘내서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연예인을 이렇게까지 가까이서 본 게 살면서 처음이라 신기했어요. (웃음)
작업 환경의 차이를 느낄 때 비전공자라는 점이 크게 다가왔어요. 팀 결성 이후 곡 선정 및 편곡이 필요할 때, 그동안 음악을 익숙하게 접해 온 참가자들은 아이디어나 작업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수월했는데요. 저는 음악 용어도 잘 모르는 상태였기에, 믿을 건 기타를 연주할 제 손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3라운드 듀얼 스테이지 배틀 때 만난 ‘뻐정’ 팀 친구들 덕분에 많이 배웠어요. 저를 제외한 네 명의 팀원들이 예고생, 실음과 입시생이었는데요. 많이 배려하면서 가르쳐 주고, 기죽지 않도록 북돋아 줘서 무대 위에서의 압박감과 긴장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라운드마다 실력이 느는 게 눈에 띄게 보인 이유가 ‘비전공자’라는 수식어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무대를 잘 준비해서 잘 마치기’와 ‘탈락하지 않고 살아남기’, 이 두 가지가 매 미션의 목표였는데, 전공자가 대부분인 참가자들 사이 살아남으려면 많은 시간을 연습에만 써야 했어요.
그 결과 짧은 시간 내에 연주 실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1라운드 클럽 오디션 무대에서는 연주에 집중하느라 바빴는데, 세미파이널 무대에서는 연주와 표정 모두 여유로워지고 퍼포먼스까지 능숙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가홍이’로 활동하게 되면 교내 홍보영상, 사진 촬영 등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이 많아집니다. 이때 촬영 현장에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 자연스럽게 잘 나오는지 등을 배우면서 카메라를 마주하는 일에 관심을 가졌어요. 그 뒤로 패션 잡지 ‘하퍼스 바자’ 학생 모델, 사진작가 개인 작업에 참여하며 모델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페이를 받았던 바이럴 릴스 촬영도 경험할 수 있었고요.
<스틸하트클럽> 첫 등장 때도 대학교 홍보 모델로 소개되었던 만큼, ‘가홍이’는 카메라 앞에 서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계기이자, 진로 선택에 큰 도움을 준 활동입니다. 무엇보다 다른 분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재미와 성취감을 배우와 모델 활동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진로 결정의 가장 큰 이유가 되었어요.
가톨릭대학교 홍보대사 '가홍이' 수료식주전공인 ‘공간디자인’과 복수전공인 ‘미디어기술콘텐츠학’은 많은 시간을 투자해 제작해야 하는 과제가 대부분이고, '가홍이'는 참여하는 행사나 활동이 정말 많아 학업과 병행하기 쉽지 않았어요.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어서 학기 중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먼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당장 주어진 것에 몰입해 최선을 다하고, 그게 아닌 일들은 차순위로 미뤄두었습니다. 성적만큼 중요한 게 정신건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가장 중요한 건 선택과 집중, 몰입!
패션 잡지 '하퍼스 바자' 촬영또한 <스틸하트클럽>을 하면서 무대 위에서의 기타 연주로 이 정도로 높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경험하는 순간에는 의식할 수 없었지만, 돌이켜보면 다양한 분야의 도전은 스스로에 대해 더 잘 알게 해준 과정들을 만들어줬어요.
<스틸하트클럽> 세미파이널 당일<스틸하트클럽>이 끝난 지 이제 막 한 달이 지났는데요. 앞으로도 밴드를 하면서 음악을 만드는 일에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음악을 만들거나 합주하고, 공연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나 재밌고 즐거워요. 무대에서 연주하고 관객들과 하나가 되는 기분이 상상도 못 할 만큼 짜릿하고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거든요. 제 음악으로 모두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전공과 다른 진로를 목표하고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도전하고 경험해 보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목표에 직접 마주하기 전까진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까요.
부딪히는 방법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습니다. 나 자신을 믿고, 내 길이 옳다는 확신을 갖고 목표를 향해 대담하게 나아가시길 바라요. 혹여나 목표에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도전했던 경험은 자신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자양분이 되어 되돌아올 겁니다. 진심으로 응원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