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우리가 졸업을 미룬 이유
졸업유예했으니 아직은 대학생입니다만
한국 사회엔 묘한 '시간표'가 존재한다. 대학에 입학하고, 남자라면 군대를 다녀온 후, 복학, 졸업, 그리고 취업, 결혼까지. 이 시간표는 대학을 졸업한 후 곧장 취업해 흔들림 없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압박을 주곤 한다.
그러나 이 시간표에서 한 칸을 비워 졸업을 미루는 선택을 한 대학생들이 있다. 그들이 택한 '졸업유예'는 멈춤이라기보다, 속도를 조절하며 삶의 방향을 다시 맞추는 '조정의 시간'이다. 자신만의 속도로 인생을 설계하고 있는 4명의 대학생을 만나보았다.
"기왕 늦은 거, 더 늦게"
김도웅, 아주대학교 불어불문학과 18학번

졸업유예를 선택한 이유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졸업하고 취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압박을 받기도 했고요. 하지만 부담감 때문에 부랴부랴 졸업하기 보다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성찰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유예를 결심했습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학생으로 있는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학생이라서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많기에 기왕 졸업 늦은 거 더 늦어버리자고 생각했어요.

앞으로의 계획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 캐스터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 꿈이 계속 된다면, 현장에서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깨달았죠. 그래서 스포츠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현장에서 생생한 경험을 많이 하고자 합니다. 관련 대외활동, 업계 인턴 등을 하면서 말이에요.
졸업유예를 선택한 나에게
대학생으로서 남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기도 하고, 내일이 없는 것처럼 놀기도 했던 나와 졸업을 목전에 둔 모든 사람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어. 내일은 더 잘 될 거야. 오늘이 되기까지 의미없는 날은 없었어. 내일의 나를 위해 용기를 줄게. 오늘도, 앞으로도 파이팅하자!
"가장 현실적이고 솔직한 결정"
정유진, 이화여자대학교 글로벌스포츠산업전공 22학번
졸업유예를 선택한 이유
'졸업'이라는 선택지는 쉽게 떠올리지 못했던 것 같아요. 뚜렷한 비전이나 확정된 진로, 안정적인 직장이 없는 상태에서 성급히 사회로 나가기보다는, 지금의 저에게는 스스로 준비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졸업유예라는 선택이 가장 현실적이고 솔직한 결정이었습니다.
교환학생, 대외활동, 공모전 등을 통해 가능성을 실험해볼 수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진로도 한 방향으로 단정 짓기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고민하게 됐고, 현재는 BMW 인턴으로 근무하며 또 다른 경험을 쌓고 있어요. '대학생'은 폭넓은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알아갈 수 있기에 이를 조금 더 이어가고자 유예를 선택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목표는 단순하지만 분명합니다. 졸업 전까지 제가 원하는 직무와 방향성을 찾는 것입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인턴십이 끝나면, 또 한 번의 새로운 인턴에 도전하며 사회로 나갈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습니다.
목표는 단순하지만 분명합니다. 졸업 전까지 제가 원하는 직무와 방향성을 찾는 것입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인턴십이 끝나면, 또 한 번의 새로운 인턴에 도전하며 사회로 나갈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습니다.
또 ECC라는 학교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시간을 정말 좋아하는데, 학생 신분으로 이용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인 만큼 그 시간을 충분히 누리고 싶어요. 더불어 현재까지 4년간 함께해 온 배구 동아리 활동도 즐겁게 마무리하며 대학 생활의 끝을 행복하면서도 후회없이 보내고자 합니다.
졸업유예를 선택한 나에게
조급해 하지 말자. 그렇지만 이 시기를 되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도록 보내자!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선택"
정시우, 계명대학교 기계공학전공 20학번

졸업유예를 선택한 이유
취업 시장이 전반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신입보다는 경력 중심으로 채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체감했습니다. 중고 신입 전략으로 목표보다 낮은 기업에 먼저 들어가는 선택지도 있었으나, 아직은 제가 원하는 곳을 기준으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어요.
주변 사람들은 바로 졸업하는 분위기라 혼자 뒤처지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됐지만, 결국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단기적인 취업보다는 제대로 준비해서 목표 기업에 도전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방향이었기에 졸업유예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바로 졸업하는 분위기라 혼자 뒤처지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됐지만, 결국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단기적인 취업보다는 제대로 준비해서 목표 기업에 도전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방향이었기에 졸업유예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최소 두 개 이상의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취업을 준비하며 경쟁력을 키워나가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졸업유예를 선택한 이유를 스스로 증명할 수 있도록 영어 공부도 병행하며 취업 준비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또한, 연구실 인턴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교수님 옆에서 배우며 경험을 쌓아가고 싶습니다. 취업 관련 비교과 프로그램을 찾아 참여하고, 취업 상담을 통해 저의 준비 방향을 계속해서 점검해 나갈 생각입니다.
졸업유예를 선택한 나에게
이 과정이 지치고 힘들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 하루하루 열심히 보내다 보면 언젠가 노력이 성과라는 꽃을 피우는 날이 올 거라고 믿어. 힘내서 차근차근 하나씩 해보자. 파이팅!
"조금 늦더라도, 방향을 확실히"
김하늘, 충남대학교 유기재료공학과 21학번

졸업유예를 선택한 이유
조금 더 준비된 상태로 사회에 나가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공대 특성상 연구나 대학원 진학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저도 당연히 그래야 할 것만 같아 혼란스러웠어요. 그러다 진학보다는 현장 경험을 통해 제 전공이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 체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졸업유예란 단순히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기 위해 시간을 버는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재학생때 미처 하지 못했던 경험을 쌓을 수 있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각종 지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졸업 유예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현장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을 모색하면서, 자격증을 비롯해 관련 스펙을 차근차근 쌓아갈 예정입니다. 제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탐색해보려 합니다. 학생 신분으로 누릴 수 있는 진로·취업 관련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에요.
더불어, 취업 이전에 비교적 여유를 가지고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기 또한 지금이 유일하다고 느껴요. 그렇기에 '나'를 위한 시간도 충분히 가질 생각입니다.
졸업유예를 선택한 나에게
졸업유예를 결정하는 과정도 불안함이 많았고 남들보다 한 발 늦어지는 느낌에 흔들릴 때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결국 나의 방향을 제대로 결정하는 일이라고 믿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의 교집합을 찾아가는 이 시간이 결국 내 삶의 방향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야.
선택의 순간들을 모아두면 그게 삶이고 인생이 되는 거예요.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하느냐, 그게 바로 삶의 질을 결정짓는 거 아니겠어요?<미생>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기에 우리는 어김없이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다. 졸업과 졸업유예라는 갈림길에서, 이들은 회피가 아닌 전략으로서 '졸업유예'를 택했다. 물론 선택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만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우는지 아닐까? 이들의 선택이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선택이 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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