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말하길 요즘 젊은이들은 돈 아까운 줄도 모른단다. 그들이 바라본 20대는 미래 같은 건 생각하지 않는 YOLO족, 쾌락과 자극을 좇는 자유로운 MZ세대. 그러나 전부 모르는 소리다.
부족한 용돈과 적은 알바비를 술값으로 탕진하며 ‘하루 벌어 하루 쓴다’던 철없는 대학생은 옛말에 가깝다. 요즘의 대학생들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지출을 기록하며 적은 돈이라도 어떻게 쌓아갈 수 있을지를 스스로 묻는다.
대학생의 신분으로 크지 않은 수입 안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산을 관리하고 모아가는 대학생 두 명을 만났다. 이들의 통장 속 자산 총액과 돈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일상 속에서 이어온 자산 관리 방법을 알아보자.
나스도(@nasdo__), 동서대학교 25학번, 05년생
현재 자산 총액은 얼마인가요?
약 1,000만원 이상입니다. 투자 비율이 높아 달에도 몇 번씩 금액이 위아래로 들쑥날쑥해요.
자산 형성에 가장 크게 기여한 수단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크게 기여한 건 주식 수익이에요. 토스에서 이벤트로 받은 테슬라 50원어치에 5천 원 정도를 더 보태 투자한 게 저의 첫 주식이었어요. 그런데 수익률이 아무리 높아도 투자금이 적으니 실제로 돌아오는 금액은 크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첫 한두 달 동안은 천천히 금액을 늘려 80만 원 전후로 본격적인 주식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이후에는 리게티컴퓨팅이나 로켓랩 같은 종목에도 투자했어요. 여러 분야를 거치다가 최근 3개월 전부터는 우주·드론·방산 분야에 비교적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 분야에만 올인하기보다는 흐름을 보면서 조금씩 조정하는 편이에요.
현재는 아르바이트비를 포함해 한 달에 최소 20만 원 정도는 꾸준히 투자하고 있고, 여윳돈이 생기면 추가로 넣고 있어요. 실현 수익은 월 평균 30만 원 정도이고, 지난달에는 80만 원을 수익 실현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알바비와 교내 장학금도 자산을 쌓는 데 도움이 됐지만, 전체 자산 규모를 키운 데에는 주식 수익의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처음 돈을 모으기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고, 어떻게 모을 수 있었나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진로를 본격적으로 고민했어요. 당시 제가 희망했던 진로가 특히 돈이 물 쓰듯 빠져나가는 직군이었거든요. 그래서 ‘미래의 나’를 위해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돈을 모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단순히 진로 때문만은 아니고, 경제관념은 어릴 때부터 잡혀 있어야 나중에 덜 불안할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설날, 추석 때 받는 용돈을 모았고, 그걸로 주식을 시작했어요. 성인이 되고부터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자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11개월이 지났을 때 처음으로 계좌에 1,000만 원이 찍혔고, 1년이 됐을 때는 1,200만 원까지 올라갔어요. 수익을 일부 실현해 생활비로 쓰기도 해서 현재는 1,000만 원 전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산을 모으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주식이라는 게 아무래도 나만 잘해서 수익이 나는 부분은 아니라서, 제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대형 악재가 나왔을 때 자산의 변동이 심해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작년 상반기 때 관세로 인한 미국장 하락이 가장 먼저 생각나네요. 그래도 지나고 보니 경험이 되어 이후 제 투자 습관에 좋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선택이나 습관이 있다면요?
한 번 한 일은 후회하지 않는 습관이 제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빠른 판단을 내리는 것 같아요. 일상생활에서뿐만 아니라 주식의 매매에 있어서도 그 무엇보다 좋은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벌어진 일, 그 이후를 잘하면 되니까요!
앞으로의 자산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우선 5월에 있는 투자자산운용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상반기에 1200만원 이상, 하반기까지 1500만원 이상의 투자자산을 모으는 게 목표입니다. 그래도 금액에 너무 치중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에 집중하려고 해요.
아직 돈 관리가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해서 꾸준히 공부 중입니다. 생소하더라도 부담가지지 말고 공부해보고, 시도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자기가 직접 뛰어들고 경험하는 게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니까요!
김윤영, 한양대학교 21학번, 02년생
현재 자산 총액은 얼마인가요?
아직 만기되지 않은 적금을 포함하면 약 3,600만원 정도입니다. 다만 현금으로 가지고 있는 돈은 많지 않아요.
자산 형성에 가장 크게 기여한 수단은 무엇이었나요?
적금과 주식 투자입니다. 스무 살이 되자마자 부모님의 도움으로 주택청약적금을 시작했고, 이후 청년희망적금, 청년도약계좌 등 비교적 혜택이 큰 청년 대상 적금을 들면서 금액을 키웠어요. 평소에는 주 15시간 이상 아르바이트를 하며 월급의 일부만을 생활비로 사용하고, 남은 월급과 대외활동 활동비, 장학금 등 추가 수입은 고스란히 저축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매달 70만원을 적금에 이체하고 있어요.
주식의 경우 아는 게 많지 않아 무작정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했는데, 운이 좋게도 최근 들어 예상 외의 큰 수익을 보고 있습니다. 특히 약 2년 전 7만원대에 구매했던 삼성전자 주식이 두 배 이상의 수익을 내주고 있어서 최근 주식에도 관심을 가지려 해요.
처음 돈을 모으기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고, 어떻게 모을 수 있었나요?
부모님의 영향이 컸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예적금 통장을 만들어주신 덕분에 명절에 받는 세뱃돈이나 남는 용돈 등을 직접 저금하고, 통장에 찍히는 숫자를 보며 저축과 절약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돈을 모으는 습관이 잡혔습니다.
본격적으로 저축에 관심을 갖게 된 건 4년 전 대학교 1학년때 처음 받은 장학금 때문인데요, 통장에 처음으로 백 단위의 숫자가 찍히는 걸 보고 나니 오히려 돈 쓰는 게 망설여지고, 더 많이 모으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때 '돈 모으는 재미'를 알게 된 덕에 지금까지도 쓰는 것보다 모으는 게 즐거워요.
자산을 모으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평소에도 소비에 관심이 많은 성격이 아니다 보니 크게 힘들었던 기억은 없습니다. 유흥이나 모임, 사치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을 즐기지 않아서 더 쉽게 돈이 모였다고 생각해요. 다만 아쉬웠던 점은 있는데, 조금 더 일찍 주식이나 금융투자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거예요.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예적금보단 투자에 더 집중할 것 같습니다.
‘이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선택이나 습관이 있다면요?
성적 장학금이나 기타 교내외 장학금을 꼼꼼히 챙긴 게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 신분으로 가장 쉽게 큰 돈을 받을 수 있는 수단이니까요. 저는 매 학기마다 장학금을 놓치지 않고 받아왔는데, 이게 제 수입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어요.
앞으로의 자산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이번에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있는데, 졸업 전까지 4000만원을 모으고 졸업하는 게 목표입니다. 처음 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세워둔 저만의 버킷리스트라 꼭 달성하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투자에 대해 좀 더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아직 돈 관리가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사람마다 각자의 사정과 상황이 다르니 대학생이라면 모아둔 돈이 없는 게 당연해요. 20대는 굳이 돈을 모으는데 집중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도 동의하고요. 다만 여건이 된다면 아주 적은 돈이라도 좋으니 목표를 세우고 모아보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소비의 충동을 참고 절약해보는 경험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모인 돈의 액수가 아니라 자산 관리 습관을 들이는 거니까요.
익명, 22학번, 03년생
현재 자산 총액은 얼마인가요?
적금과 투자 자산을 모두 포함하면 약 1,700만 원 정도입니다.
자산 형성에 가장 크게 기여한 수단은 무엇이었나요?
군적금과 주식투자가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군 복무 중에는 군적금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금을 모았고, 전역 후에는 그 자금을 기반으로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전역하고 여행도 다니고 여러 경험을 하면서 군적금을 일부 사용하긴 했지만, 최소 500만 원은 남겨두자는 나름의 ‘마지노선’을 정해두었어요. 그 500만 원을 종잣돈 삼아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주로 ETF에 투자하고 있는데, TIGER S&P500 ETF가 대표적입니다. 이 상품 안에는 반도체나 IT 관련 종목들이 포함되어 있고, 엔비디아 같은 기업들도 편입돼 있습니다. 매달 10만 원씩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하고 있고요. 처음 매수했을 때는 1주에 약 1만6천 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2만5천 원 수준까지 올라와서 수익률은 약 33% 정도입니다.
처음 돈을 모으기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고, 어떻게 모을 수 있었나요?
군대에 있을 때가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단순히 통장에 돈을 넣어두는 것만으로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주식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자산을 모으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크게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습니다. 다만 굳이 꼽자면 충동 소비를 관리하는 게 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소비할 일이 생기거나 갑자기 사고 싶은 게 생길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스스로 한 번 더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선택이나 습관이 있다면요?
보유 자산을 자주 들여다보지 않는 습관이요. 계속 확인하다 보면 괜히 쓰고 싶어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매달 정해진 날에 투자할 때, 혹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있을 때만 체크하고 그 외에는 일부러 계좌를 열어보지 않습니다. 넣어두고 잊어버리는 전략이 오히려 저한테는 잘 맞았습니다.
앞으로의 자산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특별히 거창한 목표가 있다기보다는, 꾸준히 모아서 나중에 비상 자금이나 결혼 자금처럼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쓸 수 있는 안전망으로 활용하고 싶습니다. 당장 쓰기 위한 돈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여유 자금이라는 생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아직 돈 관리가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만약 스스로 충동 소비 성향이 강하다고 느낀다면, 부모님께 말씀드려 잠시 관리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투자나 적금으로 묶어둔 돈은 확신이 없다면 건드리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한 번 깨기 시작하면 기준이 쉽게 무너질 수 있으니까요. 작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쌓는 경험이 결국 가장 큰 자산이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