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T0. 새내기, 선배들이 알려주는 로망과 현실

대학 가면 유정 선배 있나요? 아니요...

대학 입학 전 필수 코스라 불리는 <치즈인더트랩>. 웹툰 완결은 물론이고 드라마가 방영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는 <치즈인더트랩>을 보며 홍설과 유정 선배, 그리고 로망 가득한 대학 생활을 꿈꾼다.

과연 현실도 같을까? 미디어가 만들어준 '캠퍼스 로망'을 가지고 입학했으나 경험을 통해 '캠퍼스 현실'을 깨달은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빌런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혜지,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22학번


열심히 예습을 했는데요...
'나도 CC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웹드라마를 보면서 여사친이 많은 사람, 다른 여자한테도 잘 해주는 사람, 애인이 있는데 다른 여자를 신경 쓰는 사람 등 '사귀면 안 되는 유형'을 사전 학습했죠. 반면교사 삼기도 하고 이런 상대를 만났을 때 어떻게 거절할지도 고민하면서요. (웃음)


웹드라마는 러닝타임이 짧아, 한 사람의 특징 하나를 딱 잡아서 보여주기 때문에 극단적인 빌런이 종종 등장해요. 빌런을 만나면 어떻게 대응할지도 고민을 했는데, 애초에 빌런이 있을 환경을 만들지 말자고 결론을 내렸어요. 흔히 빌런이 등장하는 팀플이나 학생회 등 학내 활동을 피하려고 했죠.

현실은 '아무 일도 없었다'
준비가 무색하게도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빌런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야겠다는 다짐도 어리석었죠. 오히려 저는 조별 과제 수업이 더 잘 맞았어요. 생각보다 흔히 말하는 '빌런'도 없었죠. 무엇이든 직접 겪어봐야 알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미디어에서 복학생은 종종 눈치 없고 나잇값 못하는 캐릭터로 그려지는 경우가 있잖아요. 학내 언론사 기자 활동에서 복학생을 만나게 되었는데, 현실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기사를 써본 적도, 취재를 해본 적도 없던 저에게 선임 기자인 복학생 선배는 큰 도움이 되었어요.

현실의 사람은 웹드라마처럼 한 줄로 정리하기 어려워요. 웹드라마 속 ‘빌런’도 보여진 면모 말고 뒷면까지 볼 수 있다면, 빌런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 않을까 싶네요. 웹드라마가 사람을 너무 쉽게 프레임화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미디어가 현실을 전부 담아내진 못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예쁜 것도 좋지만 편한 게 최고"

윤도희, 부산가톨릭대학교 물리치료학과 23학번


예쁘게 요리 해 먹을 줄 알았는데요...
로망 중 하나가 '자취'였어요. 자취는 독립적이고 멋진 삶이라는 이미지가 컸거든요. 엄마가 해주는 집밥이 아니라, 스스로 장을 보고 요리해 먹는 일상을 상상했죠. SNS에서 자취 요리 콘텐츠를 자주 봐서, 직접 장 봐온 재료로 예쁜 그릇에 깔끔하게 플레이팅 해서 여유롭게 한 끼를 먹는 모습을 당연하게 생각했어요.


현실은 요리가 아닌 '조리'
현실은 달랐어요. 예쁘게 한 끼를 차려 먹으려면 '요리'만 하면 되는 게 아니잖아요. 예쁜 그릇도 있어야 하고, 재료도 다양하게 사야 하고, 플레이팅도 해야 하고, 무엇보다 설거지 등 뒷처리를 해야 하고요. 시간과 돈이 꽤 들어요.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대학생 자취생에게는 꽤나 힘든 일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요리라기보단 '조리', 쉽고 빠르게 할 수 있고 설거지도 적게 나오는 '원팬 파스타', '전자레인지 요리' 등을 찾게 되더라고요. 필요한 재료가 많거나,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은 요리는 안 하게 되고, 오히려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날도 많아졌어요. 설거지할 게 없으니 그게 제일 편합니다.

그래도 웃긴 건, 이런 제 모습이 싫지 않다는 거예요. 예전의 로망과는 조금 다르지만, 지금의 편한 방식에 만족하면서 어느덧 자취 생활 4년 차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김수민,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21학번


'홍설'이 될 수 있을줄 알았는데요...
<치즈인더트랩> 속 홍설은 뭔가 ‘대학생의 정석’ 같잖아요. 학점도 잘 챙기고, 좋은 동기들도 있고, 장학금도 받고, 꾸민듯 안 꾸민듯 캠퍼스룩으로 깔끔하게 입고 다니고요. 결정적으로 잘생기고 다정한 유정 선배랑 과CC까지. 성실한 대학생의 대명사인 홍설을 보면서 대학 생활에 대한 로망을 키웠어요.


현실은 '드라마와 다르다'

홍설은 드라마 16부작 내내 단 한 번도 같은 옷을 입고 나오지 않아요. 사실 홍설을 따라 해보려고 찾아 봤었는데, 130만원대 가방에 30만원 대 셔츠 등 가격대가 꽤 있더라고요. 대학생 지갑 사정, 그리고 기숙사나 자취방 옷장은 굉장히 작다는 점을 감안하면, 따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매일매일 다른 예쁜 캠퍼스룩을 입고 다니겠다는 저의 바람과는 다르게 현실의 저는 매번 비슷한 옷을 돌려 입게 됐어요. 심지어 제가 새로운 옷을 입고 가면 '오 수민이 옷 샀네~'라면서 동기들이 알아볼 정도였으니까요.



CC도 마찬가지예요. 물론 장점도 많겠지만, 과CC는 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헤어져도 마주칠 수 밖에 없죠. 인스타그램 '함께 아는 친구'가 60명이 넘을 정도로 엮여 있는 지인들도 너무 많고요. 홍설과 유정 선배는 CC의 희망편을 보여줬다면, 현실에는 절망편도 존재한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학교에 유정 선배 절대 없어요!




로망을 가지고 입학했던 새내기 시절, 우리는 미디어 속 '캠퍼스 장면'을 대학의 기본값처럼 믿곤 한다. 현실이 로망과 다를지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일 뿐이니까.

꿈꿨던 대학 생활과는 달라도, 우리의 대학 생활은 충분히 유의미하다. 나만의 방식으로, 그리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청춘을 즐길 모든 대학생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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