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이런 내가 운전대를 잡아도 될까

대학생들의 우당탕탕 운전면허 N수 썰
도로 곳곳에서 보이는 노란색 운전면허 차량.
방학 목표가 ‘운전면허 따기’였던 대학생들에게는 남 일 같지 않을 풍경이다.

어색하게 운전석에 앉아 벌벌 떨었을 이들을 위해,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N수 끝에 면허 취득에 성공한 대학생 4인을 만나보았다.
면허 취득에 도전해 봤다면 누구나 공감할, 어쩌면 내 얘기 같기도 한 대학생들의 우당탕탕 운전면허 썰을 들어보자.



1. 첫 시험에 차량 파손 면책금 낸 썰

필기 1회, 기능 3회, 도로 1회로 1종 보통 합격

최지영, 인하대학교 경영학과 21학번


면허를 따기로 결심한 이유는?
이력서를 작성할 때 면허 소지 여부, 운전 가능 여부를 묻더라고요. 이거라도 체크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취업하면 면허 딸 시간 없다고, 조금이라도 시간 있을 때 따라고 밀어주셔서 바로 학원을 등록했어요.

면허 N수 중 나의 웃픈 에피소드가 있다면?
첫 기능 시험 때 커브를 돌다가 타이어 벽을 들이받았습니다. 커브는 제가 가장 어려워하던 구간이었어요. 들이받은 순간 브레이크를 밟고 멈춰야 했는데, 당황한 나머지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핸들을 더 돌리다가 코스를 이탈했습니다. 결국 감독관분들이 오셔서 코스 이탈로 실격이라고 하셨고, 차량 파손 때문에 면책금을 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다치진 않았지만, 극초반에 실격돼서 주차 연습도 못 해본 게 심적으로 타격이 컸어요.

당시 친구와의 카톡 내용

두 번째 시험을 볼 땐 추가 수업까지 들었어요(무려 10만 원이랍니다). 심기일전해서 시험을 보는데, T자 주차에서 막혔습니다. 80점이 합격 커트라인이었는데, 그때 이미 80점인 상황이었어요. 무사히 주차에는 성공했지만, 시간을 너무 많이 쏟았죠. 도착까지 1미터를 남기고 시간 초과로 3점이 감점되어, 77점으로 불합격을 받았습니다. 세상이 미웠어요.

합격 이후가 궁금하다. 그 이후에도 운전을 계속하고 있는지?
합격 직후 너무 기뻐서 감독관님께 “저 3수했어요!”라고 외쳤던 기억이 나네요. 면허 10수를 했다던 이영지처럼 저도 10수 할 마음을 먹고 있었거든요. 합격 이후에는 운전할 기회가 없었어요. 벌써 운전 감각을 잊어서 도로 나가면 시험 볼 때처럼 벌벌 떨 것 같아요.

운전면허를 준비 중인 대학생들에게 한 마디
운전은 많이 할수록 는다고 하잖아요. 떨어지더라도 10수 할 각오로 도전하시면 뭐든 될 거예요. 파이팅!



2. 유튜브로 면허 독학한 썰

필기 1회, 기능 3회, 도로 3회로 2종 보통 합격

윤준형,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방송기술과 24학번


면허를 따기로 결심한 이유는?
얼른 면허를 따고 싶어서 생일이 지나자마자 바로 도전했습니다. 저는 운전면허 학원을 다니지 않았는데요, 당시 학원비를 계산해보니, 기능 시험과 도로 주행 시험을 각각 30번씩 응시하는 데 드는 비용과 거의 비슷했어요. 내가 아무리 유튜브로 배우더라도 시험을 30번씩 보게 된다면 운전하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연습했습니다.

면허 N수 중 나의 웃픈 에피소드가 있다면?
유튜브로 독학했기 때문에 기능 시험 때 처음으로 핸들을 잡았습니다. '이런 내가 운전을 해도 되나' 생각도 들었어요. 기능 시험 1차 때는 과속 구간의 시작점을 몰라 속도를 올리지 못해 떨어졌고, 2차 때는 과속 구간의 끝을 몰라 과속으로 불합격 처리가 됐습니다.

도로 주행 두 번째 시험에서도 웃픈 일이 있었습니다. 운이 좋게 1차 때와 같은 코스에 걸려 시험을 응시하던 중 기존에 지나가야 했던 2차선 도로가 공사 중이었습니다. 조수석에 계신 감독관님께 “공사 중인데 어떻게 할까요?” 물었고, 감독관님은 “돌아가세요~” 라고 답하셨습니다. 공사 장비를 피해 가라는 말이었는데, 저는 ‘기존 코스 말고 직진해서 가라’고 이해해서 코스 이탈로 실격 처리가 됐었습니다.

도로 주행 당시 우회전 코스의 공사 모습

합격 이후가 궁금하다. 그 이후에도 운전을 계속하고 있는지?
면허 취득 이후에는 어머니께서 배달 전문점을 운영하셔서 배달이나 식자재 구매를 위해 운전을 했습니다. 그 뒤로도 운전할 일이 계속 생겨 현재까지도 꾸준히 운전하고 있습니다.

운전면허를 준비 중인 대학생들에게 한 마디
여러분, 유튜브로도 면허 딸 수 있어요! (대신 안전운전까지의 길은 멀고도 험했습니다…)



3. 자존심에 1종 했다가 후회한 썰

필기 1회, 기능 3회, 도로 2회로 1종 보통 합격

신효원, 숭실대학교 신소재공학과 20학번


면허를 따기로 결심한 이유는?
수능이 끝나고 할 게 없어서 면허 필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운전에 대한 로망도 있었고, 부모님께서도 '당장 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면허는 필요하다.’라고 말씀하셔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면허 N수 중 나의 웃픈 에피소드가 있다면?
처음 기능 시험을 볼 때 감점 없이 순조롭게 주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T자 주차에서 막혔어요. 식은땀을 흘리며 겨우 주차를 마치고 시험을 이어갔죠. 마지막 1분을 남기고, 종료 지점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합격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습니다. 차가 거북이처럼 느리게 가는 거예요. 시험장에서는 추월이 불가능하니 앞차 속도에 맞춰 천천히 들어갔고, 결국 시간 초과로 불합격했습니다.

도로 주행에서는 실수를 했어요. 우회전하다가 보행자가 있어 멈췄는데, 갑자기 시동이 두 번이나 꺼져버렸습니다. 침착하게 다시 시동을 걸고 출발하긴 했지만, 문제를 해결했다는 기쁨이 앞서 가속을 해버렸어요. 그런데 하필 그곳이 노인 보호 구역이었고, 바로 실격이 되었습니다.

합격 이후가 궁금하다. 그 이후에도 운전을 계속하고 있는지?
아버지께 운전 연수를 받고, 혼자서 차를 몰고 나가다가 주차 중에 전봇대에 차를 박았어요. 그것도 두 번이나요. 차 산지 4개월 되었을 때인데… 그때 이후로 트라우마 생겨서 운전은 안 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차량 모습

운전면허를 준비 중인 대학생들에게 한 마디
자존심 부린다고 1종 하지 말고, 2종 하세요. 하나도 쓸모없습니다…



4. 도로주행 시험만 8번 본 썰

필기 1회, 기능 2회, 도로 5회로 포기, 재도전해 도로 3회로 2종 보통 합격

조성민,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연극과 23학번


면허를 따기로 결심한 이유는?
차를 사고 싶다는 마음이 첫 번째 이유예요. 또, 학교가 안성에 있는데 대중교통이 정말 불편해서 ‘차 없으면 여기서 생활하기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면허 N수 중 나의 웃픈 에피소드가 있다면?
재도전한 2024년 첫 도로 주행에서 의욕이 앞선 나머지 코스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코스 이탈이라는 황당한 실격을 당했습니다. 운전 실력이 문제가 아니라 길을 몰라서 떨어졌다는 게 허탈했어요. 너무 덤벙대는 건 아닌가 싶어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두 번째 시험도 정말 뼈아팠어요. 목적지 직전에서 긴장을 풀었다가 노란 실선에서 유턴해 버렸습니다. 다 왔는데 노란 선 하나에 실격이라니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처럼,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는 집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는 운전이랑 안 맞나?' 하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과, 이대로 끝낼 순 없다는 오기가 동시에 들었습니다. 

합격 이후가 궁금하다. 그 이후에도 운전을 계속하고 있는지?
면허 취득 후 중고차를 장만했습니다. 학교 기숙사와 원룸촌을 하루에 10번씩 돌며 몸으로 익혔습니다. 그렇게 매일 연습한 결과, 한 달 만에 서울행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었고, 명절에는 본가인 부산까지 직접 운전해서 내려갔습니다. ‘실수는 성장을 위한 가장 비싼 수업료’라는 생각으로 임했더니, 지금은 주변에서 운전 잘한다는 말을 들을 만큼 실력이 늘었습니다.

면허 취득 후 장만한 첫 차

운전해서 서울 가는 모습

운전면허를 준비 중인 대학생들에게 한 마디
빨리 따는 것보다 중요한 건 제대로 배우는 것입니다. 그 실패의 기억이 나중에 여러분을 사고로부터 지켜주는 가장 강력한 안전장치가 될 거예요. 파이팅입니다!



계속되는 실수와 탈락에 좌절했지만, 몇 번의 도전 끝에 결국 면허 취득에 성공한 이들. 
운전대를 잡는 게 무서워 벌벌 떨던 순간도 지나고 보면 “그땐 그랬지” 싶은 웃긴 에피소드로 남는다.
 
면허를 땄지만 아직 도로가 무서운 대학생, 혹은 ‘이번 방학엔 꼭 면허 따야지’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 마음이 무거운 대학생이 있다면, 이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위로받길 바란다.

저마다의 속도로 달리다 보면 언젠간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어 있을 대학생들을 응원한다.


#운전면허#운전#면허#대학생#방학
댓글 1
나도그럼
2026.03.10 11:02
난 3번째 주행 때 코너 돌다가 연석 올라가서 바퀴 찢어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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