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애니에서 교훈을 찾으면 안 되는 걸까

비현실 속에서 현실을 배운 대학생들의 이야기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570만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345만

지난해 애니메이션 영화계에는 이례적인 기록이 등장했다. 바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같은 시기에 개봉한 한국 영화들보다 더 흥행한 것. 이처럼 애니메이션은 더 이상 소수의 마니아들만 즐기는 비주류의 세계가 아니다.

애니메이션의 주류화는 20대와 함께하고 있다. 20대에게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취미가 되기도 하고, 교훈을 주는 교과서가 되기도 한다.

애니메이션이라는 비현실 속에서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교훈을 얻은 대학생들을 만나보았다.



나루토, "불굴의 의지만 있다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 김경민, 서울과학기술대학 문예창작학과 21학번


'나루토'는 어떤 내용의 애니메이션인가요?
주인공인 우즈마키 나루토가 나뭇잎 마을을 통치하는 가장 강한 닌자, '호카게'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애니메이션입니다. 나루토의 몸속에는 구미호가 봉인되어 있고, 이 때문에 마을의 외면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받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닌자로 성장해가는 이야기예요.

이 작품을 인생 애니메이션으로 뽑은 이유는?
캐릭터마다 저마다의 서사가 있다는 것이 제가 특히 좋아하는 부분인데요. 시련이 닥쳤을 때 각자의 방법으로 노력하고, 극복해 나가는 의지가 정말 잘 담긴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명대사가 있다면?
나를 포기하게 만드는 것을 포기해라
나루토가 적인 '페인'과 대치했을 때 했던 말입니다. 페인은 나루토의 꿈이 허황된 것이라며 포기를 부추기는 말들을 하지만, 나루토는 남들이 아무리 나를 보잘것없이 여겨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의지를 드러내죠. 저는 나루토의 이런 용기를 닮고 싶어서 명대사로 선정했습니다.

출처: 나루토 공식 X

지금의 나에게 어떤 가르침이나 교훈을 주었나요?
사람은 살아가면서 많은 크고 작은 도전을 하게 됩니다. 저 역시 도전을 마주하며 혹시나 실패할까 두려울 때도 많았지만 나루토가 이런 저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작년에는 학교에서 AI 영화를 함께 만들어 볼 학생을 구하시는 교수님을 뵌 적이 있었는데요. 저는 문예창작학과라서 알고 있는 기술이 전혀 없었지만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먼저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때 교수님께는 AI를 다룰 줄 안다고 거짓말을 하고 밤새워서 공부했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어떤 대학생에게 이 애니메이션을 추천해 주고 싶은가요?
무엇을 잘하는지 몰라서 시작조차 못 하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어요. 주변에서 모두 안된다고 했지만 결국 꿈을 이룬 나루토처럼, 재능을 펼칠 한 걸음조차 내딛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이 보고 용기를 얻으면 좋겠습니다.



명탐정 코난,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한 소년 탐정"

- 나현지,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2학번


'명탐정 코난'은 어떤 내용의 애니메이션인가요?
고등학생 탐정 남도일이 검은 조직이라는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증거를 남기려다 그들에 의해 어린아이의 몸이 되고, 이후 다시 검은 조직의 흔적을 따라가는 내용입니다. 어린 몸의 코난이 된 남도일과 검은 조직의 메인 스토리와 여러 편의 옴니버스식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 작품을 인생 애니메이션으로 뽑은 이유는?
저는 코난을 10살이 되기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보고 있어요. 거창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도 그저 제 인생의 대부분을 함께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인생 애니메이션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명대사가 있다면?
불가능한 것을 제외하고 남은 것이 아무리 그럴듯해 보이지 않아도 그게 진실이야
코난은 항상 증거와 상황에 기반한 냉철할 추리를 선보이는 캐릭터인데, 그런 코난마저도 감정에 치우쳐 범인이 범인이라고 인정하지 못했던 때가 있었어요. 이때 코난의 절친인 하인성이 코난에게 해준 말입니다. 진실 만을 추구하고 따라가는 명탐정 코난이라는 애니메이션과 가장 어울리면서도 기억에 남는 대사였습니다.


지금의 나에게 어떤 가르침이나 교훈을 주었나요?
일본인에게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 애니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코난을 말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그만큼 명탐정 코난은 일본의 문화와 일상을 정말 잘 녹여낸 작품이에요.

저 역시 오랫동안 코난을 보면서 일본 문화에 관심이 생겼고, 지금은 여행도 자주 다니고 있습니다. 어린 저에게 새로운 문화를 알려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어떤 대학생에게 이 애니메이션을 추천해 주고 싶은가요?
일본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 번 보는 걸 추천합니다. 그 외에도 어릴 적 한 번이라도 코난을 봤다면 어른이 되고 나서 보는 코난은 또 색다른 재미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우리는 모두 무개성이니까"

- 김가린, 동국대학교 광고홍보학과 23학번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는 어떤 내용의 애니메이션인가요?
인류의 80%가 개성이라 불리는 초능력을 얻은 세상. 무개성 소년인 미도리야 이즈쿠가 동경하는 최고의 히어로가 되기 위해 유에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을 인생 애니메이션으로 뽑은 이유는?
겉으로 보기에는 현실성이 전혀 없는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 보이는 캐릭터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감동을 주는 작품이에요. 서로 다른 사정에 놓인 각자가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옆에 있는 인물들과의 교류를 통해 깨달음을 얻고 바뀌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출처: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공식 인스타그램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명대사가 있다면?
너는 히어로가 될 수 있다
짧고 간결한 말이지만,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의 시작과 끝이 모두 담겨 있는 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인 미도리야가 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하게 만든 말이자, 꿈을 이룬 후 과거의 자신과 닮은 소년에게 그대로 전해 준 말이기도 하죠.

지금의 나에게 어떤 가르침이나 교훈을 주었나요?
미도리야 이즈쿠는 인생에 한 번뿐인 기회를 붙잡아 피나는 노력으로 극대화한 전형적인 연습 벌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능의 벽을 느끼는 등 현실의 우리와 닮은 점이 많아 보였어요. 최고가 아니더라도 굳은 의지가 있다면 최선의 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대학생에게 이 애니메이션을 추천해 주고 싶은가요?
자존감과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 애니를 추천해 주고 싶어요. 개성이 난무하는 세계관이지만, 캐릭터들과 나를 대조하다 보면 자신이 가진 특별한 개성을 발견하게 될지도 몰라요!



암살교실, "쿠누기오카 중학교 3학년 E반이 될 때까지"

- 조민지, 동아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2학번


'암살교실'은 어떤 내용의 애니메이션인가요?
지구를 파괴하겠다고 선언한 문어형 초생명체가 쿠누기오카 중학교 3학년 E반 담임으로 부임하면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암살을 시도하던 학생들이 점차 살생님을 ‘암살교사’로 받아들이며, 학업·생활 전반의 교훈과 함께 각자의 잠재력과 진로를 깨닫는 성장 스토리입니다.

이 작품을 인생 애니메이션으로 뽑은 이유는?
저는 눈물이 많은 사람이라, 정말 많은 감정적 교감을 나눴던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창 알바와 학업 그리고 대외활동을 병행하며 지쳐가던 무렵, 삶에 대한 감도가 없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도피처처럼 애니메이션 보기를 시작했는데, 온전히 보고 들리는 장면들로부터 감정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힐링을 주었던 작품입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명대사가 있다면?
그런 표정을 하면서 죽이지는 말아요. 마음을 진정시키고, 웃으면서...
애니메이션 마지막에, 함께 생활을 이어오던 살생님과 학생들이 이별하는 장면이 나와요. 살생님과 유대가 깊었던 학생들부터 툴툴대던 학생들까지 모두가 우는데, 배경음악으로 여행의 노래가 깔리거든요. 암살교실에 있던 학생도 아닌데,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출처: 암살교실 공식 X

지금의 나에게 어떤 가르침이나 교훈을 주었나요?
암살교실은 일본에서 진행했던 앙케트 '내 일생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애니메이션' 8위에 오를 정도로 감동과 울림이 짙은 애니메이션이에요.

그래서 저에게도 큰 감동과 울림을 주었습니다. 학생들의 성장, 승패의 올바른 의미, 좋은 선생님의 모습까지 따뜻한 공감의 온도를 느낄 수 있었어요.

어떤 대학생에게 이 애니메이션을 추천해 주고 싶은가요?
현실에 지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 담백하게 담아낸 이야기가 호흡도 빠르고 과하게 자극적이지도 않아서 킬링 타임에 딱이에요. 두려움과 예민함으로 하루를 망친 것 같은 날, 아무 생각 없이 보며 살생님과 하루를 마무리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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