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은 한 번의 점수로 사람의 시간을 설명한다.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이어진 고민과 노력, 불안과 다짐의 시간이 단 몇 자리 숫자로 정리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점수가 만들어지기까지 책상에 앉아 버텨낸 하루와 아직 나오지 않은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에 대해 어느 누가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세 명의 대학생을 만나보았다.
점수로 치환하기 전의 시간 속에서, 그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바라보며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결과가 아닌 ‘과정’의 시간을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성균관대학교 유학동양학과 21학번 최권희, 2024년 3월부터 법학적성시험(LEET) 준비 중
시험 준비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법조인은 중학생 때부터 여러 매체를 접하며 막연하게 동경해 오던 꿈이었어요. 돌이켜 보면 ‘정의’라는 개념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 같습니다. 정의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완벽하게 실현하기 어렵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를 실현하려 노력하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LEET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험 준비를 결심했을 당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무엇이었나요?
“대단하다”, “준비 과정이 힘들 것 같다” 같은 반응을 가장 많이 들었어요. 아직 이룬 것은 없다는 생각에 조금 머쓱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시험 준비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과,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LEET는 암기식 시험이 아니라 실력의 변화를 가시적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시험도 1년에 한 번뿐이라 부담이 더 크더라고요. 또 준비 기간 동안 지출은 있는데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라는 마음으로 버텨왔던 것 같아요. 이미 올해 시험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중간에 지나치게 고민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답답할 때는 같은 진로를 준비하는 친구들과 이야기하거나 운동을 하며 마음을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시험 준비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의 부족함과 무지를 많이 깨닫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LEET에는 각종 학문 분야의 지문들이 출제되기 때문에 전문 지식이 빽빽하게 나열된 글을 보면 종종 바보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렇지만 시험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글을 접하고, 사고하고,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짧은 영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익숙해진 시대이지만, 그 속에서 글을 읽는 일은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오기도 하더라고요.
시험 준비를 고민 중인 대학생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LEET에 도전해 보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암기식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긴 전업 수험 기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학업이나 일을 병행하며 준비하는 경우도 많아서 시간 관리 측면에서도 리스크를 조절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무엇보다 다시 고3 수험생으로 돌아간 듯한 이 시간 속에서 자신의 적성이나 능력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 같아요. 현재 주어진 공부를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와 시간들에 감사하며 수험 생활 잘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
"마음이 시키면 일단 도전하되, 머리가 시키면 더 고민해 보자"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23학번 이보미, 2025년 1월부터 공인회계사시험(CPA) 준비 중
시험 준비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한 분야의 전문가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경제학과에 진학한 뒤 진로를 고민하다가 공인회계사라는 직업과 CPA 시험을 알게 되었고, 특히 주요 업무인 ‘감사’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반수 경험을 통해 시험 준비에 대한 자신감도 생겨 CPA 시험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시험 준비를 결심했을 당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무엇이었나요?
고등학교 때 이과였기 때문에 주변 친구들은 제가 CPA 준비를 한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던 것 같아요. “의외지만 잘 어울리는 것 같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 ‘근데 어려운 시험 아니냐, 정확히 어떤 건진 잘 모른다 무슨 공부를 해야하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서 친구들에게 시험에 대해 설명해 준 기억이 있습니다.
실제로 시험 준비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과,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주로 혼자 자취방에서 공부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외출이 줄고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생활이 이어지더라고요. 운동이나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체력과 건강이 떨어져 나중에는 제 열정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시험에 진입하기 전 충분히 고민하며 확신을 가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특히 재무회계 강의를 미리 들어보며 시험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이후에는 흔들리기보다 빨리 합격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시험 준비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제 생각과 습관을 돌아보며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깊게 고민하는 시간들이 자기 계발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시험 준비를 고민 중인 대학생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마음이 시키면 일단 도전하되, 머리가 시키면 더 고민해 보자.’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악명 높은 고시 생활 때문에 고민 중이신 분들은 최대한 빠르게 진입해 보시고 직접 부딪혀본 후에 털고 나가던 계속 도전해 보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미련이 남지 않게끔요.
하지만 막연히 취업시장이 안 좋아서, 취준하기 힘드니까 고시를 고민 중이신 분들은 진지하게 이 시험과 직업이 자신에게 맞는지 충분히 고민하는 시간을 꼭 가지신 뒤에 결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잘할 수 있고, 잘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21학번 김희선, 2026년 1월부터 임용고시 준비 중
시험 준비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 진로를 고민했던 시기부터 영어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고, 그 다짐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여 임용고시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험 준비를 결심했을 당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무엇이었나요?
주변에서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응원의 말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평소 전공 수업을 좋아하고 열심히 듣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동시에 공부로 바빠져서 자주 보지 못할 것 같다는 아쉬운 말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시험 준비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과,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문득문득 “이렇게 공부해서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생길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또 졸업을 유예하고 준비하다 보니 친구들의 취업 소식을 들을 때 스스로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들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이 공부가 결국 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떠올립니다. 떨어지든 아니든, 앞으로 교사로서의 자질을 키우는 과정으로 공부를 바라본다면 결코 이 길이 그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 것 같아요. 교생실습 때 만났던 학생들이나 과외했던 학생들을 생각하면, 앞으로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다시 생깁니다.
시험 준비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너무 뻔한 말일지 모르지만, 교사가 되기 위한 지식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가장 많이 얻어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막연하게만 떠올리던 교사라는 직업을 이제는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제 나름의 교육관도 점차 형성해 가고 있습니다.
시험 준비를 고민 중인 대학생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막상 공부를 시작하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정말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옵니다. 때로는 불안하고 무섭겠지요. 하지만 그 순간마저도 저는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공부한 하루 끝에 느끼는 작은 성취감이나 일상의 소중함을 새롭게 느끼는 순간도 있으며, 무엇보다 여러분들의 노력과 시간이 미래의 더 나은 우리들을 만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임용고시를 포함한 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의 선택과 결과가 어떻든, 잘할 수 있고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함께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