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봄 사랑 벚꽃 말고.. 대학생은 이렇게 논다
대학생들만의 봄 맞이 제철 취미 리스트
살랑이는 바람, 만개한 벚꽃, 따스한 햇볕, 그리고 여기저기 들려오는 사랑 노래. 가만히 있기만 해도 사랑에 빠질 것만 같은 계절, 봄이 찾아왔다.
'봄'하면 데이트하기 좋은 날이라고들 하지만, 가끔은 데이트 말고 나만의 봄을 만끽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괜히 밖에 나가고 싶어지고, 별것 아닌 일에도 기분이 들뜨는 요즘. 대학생들의 봄은 생각보다 더 다양하다.
자신만의 색으로 봄을 알차게 즐기는 대학생 세 명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야장 가기
닉네임 만두, 가톨릭대학교 25학번
봄이 되면 주로 어떤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야장에 가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야장은 야외에서 테이블을 놓고 식사하는 문화인데요. 평소 야외 활동을 잘 즐기지 않는 저도 매년 봄에 꼭 야장을 즐겨요!
야장을 봄에 특히 즐기는 이유는요?
크게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가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밖에서 밥을 먹기에 딱 좋은 봄 온도가 저를 자꾸 야장으로 데려가지 않나 싶습니다! 걸어 다니면서 건물이나 길 사이사이 피어난 꽃, 푸르게 돋아난 이파리를 눈에 담는 것도 봄 야장의 매력이고요.
그리고 봄이 되면 사람들의 옷차림이 정말 다채롭고 예뻐져요. 저는 옷도 굉장히 좋아해서 야장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패션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어합니다. 여러모로 봄은 야장을 즐기기에 최적의 계절이라고 생각해요.
야장을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험이 있나요?
친구와 익선동 야장을 다녀오는 길, 버스에서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둘 다 술까지 먹고 기분이 너무 좋은 상태로 버스를 탔는데, 과제 마감 시간이 1시간 정도 남아 급하게 노트북을 꺼내 과제를 하던 친구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웃음)
사실 저의 일상과 제가 꿈꾸던 대학 생활 사이의 괴리가 있어서 스트레스를 자주 받았어요. 그런데 이 날만큼은 과제도 생각 못할 정도로 노는 그 순간에만 집중하는 낭만 넘치는 대학생이 된 것 같아서 너무 웃겼어요!
집 가는 길에 과제하는 친구의 모습본인만의 '봄을 즐기는 방법'을 다른 대학생에게도 추천해 준다면?
봄은 예쁜 풍경과 좋은 날씨 덕분인지 한 해의 진정한 시작인 듯한 느낌이 들어요. 또 올해가 많이 남았다는 안도감과, 뭔가 해내야 한다는 불안감이 공존하는 시기이기도 한 것 같아요. 야장에 가면 그런 복잡한 마음을 시끄러운 사람들의 대화 소리와 고기 연기에 실어 하늘로 날려 보낼 수 있어요.

메뉴는 꼭 고기를 드시기 바랍니다! 매장 안에서 매캐한 연기에 둘러싸여 답답하게 먹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날씨가 좋은 봄에 극대화되는 야장의 매력을 모두가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봄 맞이 방 대청소하기
김가은, 선문대학교 간호학과 26학번
봄이 되면 주로 어떤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저의 유일무이한 봄 루틴은 '방 청소하기'입니다. 통학생인 제게 최고의 안식처는 방 뿐이라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최대한 깨끗하고 아늑한 방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방 청소를 봄에 즐기는 이유는요?
평소에도 자잘하게 청소하긴 하지만, 대청소는 꼭 초봄인 3월 쯤에 하는 편인데요. 대청소가 끝나면 '큰 일 하나 끝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새 학기를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상 새해 목표를 야심 차게 세워두고 3월까지 달성한 게 없어서 죄책감이 쌓이잖아요.
그런데 청소라도 끝내면 면죄부가 되는 느낌이랄까요. 방 창문을 활짝 열어두면 찬 바람과 햇볕이 살짝 들어오는 것도 청소의 묘미라고 할 수 있고요. 보송보송한 이불과 깨끗한 책상을 보면 괜히 뿌듯해지기도 합니다.
방 청소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험이 있나요?
올해 3월에는 한동안 방치한 방에 딸린 작은 창고를 청소했는데요. 재수 때 풀었던 문제집부터 졸업 앨범, 예전에 좋아했던 아이돌 굿즈까지 추억이 담긴 물건을 발견해서 한참을 구경했어요. 친구들한테 이것저것 사진을 찍어서 공유해 줬더니 추억 팔이 대화하느라 청소를 끝내기까지 5시간이나 걸렸던 것 같아요.

before
after특히, 제가 방탄소년단 앨범 모았던 걸 사진 찍어서 단체 채팅방에 올렸더니 어느 순간 저희끼리 가장 최고라고 생각하는 방탄소년단 노래를 토론하고 있더라고요. 학창 시절에도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종종 이런 자체 토론을 하며 놀곤 해서 그때 생각도 나고 좋았어요.
청소를 끝내고 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어서 약간의 현타가 오긴 했지만, 그때 친구들과 나눴던 대화나 테라스로 보이는 노을까지 파노라마처럼 전부 기억에 남아요.
본인만의 '봄을 즐기는 방법'을 다른 대학생에게도 추천해 준다면?
꼭 한 번쯤은 '나만의 공간'을 새로 정리해 보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특히 창문을 열어두고 바람이 들어오는 상태에서 청소하면, 기분까지 환기되는 느낌이거든요! 그리고 청소하다가 발견한 추억을 그냥 넘기지 말고, 친구들이랑 공유해보는 것도 추천해요. 예상치 못한 대화가 이어지면서 옛날이야기로 웃고 떠들다 보면, 그 자체로도 봄을 보내는 하나의 방식이 되더라고요.
청소 도중 친구들과 나눈 대화 일부새로운 걸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정리하면서 다시 꺼내보는 시간도 충분히 의미 있는 봄을 즐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노래 들으며 공원에서 러닝하기
권다인, 한림대학교 간호학과 22학번
봄이 되면 주로 어떤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봄에는 유독 밖으로 나가고 싶어져서, 봄노래를 들으면서 공원에서 러닝을 자주 하는 것 같아요. 특히 봄에는 옷차림도 훨씬 가벼워져서 러닝을 하러 나갈 때 몸도 한결 가볍고, 그래서 더 잘 뛰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러닝을 봄에 특히 즐기는 이유는요?
같은 러닝이라도 봄에는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꽃향기를 맡으면서 노래를 듣고 공원을 뛰면 평소보다 기분도 훨씬 더 좋아지고, 괜히 마음까지 가벼워지는 느낌이거든요. 봄에 꼭 들어야 하는 노래가 한 곡 정도는 있잖아요. 거기에 상쾌한 공기와 따뜻한 바람까지 맞으면서 뛰다 보면 봄이 왔다는 게 실감 나요. 봄은 그저 밖에 나가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되는 계절이죠.

러닝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험이 있나요?
어느 날은 봄에 러닝하다가 잠깐 언니랑 걷고 있었는데, 길에 커플이 유독 많은 거예요. 그래서 장난스럽게 10cm의 '봄이 좋냐??'를 같이 부르면서 걷고 있었어요. 원래는 웃으면서 장난치는 분위기였는데, 계속 커플을 보다 보니 갑자기 괜히 외로운 기분이 확 몰려오더라고요.
그래서 순간적으로 "멍청이들아!!!"하고 급발진해 버렸는데, 주변 커플들이 놀라서 모두 저희를 쳐다봤던 게 아직도 너무 생생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기고 부끄러운 기억인데, 그래서 더 오래 기억이 남는 것 같아요.
본인만의 '봄을 즐기는 방법'을 다른 대학생에게도 추천해 준다면?
저처럼 러닝이든, 아니면 가벼운 산책이든 꼭 혼자 밖에 나가서 주변을 돌아보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보통은 친구들이랑 같이 해야 더 재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혼자 가보면 또 전혀 다른 매력이 있거든요. 저 같은 경우엔 평소에는 사람과의 대화에 집중하느라 주변을 자세히 보지 못할 때가 많은데, 혼자 러닝하면 내가 가고 싶은 길로 자유롭게 갈 수 있고, 우연히 나만의 비밀 길이나 예쁜 장소를 발견할 수도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러닝하는 동안 무계획으로 움직이는 재미도 정말 크다고 생각해요. 예뻐 보이는 카페가 눈에 띄면 그냥 들어가 보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있으면 러닝 끝나고 들어가는 길에 사 먹어보는 식으로요. 그렇게 정해진 일정 없이, 가끔은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다 보면 더 자유로운 기분이 들고, 오히려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순간들이 모여 바쁜 대학 생활 속 소중한 나만의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봄을 즐기는 방식에는 정답이 없다. 중요한 건 '어떻게 보내야 한다' 보다는,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보내고 있는지' 일지도 모른다.
올해는 유행처럼 따라가는 봄이 아니라 나에게 딱 맞는 '제철 취미' 하나쯤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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