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지방에 사는 대학생은 뭐하고 노냐고요?
각자의 도시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잘 노는 대학생들
저는 잘 지내요.
여기에도, 저기에도, 저 멀리에도 대학생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방방곡곡에 있다. 그리고 어느 지역에 있건 ‘나 대학생이에요.’라고 말하듯, 대학 생활을 정말 재밌게 보내는 친구들이 있다.
바닷속에서 사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푸른 초원을 끼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친구도 있고, 산으로 둘러싸인 풍경을 보며 러닝을 즐기는 친구도 있다. 그들이 각 지역에서 재밌게 놀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좋아 보이던지, 4명의 대학생 친구들 이야기를 만나보자.
부산, 눈 딱 감고 겨울만 보내면 캘리포니아가 따로 없죠.
여윤서,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24학번

부산은 한국의 캘리포니아라던데, 실제로 어때요?
눈 딱 감고 겨울만 보내면 캘리포니아가 따로 없죠. 사람들은 부산이 겨울에도 따뜻할 거라 생각하는데 바닷바람 때문에 정말 춥습니다. 항상 겨울에 부산 놀러 오는 친구들에게 따뜻하게 입고 오라고 하는데, 제 말은 듣지도 않고 얇게 입고 왔다가 왜 이렇게 춥냐고 투덜거립니다.
부산 지역의 대학생들은 실제로 뭐 하고 노나요?
저는 부산의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만 있지 않습니다. 스쿠버 다이빙 장비를 착용하고 바닷속에 들어가 놉니다. 자주 가는 스팟으로는 영도 태종대가 있어요. 여름에 물 좋을 때(보통 청물 들어오는 때라고 합니다.) 가면 해마, 라이언 피시도 볼 수 있어요.

다른 날에는 뛰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금정산을 등산하기도 합니다. 등산을 다 하고 내려와서 친구들과 간술을 하는데요. 노상에 주전부리들을 까놓고 술 한잔 곁들이는 걸 좋아합니다.
이게 우리 지역이야 싶은 게 있나요?
부산은 세계 엑스포를 준비했던 도시이기도 하고 이정재 배우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도시입니다. “안녕하세요 영화배우 이정재입니다. 부산은 제가 영화로도 자주 찾는 도시이고 제가 정말 사랑하는 경이로운 도시죠. 이 도시의 매력을 이천삼십년 저와 함께 찾아보시지 않겠어요.” 아마 부산분이라면 자동재생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산 사람들은 도시에 대한 애향심이 아주 큽니다. 제 주변 친구들을 보면 부산을 절대 떠나지 않으려는 것 같아요. 자연과 도시가 잘 어우러져 있어 도시가 주는 피로도가 적어서 살기가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나만 아는 레전드 로컬 맛집 혹은 장소가 있나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맛집을 소개해 드릴게요. 바로 금정구에 있는 ‘서빙고’라는 곳입니다. 중1 때 처음 여기서 팥빙수를 먹고 서빙고만큼 감동을 주는 팥은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8년째 다른 곳 팥은 쳐다도 보지 않는 저의 최애 팥빙수집입니다.
출처: 서빙고우유 빙수와 팥의 조합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맛을 보여줍니다. 온몸에 전율이 흐를 정도로 맛있는 집이니 여름에 부산에 방문하시면 꼭 먹어보고 올라가세요.
춘천, 산 그리고 산 그리고 산 그리고
권오담,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 21학번

춘천이야말로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던데, 실제로 어때요?
춘천은 말 그대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도시라고 보시면 됩니다. 춘천 톨게이트를 지나 시내로 내려오는 길에 보이는 풍경만 봐도, 주변은 모두 산으로 감싸져 있고 가운데 도심만 시원하게 열려 있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답답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계절의 변화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그리고 비교적 시원해서 여름을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춘천 지역의 대학생들은 실제로 뭐 하고 노나요?
이게 어쩔 수 없는 건지, 자연스러운 건지 모르겠지만 자연 경치를 자주 보러 다닙니다. 도심 인근에 있는 호수나 공원 주변에서 친구들과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요. 특히 공지천이라고 큰 강이 있는데 그 주변에 분위기 좋은 카페나 식당이 많아서 친구들과 자주 놀러 갑니다.

개인적으로는 러닝을 즐기는 편이라 공지천이나 강원대학교 대운동장의 러닝 코스를 애용합니다. 공지천 얘기를 계속 하게 되네요. 정말 좋아서 그래요. 그 코스 풍경을 보고 뛰다 보면 제가 몇 키로나 달려왔는지도 까먹습니다.
이게 우리 지역이야 싶은 게 있나요?
춘천은 전국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로서 먹거리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 상당한 매력인 것 같습니다. 레고랜드, 남이섬, 소양강 등 한 도시 안에서 다양하게 즐길 거리가 많다는 건 이 지역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으로서 큰 복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사람이 넘쳐나지 않고 여유로운 도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 노후를 생각해 봤을 때 춘천에서 사는 거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나만 아는 레전드 로컬 맛집 혹은 장소가 있나요?
춘천하면 역시 닭갈비죠. 도시 외곽으로 나가면 숯불 닭갈비 맛집들이 정말 많지만, 대학생 입장에서는 이동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시내 기준으로 한곳을 추천해 드립니다. 바로 학곡리 쪽에 있는 '학곡리막국수 닭갈비'집입니다.

이곳은 비교적 접근성도 좋고, 맛은 설명할 필요 없습니다. 본토 닭갈비가 이런 맛이구나를 알게 될 것입니다. 가서 닭갈비 드시고 볶음밥까지 정통 코스로 다 먹어보고 오세요.
제주, 흠하~ 흠하~ 좋은 공기 많이 마셔서 배불러요.
이예원, 제주대학교 일어일문학과 21학번

제주도는 숨만 쉬어도 좋을 거 같은데, 실제로 어때요?
제주도는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어 공기는 매우 좋은 것 같아요. 건강이 좋아진 느낌이 듭니다. 다만, 송진 가루가 날리는 시기에는 마스크를 꼭 쓰고 다녀야 합니다. 안 그러면 비염으로 고생해요. 그래도 제가 학창 시절을 보내왔던 서울보다는 환경적으로 매우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제주 지역의 대학생들은 실제로 뭐 하고 노나요?
친구들이 차를 많이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거리와 상관없이 제주를 자유롭게 돌아다닙니다. 저는 종종 성이시돌 목장 주변 카페를 가거나 서귀포에 있는 일본식 카페 혹은 제주 느낌 물씬 나는 이자카야에 가서 맛있는 걸 먹으며 놀곤 합니다.

이게 우리 지역이야 싶은 게 있나요?
자연 얘기를 안할 수 없죠. 제주도는 앞에는 바다가, 뒤에는 한라산과 오름들이 펼쳐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해요. 하늘도 어찌나 이쁜지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시간만 있으면 바로 차 타고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습니다.
나만 아는 레전드 로컬 맛집 혹은 장소가 있나요?
여기서 더 유명해지면 너무 슬플 것 같은 곳이 있습니다. 제주동문시장 쪽에 있는 ‘초리’라는 초밥집입니다. 여기는 도민분들도 웨이팅하고 먹는 곳입니다. 횟감이 두툼해서 식감도 좋고 생맥주까지 같이 마시면 정말 극락입니다.
출처: 초리다음으로는 제주시 탑동광장 쪽에 있는 ‘미친부엌’을 추천해 드립니다. 여기는 크림짬뽕이 정말 미쳤습니다. 저 믿고 한 번만 드셔보세요. 추가로 들어갈 배가 남아 있다면 후토마키까지 같이 먹어보세요.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제주시는 이 두 곳만 가도 잘 먹고 다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산, 1호선 끝자락에 뭐가 있긴요. 제가 있지요.
박성훈, 순천향대학 간호학과 25학번

아산은 온양 온천 말고 진짜 아무것도 없다던데, 실제로 어때요?
아산하면 온양 온천이긴 하죠. 하지만 너무 오래된 얘기입니다. 요즘은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대기업들이 들어오면서 직장인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2년 정도 학교 생활하면서 사람이 확실히 늘었다는 걸 느낍니다.
아산 지역의 대학생들은 실제로 뭐 하고 노나요?
1호선 끝자락 신창역에서 조금 더 가야 순천향대가 나옵니다. 다소 고립된 위치에 있다 보니 학교 주변에는 소소하게 즐길 거리가 없어서 보통 다 같이 어울려 멀리까지 다녀옵니다. 대학생으로서의 열정을 학교 안에서는 분출할 수 없어요. 밖으로 나가서 열심히 놀고 또 놉니다.

그래서 저는 ‘피노키오’라는 연극﹒영화 관람 동아리에 들어가서 대학 안에서만 있기 보다는 밖으로 많이 돌아다니고 있어요. 영화나 연극을 보고 나서는 대학 생활의 꽃인 술자리를 종종 가지며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게 우리 지역이야 싶은 게 있나요?
신창역에서 40분 정도 걸으면 신정호 호수가 나오는데 이곳의 경치는 어디에 내놔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한강의 경치? 저리가라 입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 그 풍경에 푹 빠져 혼자 한 시간이나 산책을 했습니다.
저는 종종 러닝하러 신정호 호수를 가기도 합니다. 그 풍경을 보며 살랑이는 봄바람과 함께 뛰는 러닝은 바로 그냥 러너스 하이에 도달해 버립니다.
나만 아는 레전드 로컬 맛집 혹은 장소가 있나요?
공식처럼 외우세요. 아산 하면 '신창족발'입니다. 순천향대 바로 옆에 위치한 이곳은 갓 삶아낸 듯한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식감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세트를 주문하면 막국수에 주먹밥, 치킨까지 음식이 푸짐하게 나옵니다.

대짜 하나만 시켜도 성인 남성 4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양이 넉넉합니다. 가격도 합리적이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 잘 지내고 있는 것 같구나
역시 대학생의 에너지가 보인다. 부산, 춘천, 제주, 아산 지역에 따라 노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더욱이 우리 대학생들은 어디다 내놔도 각자에 맞게 잘 논다. 무엇이 우리를 막는가? 뭐해 안 오고. 놀러 가자. 뛰어. 춤을 추는 거야. 헤엄을 치는 거야.

#지역대학생대학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