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사실 우리가 잊지 못하는 첫사랑은 친구였다
한때는 내 전부였지만,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멀어진 친구와의 이야기
그런 말이 있다. 고도로 발달한 우정은 사랑과 구별할 수 없다고.
우정 역시 사랑처럼 한없이 가까웠다가 한순간에 멀어지기도 한다. 10대의 우정이 20대로 넘어오는 순간은 더욱 그렇다. 하루 종일 학교에서 붙어 다니던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면서, 많은 인연들이 이 시기에 끝을 겪게 된다.
출처: <은중과 상연>그리고 여기, 20대로 들어서며 사랑만큼 깊었던 우정과 이별을 겪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어떤 이별이 있을까.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첫사랑 같았던 친구와 멀어졌어요"
박민지(가명), 계명대학교 22학번

멀어진 친구는 나에게 어떤 존재였나
첫사랑만큼 소중했던 친구예요. 고등학생 1학년 때 친해진 저희는 금방 가까워졌어요. 서로 공감대가 너무 잘 맞기도 했고,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는 존재였거든요. 매일 5시간씩 전화하고 떨어져 있던 날이 더 적을 정도로 친했어요. 정말 연인 같았네요(웃음).
어떤 사건으로 이별하게 되었나
그 애가 남자친구가 생기고 나서부터 점점 멀어지게 됐어요. 저를 만나던 시간은 남자친구를 만나는 시간으로 바뀌었고, 연락도 점점 뜸해지더라고요. 그 변화가 너무 서운했어요. 저는 그 애가 거의 전부였는데, 그 애에게는 남자친구가 더 중요한 존재가 된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때의 전 연애도 안해보고 어렸던 터라, 그 서운한 마음을 집착으로 잘못 표현했던 것 같아요. 연락이 안 될 때마다 불안형 여자친구처럼 왜 답장을 안하냐며 화를 냈었거든요. 그리고 어느날 돌아온 대답은 저에게 가시가 되어 돌아왔어요.
"내가 너 감정 쓰레기통이야?"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애 입장도 이해가 가요. 친구로서는 감당하기 부담스러웠겠죠. 그 때는 너무 충격을 받아 큰 싸움으로 번졌고, 결국 그 애가 연락을 그만해달라고 했어요. 그제야 심각성을 깨닫고 사과했지만 결국 지금은 모르는 사람보다도 못한 사이가 됐어요.
성인이 되어 맞춘 우정링그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점이 있다면
모든 관계에 선을 두기로 결심했어요. 잘못된 방식일 수 있겠지만, 내 모든 감정과 기대를 쏟아내면 상대가 부담스러워할 수 있겠다고 느꼈거든요. 원래는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퍼주는 걸 좋아했었는데, 이 일을 계기로 인간관계에는 적당한 거리감을 두고 꾸준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 걸 깨달았어요.
만약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렇게 감정적으로 해결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때는 서로 어렸고, 특히 제가 너무나도 어렸죠. 조금 더 차분하게 대화로 풀었다면, 조금 더 감정을 자제했더라면... 지금도 좋은 관계로 남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정말 그때로 돌리고 싶네요(웃음).

마지막으로, 그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실 지금도 그 애와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다시 잘 지내보고 싶어요. 저에게는 여전히 첫사랑처럼 소중한 친구거든요. 그런데 아직은 먼저 다가갈 용기가 좀 부족한 것 같아요. 언젠가는 용기가 생겨 다시 만나는 날이 생기기를.
사실 지금도 그 애와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다시 잘 지내보고 싶어요. 저에게는 여전히 첫사랑처럼 소중한 친구거든요. 그런데 아직은 먼저 다가갈 용기가 좀 부족한 것 같아요. 언젠가는 용기가 생겨 다시 만나는 날이 생기기를.
"친구의 서운함이 집착처럼 느껴졌어요"
윤기원(가명), 충북대학교 22학번
여행을 갔을 때 맞춰 입은 시밀러룩멀어진 친구는 나에게 어떤 존재였나요?
가족 같은 존재였어요. 중학생 때부터 등하교는 물론이고, 같이 붙어다니면서도 매일 연락했거든요. 사소한 고민까지 다 공유하며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거의 없었어요.
어떤 사건으로 이별하게 되었나
스무 살이 되고, 각자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서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했어요. 대학에 가니, 과 동기들과 노는 게 재밌어 친구와의 연락에 소홀해졌는데 그걸 많이 서운해했죠.
어느 날, 서운해진 친구가 예전 일을 꺼내며 비꼬듯이 말하더라고요. 그 순간 이 관계에 지쳐버려 친구의 카톡을 차단해버렸어요. 그 친구의 서운함이 집착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굳이 계속 보고 지내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러자 그 친구도 기다렸다는 듯, 제 인스타를 차단했고, 몇 년의 우정이 한순간에 멀어지게 됐어요.

그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점이 있다면
당시의 대처가 미성숙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상대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게 차단 당한 상황이니까요. 그래도 이 일을 겪으면서, 이미 끝난 관계에 매달리기보다는 지금 내 곁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차단이 아니라 차라리 솔직하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종종 생각해요. 돌이켜보면 서로 예민했던 시기였던 것 같고, 지금이라면 조금 더 현명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을 것 같거든요.
마지막으로, 그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잘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요. 그리고 아직도 제가 미운지 물어보고 싶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미안하기도 고맙기도 해요"
강지민(가명), 제주대학교 25학번
출처: <소울메이트>멀어진 친구는 나에게 어떤 존재였나
고등학교 시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사람이었어요. 거의 매일 같이 등하교를 하고 점심도 항상 같이 먹고, 쉬는 시간마다 붙어 다닐 정도로 정말 가까운 사이였죠. 제 고민이나 속마음을 가장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었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존재였어요.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굳이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통한다고 느낄 정도로 가까웠어요. 그래서 이 친구와의 관계가 쉽게 변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당연하게 계속 이렇게 친하게 지낼 거라고 믿었어요.

어떤 사건으로 이별하게 되었나
시작은 과제 때문이었어요. 일처리 방식에 대해 서로 생각이 달랐거든요. 저는 계획적으로 진행하고 싶어 했고, 친구는 자유롭게 진행하고 싶어 했어요.
이 과정에서 ‘왜 저렇게 하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서로를 이해하며 대화로 풀기보다는 마음속에 담아두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작은 서운함이 계속 쌓여 커져버렸고, 그 감정을 서로 다른 친구들에게 털어놓다 보니 오해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내용들이 와전됐거든요.
결국 서로의 입장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서운함만 쌓여 갔고, 그 감정이 풀리지 않은 채로 점점 거리를 두게 됐어요.
큰 사건 하나로 단절된 관계라기보다는, 사소한 문제들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죠.
서로의 초상화그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점이 있다면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도 노력 없이 유지되는 건 없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친할수록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알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런 생각이 오히려 관계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 같아요. 뭐든 감정이 쌓이기 전에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만약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감정이 쌓이기 전에 가볍게라도 이야기해보고, 상대방의 입장도 조금 더 이해하려고 노력했을 것 같아요. 특히 불만이었던 부분을 다른 친구에게 털어놓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을거에요. 직접 이야기했으면 둘이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던 일이었는데, 제 3자가 개입되면서 갈등이 더 커졌던 것 같거든요.
출처: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마지막으로, 그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은
덕분에 인간관계를 더 신중히 생각하게 되었고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예전보다 더 성숙하게 대응하게 되었어요. 후회만 남는 경험이라기보다는, 인간관계에 대한 태도를 바꾸게 해준 계기였던 것 같아 고맙기도 하네요.
어떤 우정은 사랑과 닮아 있다. 우정이라는 이름 뒤에는 말로 형용하기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숨어 있다.
누구나 한 번쯤 이 감정을 함께 느꼈지만 멀어져버린 친구가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당신은 어떤 친구를 떠올렸는가? 아직 마음에 남아 있다면, 그 친구에게 전하지 못한 말을 용기내어 한 번쯤 꺼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우정#친구#대학생#사랑#이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