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대학생이 되어도 초등학교 추억은 사라지지 않아

초딩 시절을 추억하는 4인방 인터뷰
친구들과 마냥 뛰어놀던 그때 참 좋았지.
대학 생활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면 가끔 순수하게 놀았었던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뛰어놀았던 기억, 점심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재밌는 놀이를 하던 기억 혹은 수학여행 가기 전날에 설레서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휴대폰의 사진첩 속 드문드문 남아있는 초등학생 시절 사진은 대학생인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든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 우리는 참 잘 놀았던 것 같다. 

초딩 시절 추억을 떠올리다 그때의 기억이 지금의 우리를 위로하고 다시 나아갈 힘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4명의 인터뷰이를 만나보자.



초딩 시절을 추억하는 4인방



인터뷰이
이하은, 가톨릭대학교 국사학과 21학번
김은주, 강원대학교 윤리교육과 24학번
정민곤, 세종대학교 조리 서비스 경영학과 26학번
박승혁, 동양대학교 간호학과 21학번



캬 운동장에서 진짜 재밌게 놀았었지.



그 시절 운동장 하면 어떤 추억이 떠오르시나요?
하은: 저희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되게 다양한 놀이기구가 있었어요. 저는 그중에서 정글짐과 구름다리에서 친구들과 되게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축구 좋아하는 친구들이 운동장을 가득 채운 장면이 기억납니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막 함께 뛰어놀았던 기억이 선명하네요.

은주: 초등학교 6학년 때 한창 경찰과 도둑 놀이를 하며 뛰어놀았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달리기가 느린 편이라 도둑 역할이 걸릴까봐 괜히 긴장하며 놀았던 순간들이 아직 생생해요. 그 순간만큼은 그저 이기겠다는 마음 하나로 정신없이 뛰어놀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승혁: 초등학교가 운동회를 크게 해서 당시 북적북적했던 분위기와 점심시간에 가족끼리 돗자리를 깔고 배달 음식이나 도시락을 먹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그때만 느낄 수 있었던 시끌벅적하면서도 정겨운 축제의 분위기가 초딩 시절 운동장 하면 바로 떠오릅니다.


운동장을 떠올리면 냄새, 소리와 같이 감각적으로 떠오르는 무언가가 있나요?
민곤: 흙 운동장 특유의 냄새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지금은 쉽게 맡을 수 없는, 그 시절에만 느낄 수 있었던 냄새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운동장뿐만 아니라 교실의 나무 바닥 냄새, 우유 터지고 나는 냄새도 함께 생각나네요. 

은주: 철봉에 매달리거나 쇠로 된 시소를 타고 나면 손에 남던 철 냄새와 운동장 모래 냄새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또 한참 뛰어놀아 땀으로 젖은 친구들의 체육복 냄새도 괜히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아요. 

학생인 지금, 그때 뛰어놀았던 운동장과 시간들은 나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나요? 
하은: 4학년이라 임용 준비를 하고 있어서 많은 걱정과 고민을 안고 살고 있어요. 공부하다가 지칠 때면 근심걱정 없이 친구들과 모여 뛰어놀았던 그 운동장에 대한 기억이 그립습니다. 


은주: 돌아보면, 그때의 운동장과 시간들은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예쁘고 순수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과 땀이 날 때까지 뛰어 놀고, 이상한 말 한마디에도 배를 잡고 웃었던 그 시절이 있어서인지 가끔은 정말 초등학생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돼요.

만약 지금 당장 그 시절 운동장으로 돌아 갈 수 있다면, 저는 어김없이 경찰과 도둑 놀이를 할 것 같습니다. 현실의 걱정은 잠시 미뤄 두고, 그때처럼 마음껏 달리고 웃으면서 정말 순수하게 다시 한 번 놀아보고 싶어요.



수학여행과 수련회, 전날 밤 설레서 잠을 설쳤지.



수학여행, 수련회 하면 유난히 떠오르는 본인만의 기억이 있나요?
승혁: 수학여행 전날 설레서 잠을 잘 자지 못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보통 수학여행 가는 날 아침 일찍 학교에 모이잖아요. 모두 들떠 있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훨씬 시끄러웠습니다. 옆 친구와 괜히 더 떠들려고 하고 장난도 치면서 설레는 마음을 분출했던 기억이 나요.

하은: 수련회 가기로 결정된 순간부터 그날 뭐 입을지를 고민하던 제가 생각나요. 엄마를 설득하여 옷을 사러 가기도 하고 산 이후에도 어떻게 더 이쁘게 입고 갈지만 고민했던 기억이 있어요. 

 
은주: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여행에서 장기자랑을 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평소 춤추는 걸 즐기는 편도 아니었고, 몸치라 정말 춤을 못 췄는데도 그 당시에는 여자 걸그룹 춤을 장기자랑에서 추는 게 유행이었어요. 또 괜히 장기자랑에 나가면 인기가 많아질 것 같다는 어린 마음에 친구들과 수학여행 2주 전부터 모여 열심히 춤 연습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학여행, 수련회 가는 버스 안에서 짝꿍과 나누던 대화 등의 에피소드가 있나요?
은주: 버스 안에서 노래를 잘 부르는 친구들이 당시 유행하던 팝송이나 남녀 듀엣곡을 불러줬던 기억이 납니다. 마치 작은 콘서트장처럼 친구들 모두가 떼창을 하며 함께 노래를 불렀어요.

반 친구들끼리 유독 돈독한 분위기가 있었는데, 발라드가 나오면 핸드폰 플레시를 켜서 흔들고, 랩이 나오면 다 같이 호응하며 정말 길거리 노래방처럼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친구들의 노래 실력과는 상관없이, 모두가 들뜬 마음 하나로 눈치 보지 않고 즐기던 분위기 자체가 너무 행복했던 것 같아요.

민곤: 맨 뒷자리는 항상 시끄러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저도 그 시끄러움의 주범 중 한 명이었습니다. 뒷자리에 앉아 친구들과 합을 맞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장난을 치며 떠들었던 기억이 나요. 


이 사진만 봐도 제가 버스 뒷자리에서 어떤 아이였을지 예상이 가시죠? 친구들의 반응을 유도하고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떠들며 수련회 장소로 이동했었습니다.

숙소에서 선생님 몰래 했던 베개 싸움, 마피아 게임, 진실게임이나 레크리에이션 시간 등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는 밤의 추억은 무엇인가요?
민곤: 같은 방을 쓰던 친구들과 베개 싸움을 하다가 코피가 났던 기억입니다. 결국, 제가 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긴 기억이네요. 그 당시에는 정말 정신없이 놀았어요.

하은: 레크레이션 마무리쯤에 한 활동이 생각나요. 불을 다 끄고 미러볼을 켜서 마치 그 공간이 클럽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어요. 당시 유행하던 아이돌 노래를 틀어줬는데, 틴탑의 긴생머리 그녀라는 노래에 맞춰서 친구들과 손 흔들며 춤춘 기억이 나네요.

은주: 수련회에서, 같은 숙소를 쓰던 친구 중 한 명이 공기계만 제출하고 진짜 휴대폰은 몰래 숨겨왔던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밤이 되자 이불을 뒤집어쓴 채 몰래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그러면 안 되는 행동이었지만요. 

그때 봤던 영화 제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데, 선생님 몰래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죄책감과 동시에 절대 들키면 안 된다는 스릴감은 아직도 생생해요. 부끄럽지만 늘 모범생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살았던 저에게는 인생 첫 일탈처럼 느껴졌던 순간이라, 더 강렬한 추억으로 오래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승혁: 숙소에서 선생님 몰래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떠들다가 선생님께서 오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면 다같이 자는 척을 하다가 다시 소리가 멀어지면 열심히 떠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다 선생님께서도 아셨는지 한번 걸려서 혼났던 기억이 있어요.



점심시간, 밥 빨리 먹고 조금이라도 많이 놀려고 했었지.



종이 치자마자 식당으로 전력 질주했던 기억이나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날의 반 분위기 등 그 시간에 대한 본인의 기억은 무엇이 있나요?
하은: 초등학교 때도 급식실이 있나요? 저희는 급식실이 따로 없었습니다. 식 당번들이 각 반 번호가 적혀있는 급식차를 끌고 와서 반에서 다 같이 먹었어요. 맛있는 거 나오는 날에는 친구들끼리 소동이 있기도 했지만, 담임 선생님께서 중재를 잘 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은주: 저희 학교는 구조가 조금 특이해서 반지하 형태의 교실 창문을 열면 바로 야외 테라스로 이어졌는데, 그 테라스를 통해 급식실로 빨리 갈 수 있는 일종의 ‘지름길’이 있었어요. 

물론 선생님들께서는 위험하다고 창문으로 나가는 걸 금지하셨지만, 당시에는 누구보다 빨리 급식을 먹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결국 친구들과 몰래 창문으로 나갔다가 학교에서 가장 무섭기로 유명한 선생님께 걸려 크게 혼났던 기억이 있어요.

민곤: 저와 친했던 친구들은 급식실 어머님들도 기억하실 만큼 항상 제일 먼저 급식실로 뛰어가곤 했습니다. 종이 치자마자 누가 먼저 도착하나 경쟁하듯 달려갔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무슨 요일이든 밥을 세 판씩 더 먹었던 기억도 있죠. 그래서 항상 제일 먼저 급식실에 도착했지만, 밥을 많이 먹다 보니 제일 늦게 나왔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식욕과 에너지가 참 대단했어요.


이 사진만 봐도 급식을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감이 오시죠? 

점심시간에 보통 어디서 노는 쪽이었나요?
하은: 반에서 노는 쪽이었어요. 담임선생님께서 수업을 잘 들으면 보상으로 점심시간에 원하는 아이돌 뮤비를 볼 수 있게 해주셨는데요. 당시 유행했던 에이핑크나 걸스데이 등 친구들이랑 점심 다 먹고 뮤비를 보면서 춤추던 게 기억나요. 그게 아닌 날은 바닥에 앉아 공기를 했습니다.

은주: 확신의 운동장 파였습니다. 밥을 빨리 먹는 편이어서 늘 밥을 먹고 나면 20~30분 정도 시간이 남았는데, 그 시간마다 친한 친구들과 운동장에 둥그렇게 모여 앉아 수다를 떨거나 사진을 찍고, 뛰어놀았던 기억이 있어요.

민곤: 무조건 운동장으로 나갔어요. 하루도 축구를 안 하고 싶었던 적이 없을 정도로, 점심시간만 되면 운동장에 나가 친구들과 공을 차며 놀았습니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운동장 대신 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치거나 피구를 했던 기억이 나요. 당시에는 밥 먹는 시간까지 아껴 가며 조금이라도 더 뛰어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승혁: 날마다 달랐어요. 급식을 빠르게 먹고 더 놀려고 했던 건 당연히 기본이죠. 남는 시간에 도서관에 가서 삼국지 만화책을 보거나 반에서 친구들과 공기놀이도 하기도 했어요. 때로는 밖에 있는 학교 공원에서 숨바꼭질을 하며 놀기도 했습니다.

점심시간은 어린 시절의 나에게 어떤 의미였나요?
승혁: 친구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고, 스트레스를 풀던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민곤: 어린 시절 저에게 하루하루의 원동력 같은 시간이었어요. 단순히 쉬는 시간이 아니라, 친구들과 뛰어놀며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은주: 점심시간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시절은 누구보다 마음껏 뛰어놀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는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친구들과 이유 없이 뛰어다니고, 맥락 없는 말에도 숨넘어가게 웃던 순간들은 어떻게 보면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힘든 날이면 그런 기억들을 떠올리며 위로받을 때가 많습니다.


하은: 점심을 빨리 먹고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뛰어놀다 다치기도 했지만, 모든 걸 떠나 다 함께 열심히 놀았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학교생활에서 얻은 성장의 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돌아갈 수는 없지만, 가끔 생각나.
대학생으로서 힘든 시기를 겪다 보면 가끔 초딩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리고 그 시절은 좋은 추억으로 가득 차 있었고, 우리가 성장하는 시기에 좋은 발판이 되어준 경험으로 남아 있다. 


#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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