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그 시절 왁뿌볼 대신 우리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
무지개 스프링부터 딱풀 거미줄 놀이까지
최근 20대들 사이에서 왁뿌볼과 슬랑이 같은 장난감이 유행하고 있다. 그 모습은 꼭 우리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곤 한다.
어릴 적 우리는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우르르 문방구로 달려가곤 했다. 손에 쥔 몇 안 되는 동전들로 한참을 고민하다 마음에 드는 장난감 하나를 골랐고, 운동장에서 다 같이 장난감을 가지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른 채 놀았다.
그 시절 우리는 어떤 장난감들을 가지고 놀았을까?
만수초등학교 신민철 어린이는
딱풀을 가지고 놀았어요

신민철, 충북대학교 소비자학과 22학번
어릴 적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나요?
수업 시간마다 딱풀을 엄지와 검지에 묻혀 뚜껑에 거미줄을 만들곤 했어요. 노란색 딱풀이 아니라 초록색 딱풀이 거미줄이 진짜 잘 만들어졌어요.

내가 기억하는 딱풀의 가격은?
학교 앞 컵냉면이 1000원이었는데, 딱풀은 500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장난감에 관련된 재밌는 에피소드
딱풀 얘기는 아니지만, 저 때는 메이플스토리가 정말 대유행이었어요. 어느 날 친구가 금테가 발린 메이플 딱지를 들고 와 반에서 자랑을 하는데, 그걸 본 저와 제 친구는 그 딱지를 너무 가지고 싶어졌죠. 그런데 돈이 한 푼도 없던 우리는 결국 문방구에서 딱지를 훔치자는 계획을 세우게 됐어요.
그렇게 모든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할 때쯤, 훔치다가 사장님께 딱 걸려버렸어요. 그때는 부모님께 이 일이 알려지는 것이 너무 무서워서 사장님이 슬러시 주문을 받는 틈을 타, 문방구 뒷문으로 도망쳐 아파트 단지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습니다(웃음). 이 자리를 빌려 지금이라도 사장님께 사과드립니다.
양포초등학교 정혜찬 어린이는
이사 박스를 가지고 놀았어요

정혜찬, 홍익대학교 캠퍼스자율전공 23학번
어릴 적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나요?
이사 박스를 썰매 삼아 가지고 놀았어요. 동네 비공식 눈썰매장에서 부동의 1위 썰매 아이템이었죠. 이사 박스는 거의 동계올림픽 봅슬레이급 극악의 속도를 자랑했어요.

내가 기억하는 이사 박스의 가격은?
그냥 아파트 단지를 뛰어놀다 운이 좋으면 얻을 수 있었던 아이템이었어요. 하늘이 도와 이사 박스를 구하면 아파트 건물 1층 아래 공간에 숨겨두곤 했죠.
이사 박스에 관련된 재밌는 에피소드
저희 초등학교 뒷산에는 말도 안 되게 가파른 시멘트 길이 있었어요. 겨울에 함박눈이 내리면 동네 애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깔고 앉아 탈 수 있는 거라면 뭐든 가지고 나와 광기의 눈썰매를 타곤 했죠.
어느 날 운 좋게 이사 박스를 구해서 썰매를 타고 내려가다가, 튀어나온 시멘트에 걸려 그대로 몸이 날아가 버린 적이 있어요. 주변 모두의 시선과 동정을 받으며 처참히 하산했죠... 그 길에서 한바탕 놀고 나면 다들 상처 하나씩은 가지고 집에 돌아갔던 기억이 있네요.
옥계초등학교 심오연 어린이는
무지개 스프링을 가지고 놀았어요

심오연, 충북대학교 소비자학과 22학번
어릴 적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나요?
무지개 스프링을 가지고 놀았어요. 손맛이 익숙해졌다 싶으면 엉켜버려서 버려야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중에서도 하트, 별 모양은 레어템이었어요.

내가 기억하는 무지개 스프링의 가격은?
100원에서 200원 정도였던 것 같아요. 제가 자주 구매했던 건 하트 모양 무지개 스프링입니다.
무지개 스프링에 관련된 재밌는 에피소드
정말 아끼던 하트 모양 야광 반짝이 스프링이 있었는데, 너무 신나게 만지고 놀다가 다 엉켜버렸어요. 혼자서 한 시간 동안 낑낑대며 풀어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안 풀려서 결국 엄마한테 부탁했죠. 엄마도 밀가루까지 묻혀 가며 열심히 엉킨 부분을 풀어주셨는데 결국 실패하고 말았어요.
그런데 그때 아빠가 "엉킨 건 자르면 돼"라며 갑자기 제 스프링 몇 가닥을 잘라버리셔서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나요. 물론 나중에 다시 사주셨지만요(웃음).
모덕초등학교 이민재 어린이는
장난감 무기를 가지고 놀았어요

이민재, 우송대학교 외식조리전공 23학번
어릴 적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나요?
가면라이더나 파워레이저 같은 만화에 나오는 장난감으로 배틀을 하면서 놀았어요. 그 시절 최고의 상남자 대결이었다고 할 수 있죠.

내가 기억하는 장난감 무기의 가격은?
하나에 기본 5만 원은 했던 것 같아요. 너무 비싸서 크리스마스나 세뱃돈 받은 날에 부모님께 사달라고 조르곤 했죠.
장난감 무기에 관련된 재밌는 에피소드
동생이랑 매일 장난감 칼을 들고 “제법이군”, “너야말로” 같은 대사를 읊으며 역할놀이를 했어요. 당시 저는 어디를 가든 꼭 장난감 칼을 가지고 다녔는데, 한 번은 식당에 들고 갔다가 두고 온 적이 있었어요. 근데 식당이 다음 날 휴무라 바로 찾으러 갈 수가 없어서, 다시 찾으러 갈 때까지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요.
구평남부초등학교 박신영 어린이는
칼라 본드 풍선을 가지고 놀았어요

박신영,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22학번
어릴 적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나요?
애들이랑 빨대에 칼라 본드 풍선을 붙이고 엄청 크게 불며 놀았어요. 당시 파란색과 핑크색 두 가지로 팔았었는데, 파란색이 뭔가 더 잘 불리는 느낌이었어요.

내가 기억하는 장난감 무기의 가격은?
100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찾아보니 여전히 가격이 비슷하네요.
장난감 무기에 관련된 재밌는 에피소드
수업을 마치고 나면 친구들끼리 누가 더 풍선을 크게 부는지 경쟁하곤 했어요. 엄청 크게 불면 공놀이처럼 서로 주고받으며 놀기도 했는데, 어느 날 뉴스에서 본드 풍선이 환각 현상을 유발한다는 내용이 나오면서 더 이상 문방구에서 살 수 없게 됐죠.
불 때마다 이상한 냄새가 나긴 했지만, 빨대로 불면서 노는 게 재밌어서 없어진 게 아쉬웠던 기억이 나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릴 때 장난감들은 날것의 제품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완전 갱스터 초딩이었네요.
천생초등학교 이지윤 어린이는
액체괴물을 가지고 놀았어요

이지윤,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22학번
어릴 적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나요?
액체괴물이나 아이클레이로 직접 장난감을 만들면서 놀았어요. 이 때 유튜버 놀이 안 해 본 사람 없을 거예요.

내가 기억하는 장난감 무기의 가격은?
제가 가장 좋아했던 젖병 모양 액체괴물이 있었는데, 500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아이클레이는 한 팩 기준 5천 원 정도로 되게 비쌌어요.
장난감 무기에 관련된 재밌는 에피소드
액체괴물을 만지거나 아이클레이로 미니어처를 만드는 걸 찍어서 유튜브도 했었어요. 솔직히 액체괴물 유행할 때 유튜버 놀이 안 해본 사람 없을 거예요.
당시에는 꽃설아, 쿠키미니, 설화 같은 유튜브 이름이 유행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미니초코라는 이름으로 잠깐 활동했었죠(웃음). 지금은 사라진 계정이지만 그때 계속했더라면 성공했을지도 몰라요.
당시에는 꽃설아, 쿠키미니, 설화 같은 유튜브 이름이 유행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미니초코라는 이름으로 잠깐 활동했었죠(웃음). 지금은 사라진 계정이지만 그때 계속했더라면 성공했을지도 몰라요.
바쁘고 지친 일상 속, 잠시라도 스트레스를 풀고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장난감들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어른이 된 후에도 장난감은 여전히 우리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주고 있다.

#장난감#추억#회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