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전설이 될 뻔한 취사병들

정민곤 병장님, 김재현 병장님 근무 나가셔야 됩니다.
(으 칙)빰빠라빰 빰빠라빰 빰빠 빰빠빰 빰빠라빰 빰빠라빰 빰빠 빰빠빰
아, 당직사관이 전파한다. 금일 아침 점호는 연병장에서 실시한다.
아...

취사병들에게 기상나팔 소리는 배식을 준비하라는 신호이다. 그들은 기상나팔 불기도 전에 일어나 밥을 한다. 정병장은 저 먼 타국에서 300명의 밥을 책임졌고 김병장은 함선 위에서 200명의 밥을 책임졌다.

군필들이여, 레바논에서 군 생활을 해보았는가? 함정타고 6개국을 돌아봤는가?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전설적인 그들의 군 생활을 들어보러 가봅시다.


레바논 동명부대 파병 취사병 정민곤



레바논의 전설적인 취사 썰

저에게는 부대원들을 울렸던 전설적인 요리가 하나 있습니다. 저는 조미료의 배합과 양 조절을 한 치의 오차 없이 기가 막히게 요리합니다. 그중에서 잔치국수는 전설이었습니다. 한번은 멸치 다시다 2kg으로 잔치국수를 만들었는데, 그게 제 나름의 전설적인 메뉴가 됐습니다. 제가 또 간을 장난 아니게 맞춥니다.

특전사 형님들이 제 잔치국수를 드시고는 “군대에서 먹은 잔치국수 중에 제일 맛있는 정도가 아니라, 밖에서 사 먹는 잔치국수보다 맛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심지어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하셨는데, 그때 저는 “영업 기밀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형님들 조미료의 왕 정민곤이었습니다.


다들 주목 정병장의 잡채 강의 들어갑니다.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메뉴는 잡채입니다. 잡채가 정말 하기 어려운 요리인 건 다들 아시죠? 면의 익힘을 정말 잘 생각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대량 조리에서 잡채는 당면 익힘 정도가 정말 중요합니다. 너무 익히면 배식할 때 퍼지고, 덜 익히면 식감이 딱딱해서 먹기 불편해집니다. 그래서 제가 예비 취사병들을 위해서 꿀팁을 준비했습니다.

정병장의 팁:
당면을 처음부터 완전히 삶지 마세요. 핵심은 볶으면서 본격적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면이 아직 살짝 애매하다 싶은 그때 조리를 그만하세요. 그러면 배식이 시작될 때쯤 잔열로 당면이 딱 알맞게 익고, 양념도 잘 배어들어 갑니다.

외국 군인들과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나요?

레바논 안에서도 각 나라 군인들이 맡고 있는 지역이 달라서 외국 군인들을 자주 만날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UN 행사나 부대 행사 같은 일정이 있을 때는 종종 마주칠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영어를 잘하는 편은 아니라서 깊은 대화를 많이 나누지는 못했지만, 기억에 남는 대화가 하나 있습니다. 스페인 군인분과 축구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스페인하면 축구 아니겠습니까. 최대한 아는 영어 단어를 꺼내서 바르셀로나에 대한 얘기를 했었습니다.



해군 작전 사령부 함정 취사병 김재현



해군 함정의 전설적인 취사 썰


함정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일반적인 가스불을 사용할 수 없어 대부분의 조리를 전기솥과 전기 조리 기구를 이용해 진행합니다. 그래서 끓이거나 볶는 음식의 경우 육상에서 조리할 때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며, 때에 따라서는 2시간 가까이 더 소요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바다에 나가 파도가 심하게 치는 날에는 중심을 잡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조리 기구나 식재료가 한쪽으로 쏠려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 항상 안전에 신경 써야 했습니다. 실제로 계란후라이를 조리할 때 전판기에 계란을 깨서 올리면 배가 흔들리는 탓에 계란이 한쪽으로 계속 쏠려 모양을 잡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잘 해내긴 했습니다.


지금까지 먹었던 김치 요리는 잊어라


제가 해군 취사병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자신 있었던 메뉴는 김치 등갈비찜과 돼지 김치 볶음입니다.
팁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 예비 취사병 친구들 잘 보고 부대원들에게 이쁨받자.

김병장의 팁:
첫째, 김치를 조금 더 달게 조리하는 것입니다. 조리할 때 설탕을 조금 더 사용합니다. 물론 설탕을 과하게 사용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지만, 단짠의 적절한 조화는 혀를 극락으로 보냅니다. 실제로 이렇게 조리한 김치 요리는 반응이 좋아서 평소보다 많은 양을 준비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둘째, 김치 요리에 카레 가루를 소량 넣는 것입니다. 카레 가루를 조금만 넣어도 고기의 잡내를 잡아주고 감칠맛을 더해주는 효과가 있어서 자주 활용했습니다.


해군 취사병으로 오기 정말 잘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는 함정 위에서 삼겹살 파티를 했던 날입니다.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삼겹살은 평생 다시 하기 어려운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취사병 입장에서는 많은 인원의 식사를 준비해야 해서 굉장히 힘들었지만, 승조원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되게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순간은 함정 특성상 음식물을 내에서 직접 처리하기 어려워 일정 거리 이상 육지에서 떨어지면 규정에 따라 음식물을 바다에 배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선임과 함께 음식물을 버리다가 실수로 음식물만 버려야 하는데 음식물 통까지 그대로 바다에 떨어뜨린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크게 닦였지만 지나고 나니 웃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정병장과 김병장은 "취사병 전설이 되다" 드라마 속 강성재보다 더 드라마 같은 군 생활을 보냈다. 레바논 파병을 가서 300명의 밥을 해주고 함정 안에서 여러 나라를 돌며 끝까지 200명의 밥을 책임졌다. 전설이 되기 전에 전역을 했지만, 그들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많은 군필들에게 전설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들뿐만 아니라 고생한 모든 군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현재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에게도 아낌없이 응원하고 그들의 전설적인 군 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취사병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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