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의 중간에서 스스로에게 묻다
2026년이라는 숫자가 겨우 익숙해질 즈음, 달력은 벌써 절반을 넘어섰다. 1월의 우리는 다이어리 첫 장에 저마다의 목표를 적어 내려갔다.
하지만 삶은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시작도 못한 다짐들에 조급해지거나 예상치 못한 선택의 기로 앞에서 헤매기도 했다. 문득 멈춰 선 오늘,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지금의 나는, 내가 생각했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같은 고민을 품고 2026년 상반기를 지나온 세 명의 대학생을 만났다. 연초의 다짐과 지금의 모습 사이, 저마다의 속도로 걸어온 여섯 달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한다.
"독일 교환학생을 꿈꾸던 내가, 캐나다에 도착하기까지"

곽도연, 성신여자대학교 소비자산업학과 23학번
모두가 더 빨리 달리라고 등 떠미는 취업 전선 앞, 도연 씨는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지금 내 마음이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일까?" 원래 계획했던 독일 대신 미래와 맞닿은 캐나다를 선택하고, 면접장의 탈락 예감 속에서도 '나를 온전히 보여줄 수 있어 행복했다'며 웃어 보이는 단단한 사람. 궤도가 조금 틀어져도, 속도가 조금 늦어져도, 스스로를 믿는 태도만 있다면 결국 그 길을 지름길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 도연 씨의 뚝심 있는 여정을 소개한다.
2026년을 시작하며, 올해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나요?
2025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인턴이 올해 초 끝났어요. 일을 더 하고 싶다는 욕심에 '빨리 학기를 채우고 졸업할까?', '인턴을 한 번 더 할까?' 현실적인 고민이 많았죠.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단순하게 '우선 학교부터 가자'였어요 (웃음).
사실 이런 현실적인 결정보다 저에게 더 중요했던 건, 본격적인 취업 준비 전에 저 자신을 돌아보고 조금 더 단단한 '나'를 만드는 거였어요.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강점을 알아야 앞으로의 여정을 건강하게 걸어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올해는 '내 마음이 가고 싶은 대로 두기'를 목표로 삼았고, 이 결심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일과 쉼 사이, 나를 채워가던 시간상반기를 보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과 선택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첫 인턴의 마무리와 드림 컴퍼니의 면접이었어요. 스타트업 뷰티 마케터로 치열하게 일한 덕에 면접 기회까지 얻었지만, 면접장을 나오며 '영어와 북미 문화'라는 제 부족한 카드를 뼈저리게 깨달았죠. 하지만 좌절하기보단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게 바로 '캐나다 어학연수'예요. 고민하기보다 몸으로 부딪치는 게 제 스타일이니까요. 학교 프로그램을 찾아 곧바로 준비했습니다. 대단한 걸 얻지 못하더라도, 제가 이 꿈에 얼마나 진심인지 스스로에게 증명해 보이고 싶었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거나, 예상과 가장 달랐던 순간도 있었나요?
그토록 원하던 회사의 면접에서 저의 부족함을 직면했을 때예요. 결과를 예감하고 면접장 복도에서 눈물이 났는데, 속상함보다는 오히려 감사함과 행복감이 컸어요. 마침내 나라는 사람을 온전히 보여주는 첫 시도를 해냈으니까요.
바쁘게 달리느라 방향을 잃어가던 시기에, 내가 진짜 원했던 게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된 계기였습니다. 제 앞을 가리던 안개가 걷히고 목적지가 분명해진 값진 순간이었어요.
"생각했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나요?" 지금의 나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면요?
사실 원래 계획은 캐나다가 아닌 6개월간의 독일 교환학생이었어요. 하지만 가고 싶은 산업과 직무에 대한 고민 끝에, 조금 더 제 미래와 맞닿아 있는 캐나다를 선택했습니다.
당장의 환경만 보면 예상치 못한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멀리 보면 '나와 더 친해지고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겠다'던 올해의 목표를 아주 잘 지켜내고 있어요. 계획했던 공간은 달라졌을지언정, 제가 원했던 단단한 모습으로 잘 살아가고 있다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하반기에는 꼭 경험해 보고 싶은 일이나,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우선 캐나다와 한국의 경계에 걸터앉아 있는 지금, 여기서 얻은 감각들을 한국에서의 일상에 잘 녹여내고 싶어요. 의도적으로 영어 환경을 지속하고 어학 성적도 갱신하면서요. 기회가 된다면 남은 학점을 채우며 인턴십에 한 번 더 도전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동안은 눈앞에 닥친 일들을 해치우듯 바쁘게 스펙을 쌓아왔는데요. 하반기에는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챙겨보려 해요. 운동과 독서로 내실을 다지면서, 저 자신과 주변 사람들, 그리고 저를 둘러싼 세상을 조금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는 단단한 여유를 갖고 싶습니다.
이 시기의 대학생들에게 도연님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처음 생각했던 모습대로 살지 않아도 괜찮아요. 예상치 못한 다른 방향에서 더 멋진 목적지를 찾을 수도 있으니까요. 선택의 결과가 어떻든 과거의 나를 믿고 지지하며 묵묵히 나아가는 게 나를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여러분의 모든 최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한 해의 끝에 남긴 블로그 한 줄이 오늘의 도연 씨로 이어졌다"빽빽한 휴학 계획표를 접고, 해외봉사하며 나만의 속도로 걷기 시작한 이유"

김은주, 동서대학교 광고홍보학과 23학번
치열하게 달릴 줄도, 멈춰 서서 스스로를 안아줄 줄도 아는 사람. 은주 님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이렇다. 생활 리듬이 무너졌던 순간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고, 여전히 완벽하지 않은 불안을 인정하면서도 천천히 원하는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하는 솔직함이 매력적이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는 그녀의 목소리엔, 듣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2026년을 시작하며, 올해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나요?
올해는 제 세계를 넓히는 도전의 해로 삼고 싶었어요. 작년까지는 지방에서 학교 중심으로 활동했다면, 올해는 휴학하고 서울로 올라와 인턴, SNS, 해외봉사, 여행처럼 새로운 경험에 뛰어들고 있거든요. 이 여정에서 만날 다양한 사람들과 인사이트가 제 미래의 좋은 밑거름이 되어줄 거라 믿어요.
또 하나 중요한 건 '조급해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앞만 보고 달리느라 놓쳤던 마음의 여유를 챙기면서, 결과보다 과정 속에서 저 자신이 진짜 행복한 한 해를 보내고 싶습니다.
상반기를 보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선택은 무엇이었나요?
2월에 다녀온 베트남 해외봉사예요. 오랜 버킷리스트였지만, 출국 전엔 '말도 안 통하는데 내가 교육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어요.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은 제 걱정을 눈 녹듯 사라지게 해줬습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눈빛과 마음으로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는 걸 배웠고, 함께 웃었던 순간은 몇 달이 지난 지금도 생생해요. 앞만 보고 달리던 저에게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 결국 나도 행복하게 만든다'는 걸 깨닫게 해준 가장 소중한 경험입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거나, 예상과 가장 달랐던 순간도 있었나요?
휴학을 딱 시작했을 때였어요. 워낙 늘 바쁘게 살던 편이라 휴학 후에도 엄청 알차게 보낼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학교라는 울타리가 사라지니까 오히려 생활 리듬이 무너지면서 방황하게 되더라고요. 처음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시간이 실패처럼 느껴져 속상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돌이켜보니 그 시간 덕분에 알바, 해외봉사, 인턴까지 하고 싶던 일들을 차근차근 이룰 수 있었어요. 바쁘게만 사는 것보다 스스로 균형을 잡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배운 거죠. 이제는 마음의 여유를 지키면서도 나를 잘 돌보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생각했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나요?" 지금의 나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면요
조금씩 제가 원했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답하고 싶어요. 올해 제 가장 큰 목표는 무조건 달리기보다 '마음의 여유를 챙기는 것'이었거든요. 사실 지금도 일정이 빡빡하지 않으면 괜히 불안하고 작아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작년의 저와 비교해보면 분명 스스로를 더 많이 돌보고 있어요. 감히 스무 살 이후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요! 여전히 불안을 완벽히 내려놓진 못했지만, 제 속도대로 천천히 가까워지는 중입니다. 앞으로도 이 여유를 잃지 않고 조금씩 발전해가고 싶어요.

하반기에는 꼭 경험해 보고 싶은 일이나,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두 번의 해외여행과 영어 회화 마스터하기입니다. 늘 마음먹기만 하던 회화 공부를 휴학이라는 기회를 기점 삼아 제대로 시작해 보려고 해요.
요즘 제 안에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갈증이 계속 커지고 있거든요. 여행과 공부를 통해 낯선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치며, 하반기가 끝날 때쯤엔 지금보다 훨씬 깊고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이 되어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 시기의 대학생들에게 은주님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속도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휴학을 고민 중이라면 주저 말고 경험해 보세요. 학교 밖에서 마주한 다양한 도전들이 생각지도 못한 삶의 에너지와 인사이트를 채워줄 테니까요.
평소 SNS로 진로 고민을 보내오는 수많은 동기, 후배들을 보며 늘 생각했습니다. 우리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고요. 모두가 각자의 아름다운 속도로, 자신이 원하는 진짜 방향을 찾아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하고싶은 건 다 해보기로 했다, 전자책 출판부터 68만 뷰 릴스까지 "

정현주, 국민대학교 국제통상학과 22학번
현주 씨는 낯선 세상 앞의 두려움을 외면하기보다, 그 두려움마저 품에 안고 씩씩하게 나아가는 진짜 용기를 가진 사람이다. 방황하고 멈칫하는 순간마저도 "겁쟁이인 스스로를 인정하기로 했다"며 자신의 마음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줄 아는 솔직함과 단단함이 참 매력적이다. 완벽한 정답 대신 기꺼이 자신만의 시행착오를 선택하며, '꾸물꾸물' 그러나 명확하게 나아가는 현주 씨의 다정한 발걸음을 온 마음으로 응원한다.
2026년을 시작하며, 올해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나요?
부끄럽고 무서워도 하고 싶은 걸 하며 세상에 당당히 발 딛는 사람, 최대한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 마음에 직접 전자책을 만들어 판매도 해보고, 친구들 몰래 이틀 동안 팟캐스트도 도전해 봤습니다. 시작 전엔 손이 벌벌 떨릴 정도로 무서웠는데 막상 해보니 별거 아니더라고요. 직접 겪고 나니 앞으로도 뭐든 부딪쳐 봐야겠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네이버에서 실제 판매 중인 현주 씨의 전자책상반기를 보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선택은 무엇이었나요?
개인 SNS 운영이에요. 처음엔 브랜딩을 해보고 싶어 가볍게 시작했는데, 한 콘텐츠가 조회수 68만 회를 기록했어요. 그걸 기회 삼아 대학생 정보와 저의 미완벽한 일상을 가감 없이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심한 관종으로서 참 기쁜 경험이었고, 하반기에 올해 가장 잘한 선택을 꼽는다면 단연 SNS 운영일 것 같아요.

"생각했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나요?" 지금의 나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면요?
솔직히 지금 당장은 생각했던 모습과 다른 방향으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이때쯤이면 사회의 일원으로서 내 한 몸 잘 챙기며 살 줄 알았는데, 아직 정신연령은 10대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거든요.
특히 인턴을 준비하는 지금이 24년 인생 중 가장 많이 방황하는 시기 같아요. 정답이 있던 입시와 달리 취업은 정답이 없더라고요. 몇 장의 서류와 짧은 면접으로 나를 증명해야 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려워요. 계속되는 지원과 탈락에 세상으로 나가는 게 무서워 방에 콕 틀어박히기도 하고, 가끔은 이 모든 게 시간 낭비처럼 느껴져 스스로가 미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겁쟁이인 저를 인정하기로 했어요. 이 또한 결국 거쳐야 하는 과정이니까요. 당장 극복은 못 해도 꾸물꾸물 나아가다 보면, 결과와 상관없이 끊임없이 도전했다는 사실 자체가 저를 성장시키고 다시 세상 밖으로 한 걸음씩 내딛게 해줄 거라 믿습니다.
실패도 숨기지 않고 기록한, 성장의 한 페이지하반기에는 꼭 경험해 보고 싶은 일이나,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인턴으로 돈을 모아서 유럽 여행을 가는 거예요. 매번 유튜브로 브이로그만 찾아보고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거든요. 이번 하반기에는 정말 꼭 가보고 싶어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면서 타지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고, 제 시야를 확장시키는 기회로 삼고 싶습니다. 그곳에서 자유로움을 마음껏 만끽하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추억을 쌓고, 앞으로 나아갈 자신감과 용기도 가득 얻어오고 싶어요.
이 시기의 대학생들에게 현주님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모든 대학생 여러분,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할 때도 있겠지만 부디 겁내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했으면 좋겠어요. 직접 경험해 봐서 알게 된 건데, 막상 해보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거든요.
아주 사소한 거라도 좋으니 그동안 미루고 망설여왔던 게 있다면 바로 지금 해보세요! 져야 할 책임이 적을 때 최대한 이것저것 부딪히며 실패든 성공이든 일단 경험을 다 쌓길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조금씩 더 나아져 있는 스스로를 보게 될 테니까요. 다들 자기 전에 '나는 멋지다' 세 번씩 꼭 외치고 자요!
세 명의 청춘이 들려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문득 우리의 오늘도 함께 떠오른다. 다이어리 첫 장에 적어두었던 목표와는 조금 다른 모습일지라도, 어쩌면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완벽한 정답이 있어서가 아니라, 무수한 미완(未完)의 틈새를 나만의 용기와 태도로 메워갈 수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처음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어도 괜찮다.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마주할 하반기의 바람은 우리를 또 어떤 멋진 곳으로 데려다줄까.
지나온 상반기의 나에게 고생했다는 가벼운 토닥임을, 그리고 다가올 날들을 향해 설레는 인사를 건네며, 지금 이 순간도 저마다의 지름길을 만들어가고 있을 모든 청춘의 여정을 온 마음으로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