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모태솔로지만 CC는 하고 싶어

모솔들의 연애 로망은 무엇일까?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프로그램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저렇게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이 도대체 왜 모솔일까?’였다. 그런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그들에게는 저마다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누군가는 덕질에 푹 빠져 연애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었고, 누군가는 상대의 관심이 부담스러워 연애를 피하고 있었다.


이처럼 연애를 바라보는 시선과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는 사람마다 달랐다. 문득 에디터는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대학교에 있는 모태솔로들은 왜 아직 연애를 하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들이 꿈꾸는 연애는 어떤 모습일까? 대학생 모솔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누군가를 좋아하기까지가 쉽지 않고, 만약 좋아하게 되면 뚝딱이가 돼요

김여름(가명), 성신대학교 서비스디자인공학과 23학번



24년 동안 모태솔로였던 이유
생각해보면 저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크게 느끼지 않는 사람인 것 같아요. 친구들이랑 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밌었고, 혼자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해서 굳이 연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못 했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다니는 게 편하기도 했고요. 일상에 연애가 없어도 딱히 비어 있다는 느낌이 없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친구 한 명이 저한테 너는 보통 남자친구랑 할 만한 걸 친구들이랑 이미 다 하고 다녀서 연애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한 적도 있는데 그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정말 그런 것 같더라고요. 맛있는 걸 먹으러 가고, 술을 마시고, 여행을 가고, 같이 놀러 다니는 걸 이미 친구들과 충분히 하고 있으니까 굳이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연애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

올해 들어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생겨 여러 이성을 만나봤는데, 그 과정에서 오히려 제가 어떤 사람인지 새롭게 알게 됐어요. 저는 처음 만났을 때 어느 정도 이성적인 끌림이 있어야 그 사람을 계속 알아갈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상대가 착하고 대화가 잘 통하는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과 ‘이 사람을 한 번 더 만나고 싶다’는 마음은 전혀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애매한 관계에 있는 이성과 연락하는 것도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워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친구들과 연락하는 건 하나도 귀찮지 않은데, 아직 제가 상대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는 상태에서 서로 호감이 있는 것처럼 연락을 이어가는 건 계속 신경을 써야 하는 느낌이라 힘들어요.



특히 누군가와 연락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오늘은 뭐 했어?”, “지금 뭐 해?” 하면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혼자 지내는 데 워낙 익숙해서인지 제 일상을 누군가에게 하나하나 알려주는 것도 어색하고 귀찮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모태솔로로 지낸 건 연애를 못 했다기보다는, 혼자서도 제 일상을 충분히 잘 채우고 있었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충분히 즐거웠기 때문에 연애를 적극적으로 찾을 이유를 크게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막상 사람을 만나보니 저는 아무나 천천히 알아가면서 마음이 생기는 타입보다는, 처음부터 어느 정도 이성적인 끌림이 있어야 제 일상에 그 사람이 들어오는 게 자연스러운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됐고요.



이제는 연애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

솔직히 가장 처음 연애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주변의 시선이 조금 신경 쓰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20~22살 때까지만 해도 제가 모태솔로라는 사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는데, 23살이 되니까 ‘이 나이까지 연애를 한 번도 안 해봤다고 하면 처음 보는 사람들은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생기더라고요.


그런 생각을 계기로 연애를 해야겠다고 의식하기 시작했는데, 생각하다 보니 연애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도 한 번 경험해보고 싶어졌어요. 누군가를 이성적으로 정말 좋아해서 설레고, 보고 싶어 하고, 친구나 가족과는 또 다른 의미로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는 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졌어요.


그럼 현재 연애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올해 3월쯤부터는 저처럼 솔로인 친구들과 이성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에도 놀러 다니면서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있어요. 그런데 사람을 많이 만나면 연애가 쉬워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연애를 하고 싶다’와 ‘누구라도 만나고 싶다’는 완전히 다른 말이라는 것만 확실하게 알게 된 것 같아요(웃음).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제가 첫 만남에서 어느 정도 끌림이 있어야 그다음 관계로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됐고요.



내가 이래서 모솔이구나 싶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1학년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갔던 3:3 미팅에서 한 분이 애프터를 신청한 적이 있어요. 처음 만났을 때 착하고 대화도 잘 통하는 것 같아서 연락을 받아줬어요. 그런데 연락을 시작하고 나니 생각보다 너무 힘들더라고요. 아직 제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는데 매일 연락을 이어가는 게 불편했고, 답장 하나하나를 신경 써야 하는 것도 피곤하게 느껴졌어요. 


사람이 싫은 것도 아니고 대화가 안 통하는 것도 아닌데 전혀 설레지가 않았어요. 어느 날은 상대방이 밥을 사주려고 했는데 그것도 괜히 얻어먹기가 싫더라고요. 저는 이미 다음에 또 만날 마음이 없는 것 같은데 밥을 얻어먹으면 다음 만남의 여지를 주는 것 같아서, 밥을 다 먹자마자 얼른 일어나 제가 먼저 계산해버렸어요. 상대방이 조금 당황했던 기억도 나요(웃음). 이후에 카페라도 가자고 했는데, 더 같이 있으면 괜히 기대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미적분 과제가 있어서 집에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하고 밥만 먹고 집에 왔어요.



그런데 집에 와서도 끝이 아니었어요. 상대방이 잘못한 게 하나도 없고 오히려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말해야 상처를 주지 않고 끝낼 수 있을까?’를 한참 고민했어요. 결국 동기들까지 동원해서 카톡 문구를 같이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그냥 ‘마음이 안 생겼나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올해 들어 여러 이성을 만나보면서 그때의 제 행동이 조금 이해되기 시작했어요. 저는 처음 만났을 때 어느 정도 이성적인 끌림이 있어야 그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이더라고요. 처음에 마음이 가지 않으면 ‘몇 번 더 만나보면 좋아질 수도 있겠지’ 하고 두세 번 만나봐도 결국 마음이 잘 생기지 않았어요.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행동하는 편인가

뚝딱이가 됩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또 너무 다르게 행동해요. 오히려 제가 먼저 관심이 생기면 좋아하는 티를 들키기 싫어서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평소보다 더 틱틱거리게 되더라고요. 저는 전혀 몰랐는데 같이 있던 친구들이 “너 왜 마음에 드는 사람한테 더 틱틱거리고 가볍게 대해?”라고 말해줘서 처음 알았어요. 


그래서 요즘은 왜 지금까지 모솔이었는지 조금 알 것 같아요. 처음부터 끌리지 않으면 몇 번을 만나도 마음이 잘 생기지 않고, 막상 처음부터 끌리는 사람이 나타나면 좋아하는 티를 감추려고 오히려 틱틱거리고. 생각해보니 어느 쪽이든 연애가 시작되기 쉽지 않은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웃음).


출처: 강하늘 인스타그램

여름님의 이상형

예전에는 이상형을 물어보면 별 고민 없이 “바르게 생긴 사람을 좋아해요”라고 말하고, 연예인으로는 강하늘 배우를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올해 여러 이성을 직접 만나보면서 생각보다 제 취향이 꽤 구체적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외적으로는 여전히 큰 틀에서는 강하늘 배우처럼 선하고 바른 느낌을 좋아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정해인 배우나 안보현 배우처럼 눈매가 살짝 처진 강아지상을 좋아하는 것 같고, 특히 웃었을 때 이가 가지런한 사람에게 눈이 많이 가더라고요. 체형은 아예 운동을 하지 않은 몸보다는 운동을 조금 해서 상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 좋고요.


출처: MBTI 홈페이지

성격은 MBTI로 굳이 표현한다면 NF보다는 ST 쪽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너무 감성적인 사람보다는 제가 고민을 이야기했을 때 충분히 들어준 뒤에 현실적인 해결책을 같이 찾아주는 사람이 저와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솔직히 여사친이 많지 않은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제가 여대를 다니다 보니 평소에 여러 이성과 함께 생활하는 환경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남자친구가 여러 여자와 굉장히 가깝게 지내는 모습을 상상하면 벌써부터 진절머리가 나는 것 같아요. 물론 상대방의 인간관계를 제한하고 싶다는 뜻보다는, 이성 친구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게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저와 잘 맞을 것 같아요.


이렇게 하나하나 말하다 보니 조건이 굉장히 많아 보이는데,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처음 만났을 때 제가 자연스럽게 끌리는 사람인지인 것 같아요.



여름님의 연애 로망이 있다면

단순히 좋아하고 같이 노는 것에서 끝나는 관계보다는, 서로 다른 부분을 보면서 ‘나도 저런 점은 닮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부족한 부분은 상대방에게 배우고, 반대로 상대방도 저를 보면서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관계면 좋을 것 같아요.


각자 자기 생활이나 목표도 열심히 챙기면서, 연애를 시작했다고 한쪽의 생활이 전부 상대방 중심으로 바뀌기보다는 서로의 삶을 응원하면서 같이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연애를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언젠가 연애를 하게 된다면 ‘이 사람을 만나서 내 삶이 좁아졌다’가 아니라 ‘이 사람을 만나고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느낄 수 있는 관계였으면 좋겠습니다.




눈치가 없기도 하고 아빠 같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어요

김태리, 고려대학교 사학과 23학번



24년동안 모태솔로였던 이유

아빠가 가족을 정말 잘 챙기고 자상하신 분이라, 저한테는 아빠가 관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아빠 같은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데, 아직까지는 제 마음에 딱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어요.


가끔 엄마가 저한테 “눈을 좀 낮춰보는 건 어떠냐”고 말씀하시는데, 그것도 생각처럼 마음대로 되지는 않더라고요(웃음). 아무래도 오랫동안 봐온 아빠의 모습이 제게는 자연스럽게 이상적인 기준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집에 있는 걸 정말 좋아해요. 하루 종일 밖에 있다가 들어오면 다음 날은 꼭 집에서 쉬면서 에너지를 충전해야 하는 편이에요.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막상 체력이 따라주지 않을 때가 많고요. 


또 남들보다 에너지의 역치가 낮은 편이에요. 친구들을 보면 바쁘게 할 일을 다 하면서 연애도 잘하던데, 저는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것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더라고요. 요즘은 특히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취업을 위해 어떤 스펙을 쌓아야 할지 온통 그 생각으로 가득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애는 더 후순위로 밀려난 것 같아요.



이제는 연애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

'내 편이 한 명 정도 더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가족이나 친구들도 늘 제 편이 되어주지만, 언제까지 그들에게만 의지할 수는 없잖아요. 특히 부모님께는 더 이상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있고요.


원래 혼자서도 잘 노는 편이고, 작년에 교환학생을 하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서 연애에 대해서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좋은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은 사람이 한 명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장소에 가거나, 맛있는 걸 먹거나, 좋은 걸 봤을 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같이 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기 시작했어요. 


이래서 모솔이구나 싶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고백 공격 받은 썰

연애에 관해서는 눈치가 정말 없는 편인 것 같아요. 새내기 때 교양 수업이 겹쳤던 동갑 친구가 있었는데, 제가 인스타 스토리를 올릴 때마다 좋아요를 눌러주고 가끔 디엠으로 답장도 해줬어요. 그런데 그때는 그저 ‘왜 이렇게 자주 연락하지?’ 싶어서 부담스럽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죠.


그러다 자꾸 밥을 먹자고 하길래 ‘겹강이니까 그냥 점심 먹자는 거겠지~’ 싶어서 별생각 없이 한 번 같이 밥을 먹었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 연락하는 빈도가 점점 늘더니, 나중에는 저한테 뻔엠을 같이 가자고 하더라고요. 저도 어차피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던 터라 별생각 없이 같이 갔는데, 나중에 새벽에 저를 따로 불러서 고백을 했습니다.

사실 그 친구는 제 스타일이 아니서 이른바 ‘고백 공격’을 당했다고 생각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계속 호감을 표현하고 있었는데, 제가 그걸 전혀 알아채지 못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은 그때보다는 눈치가 조금 늘었습니다(웃음).

출처: 정해인 인스타그램


태리님의 이상형

여자 이상형은 흔히 ‘상견례 프리패스상 vs 날티상’으로 나뉜다고 하잖아요. 저는 날티상보다는 참하고 야무진, 이른바 ‘상견례 프리패스상’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성격은 외유내강인 사람이 좋습니다. 겉으로는 부드럽지만 내면은 단단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철이 안 든 사람은 정말 질색이에요. 그리고 저보다는 조금 더 외향적이면 좋겠어요. 제가 말수가 많은 편도 아니고 낯도 조금 가리는 편이라 대화를 편하게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너무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은 제가 또 감당하기 힘들 것 같고요(웃음).


태리님의 연애 로망이 있다면

그냥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둘이서 일상을 함께 보내는 게 제 로망이에요.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운동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요. 사실 특별한 걸 하지 않더라도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아요.


인스타 릴스를 보다 보면 커플이나 신혼부부의 일상이 종종 나오잖아요. 예전에는 ‘그냥 보기 좋네~’ 정도로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런 모습을 보면 한 번씩 부럽기도 하더라고요(웃음). 거창한 이벤트보다는 좋아하는 사람과 소소한 일상을 함께 보내는 게 제가 생각하는 연애의 가장 큰 로망인 것 같아요.

올해 연애 꼭 해보고 싶습니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속 출연자들에게 각자의 모솔 사연이 있었듯, 우리가 만난 대학생 모태솔로들에게도 연애를 하지 않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었다. 모태솔로일 뿐, 연애를 포기한 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이상형이 정말 구체적이었다(웃음). 과연 이들 중 누가 가장 먼저 모솔 딱지를 떼게 될까? 에디터는 앞으로도 이들의 연애 소식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보기로 했다.  




#연애모태솔로모솔CC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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