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요즘 대학생이 복권 구매 대신 LEET 시험 보는 이유

141점으로 완주한 자, 진입을 재고하는 자, 새로운 길을 찾은 자까지
매년 7월 중하순. LEET(법학적성시험) 시험장을 나서는 수험생들의 표정에는 저마다의 희비가 교차한다. 로스쿨 입학을 거쳐 차기 법조인을 지망하는 대학생들이 치르는 핵심 적성시험인 LEET. 수험생들은 '운칠기삼'이라는 말로 불확실성을 탓해보기도, 혹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나침반 삼아 또다시 책상 앞에 앉기도 한다. 노력해도 점수가 오르는 한계가 있다는 일명 'LEET 신수설'에 적성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의 불안은 가중된다.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불안한 길 위에서, 저마다의 전략으로 수험과 인생을 풀어낸 세 사람의 기록. 
LEET라는 관문 앞에서, 진짜 내 길을 찾아간 대학생 3인의 솔직한 인터뷰를 소개한다. 



"'안되면 말고' 식으로 담담하게 대해서 자기 실력이 나왔어요"

 이원재, 한양대학교 정책학과 22학번 (27학년도 LEET 표준점수 141.9점)



수험 준비를 위해 군대/휴학/졸업유예를 활용했나요? 
LEET만을 목적으로 휴학이나 졸업유예를 활용하진 않았어요. 원래 공대 출신(부산대 기계공학 19학번)이었는데, 길게 보면 군대에서 법조인이 되려고 수능을 다시 쳐서 한양대에 들어왔습니다. 학교 학업 및 타 시험 준비와 병행하며 LEET 수험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로스쿨 준비 및 LEET 응시 계기가 무엇인가요?
멋있어 보이는 것들을 좋아했어요.(웃음) 군대에서 전역 후 무엇을 할지 찾는 과정에서 '검사'를 생각해 봤는데, 너무 멋있고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LEET가 존재하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법을 배우고 싶어 법과대학 후신인 정책학과에 진학했어요. 실제로 대학에서 법학을 접해보니 제 적성에 너무나 잘 맞았고, 이것이 로스쿨 진학과 LEET 응시로 이어졌습니다. 


LEET 총 수험 기간과 횟수 및 점수 변화는 어떻나요?
수험 기간은 2년 정도이고 본시험은 3번 봤어요. 점수 추이는 본시험 기준 106.8점에서 122.9점, 그리고 141.9점으로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실전 시험의 중압감 등으로 인해 첫 본시험 성적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수험 전략과 멘탈을 재정비하면서 점수가 점진적으로 대폭 상승하여 최종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어요.

결론적으로 올해는 직전에 봤던 모의고사와 거의 동일한 표준점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수험가 소문으로는 모의고사는 연습이고 본점수와 관계없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모의고사를 통해서 자신감을 충전해 왔던 것 같아요. 


작년의 수험 실패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응시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작년에 본시험을 못 봤어도, 내가 리트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확실한 자기 확신이 있었어요. 사설 모의고사 등에서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검증된 실력이 있었기에, 불확실성을 무릅쓰고 다시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에 진입하기로 결심했다면 '나는 잘한다'라는 확신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 것 같아요. 스스로의 역량을 믿고 끝까지 밀어붙였기에 당시의 선택에 전혀 후회가 없습니다.


LEET 성적을 올릴 수 있던 핵심 요인은 무엇이었나요? 
비약적인 성적 상승은 단순히 운보다는, 모든 변수에 대해 빠짐없이 대책을 세웠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작년의 경우 언어이해 첫 지문에 멘탈이 크게 흔들려 약 12분 정도를 써서 전체적인 운영이 망가졌었거든요. 올해는 동일한 상황에서 똑같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모든 변수에 계획을 세웠던 것 같아요. 

인강의 덕을 많이 보기도 했습니다. 가령 추리논증 강의를 통해 감으로 풀던 습관을 버리고 법조문을 먼저 파악하고 선지와 비교하는 정석적인 풀이 체계를 갖출 수 있었어요. 

LEET를 통한 가치관의 변화 및 예비 수험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간절할수록 오히려 시험을 그르칠 수 있으니, 인생의 중요한 시험일수록 담담하게 임해야 한다'는 태도를 배웠어요. 오히려 안 되면 말고 식으로 담담하게 대해야 자기 실력이 나오는 것 같아요. 

예비 수험생들에게는 무작정 독서나 스터디에 의존하기보다, 리트 기출을 닳아 없어질 때까지 깊이 분석하여 자신만의 '사고 체계'를 완벽히 생성할 것을 조언하고 싶습니다. 막막한 적성시험임에도 점수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역치를 올릴 수 있는 사람은 분명 존재하니까요. 



"일단 한번은 몰입해서 치르고 플랜 B를 정하는 게 맞아요" 

 이준서,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23학번 (CPA 및 금융 공/사기업 준비생)



LEET 총 수험 기간과 응시 횟수는 어떻게 되나요?
22년에 한양대 재학 중에 전적을 거쳐 현재 학교에 입학했고, 군 복무를 마치고 작년 말 전역했습니다. 올해 LEET 시험을 응시했고, 수험 준비는 군 복무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했습니다. 실질적인 수험기간은 1달도 안돼서 정말 복권을 사듯 LEET를 응시해본 것 같네요. (웃음)

로스쿨을 염두에 두고 진로를 준비하셨던 이유와, 실제 LEET를 치르며 느낀 솔직한 인상은 어땠나요?
중학생 때부터 제 오랜 꿈은 막연히 사익보다 공익을 추구하는 '검사'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법학에 대한 친숙함과 흥미가 항상 있었기 때문에 진로를 고민할 때 로스쿨은 매우 자연스러운 선택지였습니다.

‘LEET는 재능이 크게 작용하는 시험이다’라는 수험 소문이 있는데, 실제 준비하고 치르니 그 인상이 그대로 맞아 떨어졌습니다. 과거 수능 국어 영역 등에서 느꼈던 제 독해력의 한계가 LEET 수험에서도 비슷하게 노출되는 걸 실감했고요. 실제 점수가 진입권인 120점 이상에 못 미치는 110점대에 머무는 것을 확인하면서, 냉정하게 로스쿨 진입을 다시 재고하게 되었습니다.  


LEET 응시 후 회계·재무(CPA) 쪽으로 관심이 기울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주변 동기들이 CPA나 금융권 취업을 자연스럽게 준비하는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LEET의 불확실성을 보완할 플랜 B를 고민하다가 군 복무 시절부터 CPA 기본 강의를 들으며 준비를 시작했는데요. 법학에 대한 흥미와 별개로, 현실적인 취업 시장에서 저만의 확실한 무기나 전문성을 갖추기에는 이쪽 진로가 가망성 있고 확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및 예비 수험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현재 CPA 준비와 금융권 취업, 그리고 LEET의 가능성 사이에서 구체적인 진로 방향성을 다듬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LEET의 경우 실전 응시를 지속적으로 타진해 볼 수 있겠지만, 이 역시도 계속 응시하는 것이 맞을지 고민 중입니다. 

LEET는 노력 대비 결과의 불확실성이 크고 실패했을 때 돌아오는 리스크가 다소 높은 시험입니다. 하지만 시험을 보기 전부터 대체 진로를 고민하는 것보다는, 우선 후회 없이 실전 시험을 경험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진로가 고민된다면 저처럼 군대를, 혹은 휴학 제도를 활용해 부담 없이 다양한 공부나 경험을 해보며 적성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분쟁을 해결하는 법조인보다, 제도와 정책을 설계하는 공무원이 더 좋아졌어요." 

 이신정, 숙명여자대학교 법학과 22학번 (공무원 시험 준비생)



수험 준비를 위해 휴학과 같은 제도를 활용했나요? 
21살 휴학 당시 시간에 여유가 있을 때 LEET를 처음 풀어보면서 제 수준을 확인하고 공부 방향을 구상했습니다. 저는 휴학을 단순히 공부 기간을 늘리는 용도가 아닌, 나 자신을 확인하고 진로 방향을 설계하는 시간으로 활용했습니다. LEET는 2024년에 응시했고, 총 수험 준비 기간은 7개월 정도인 것 같습니다.
 


로스쿨을 염두에 두고 진로를 준비하셨던 이유와, 실제 LEET를 치르며 느낀 솔직한 인상은 어땠나요?
처음부터 로스쿨 진학에 확신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대학에서 해외 봉사를 하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일에 관심이 생겼고, 법학 수업 판례들을 통해 법이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며 법조인을 꿈꾸게 됐습니다. 내가 이 길에 정말 맞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LEET에 응시했죠.


LEET 응시 후 진로를 전환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요?
시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법조 진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사회 제도와 정책을 만드는 일에 더 큰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었어요. 법적 분쟁을 사후적으로 해결하는 법조인보다, 선제적으로 좋은 정책을 수립하고 보완하는 역할에 스스로가 더 큰 보람을 느낀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수업 시간에 교수님의 권유와 맞물려 공무원의 길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LEET 준비가 현재의 진로 공부에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적성시험도 훈련하면 성적이 오른다는 확신을 얻었기에 공무원 시험 준비 과정이 거대한 장벽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LEET 준비를 통해 적성형 문항에 대한 기본 적응력과 문제 풀이 체계를 형성했기에 공무원 시험 체감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졌기도 하고요. 전공인 법학 수업에서 행정법에 흥미를 느꼈던 경험까지 더해져 현재 수험 과목들을 비교적 즐겁게 소화해 내고 있습니다. 


실패를 대비한 '플랜 B' 준비(대체 진로 필수론)에 대해서 동의하시나요?
제 경우 준비 당시에는 구체적인 플랜 B를 두지 않았습니다. 플랜 B가 없어서 로스쿨 준비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고, 일단 선택한 길에는 충분히 몰입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선택한 길이 유일한 정답이라고 고집하는 태도는 경계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진로 전환 이후 일상이나 수험을 대하는 마음가짐, 그리고 미래를 보는 시각은 어떻게 변했나요?
과거에는 시험 점수 자체에 몰두했다면, 지금은 '왜 이 공부를 하는가'와 '앞으로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할 것인가'를 함께 고찰하게 되었습니다. 진로를 틀어본 경험을 통해 인생의 길을 단 하나의 정해진 경로로만 제한할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으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매일 성실히 할 일을 해나가는 태도를 배웠습니다.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마디는 무엇인가요?
이미 시작했다고 해서 무조건 끝까지 고집할 필요도 없고, 반대로 일시적인 불안감 때문에 너무 쉽게 포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경험이든 자신을 알아가는 소중한 자산이 되므로, 충분한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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