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중경외시? 중경시외? 순위 정하다 결국 피 봄
2026 헌혈대전, 이 착한 경쟁의 승자는?
대학 간 경쟁하면 학술대회나 체육대회가 먼저 떠오르죠. 이번에는 조금 색다른 경쟁이 펼쳐졌습니다.
바로 2026 헌혈대전.
지난 9월, 경희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 학생들이 헌혈로 승부를 겨뤘는데요. 학생 리포터가 직접 그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2026 동대문구 3개 대학 헌혈대전
출처: 인스타그램 @uos_dawn_62헌혈대전은 학교에 찾아온 '헌혈 버스'와 '헌혈의 집 회기 센터'를 통해 참여할 수 있었고,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도 함께했습니다. 집계는 단순하게 헌혈자 수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각 대학의 학부 재적 인원 대비 헌혈자 비율을 기준으로 이뤄졌습니다. 학교 규모가 다른 만큼, 참여율을 비교하는 방식이었어요.
헌혈 후에는 봉사시간 4시간이 인정됐으며, 기념품·교환권 등의 혜택과 인증사진 이벤트도 마련됐습니다. 단순히 학교끼리 경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참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는 요소를 더했습니다.
학생 리포터도 참여해보았습니다

수업이 끝난 무렵이라 그런지 헌혈 버스를 찾은 학생들이 꽤 많았는데요. 30분 정도 기다린 뒤 헌혈했습니다. 헌혈 전에는 혈압과 심박수 등을 확인하는데요. 오랜만에 하는 헌혈이라 긴장해서인지 심박수가 높게 나와 잠시 물을 마시며 안정을 취한 뒤 헌혈을 마쳤어요.


헌혈 인증사진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어 헌혈을 마친 뒤 기념사진도 남겼어요! 헌혈증서는 연말에 학교 이름으로 기부된다고 해서 저도 기부함에 넣었습니다.
직접 참여해보니 어땠냐고요?
막상 헌혈 버스에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나도 한번 해보자’라는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수업 전후 학교에서 바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했습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헌혈 버스가 이날만큼은 학생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는 곳이 되었어요.
헌혈대전에 참여한 계기, 모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헌혈대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익명의 참여자 1: 기회가 될 때마다 헌혈하는 편인데요. 마침, 학교에 헌혈 버스가 와서 참여하게 됐어요.
익명의 참여자 2: 평소에는 레드커넥트 앱으로 예약하고 헌혈의집까지 찾아갔는데, 학교에서 공강 시간을 활용해 바로 할 수 있어서 훨씬 편했습니다.
'우리 학교가 이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실제 참여에도 영향을 줬나요?
익명의 참여자 1: 네! 작년에 시립대가 헌혈대전 최종 결과 1위를 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도 시립대가 이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헌혈에 참여했습니다.
익명의 참여자 2: 중간 집계 결과를 확인하고 나서는 확실히 조금 더 자극받은 것 같아요. 특히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도 헌혈대전 이야기가 나오고, “우리 학교 순위 올려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말이 오가는 걸 보면서 혼자 참여하는 것보다 같이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경험 이후에도 헌혈을 계속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나요?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익명의 참여자 1: 내가 가진 혈액을 나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헌혈이잖아요? 세 학교가 함께하는 헌혈대전에 참여하면서 헌혈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꾸준히 헌혈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권할 거예요!
익명의 참여자 2: 네, 앞으로도 시간이 맞으면 계속 헌혈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학교에서 동기들과 함께하다 보니 혼자 할 때보다 더 뿌듯했던 것 같아요. 특히 많은 학생들이 함께하고 그 결과가 실제로 보이니까 ‘우리가 같이 좋은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더 크게 들었습니다.
헌혈을 둘러싼 대학 간 경쟁,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출처: 성균관대학교사실 대학생들의 헌혈 경쟁은 헌혈대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의 ‘헌혈 정기전’이 있는데요. 두 대학은 2022년부터 헌혈 정기전을 이어오고 있으며, 2026년에는 9월 1일부터 10월 2일까지 5회째 행사를 열어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과 교직원도 함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난 4년간 누적 헌혈자는 5천여 명에 달했습니다.
서울과 수원, 서로 다른 지역에 자리한 캠퍼스 사이에서도 헌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는 서울의 인문사회과학캠퍼스와 수원의 자연과학캠퍼스가 헌혈 참여 실적을 두고 겨루는 캠페인을 진행해 왔습니다. 서로 다른 지역의 학생들이 같은 목표 두고 참여하면서, 캠퍼스 간 교류와 헌혈 참여를 함께 이끌어낸 사례입니다.
이처럼 대학가에서는 기존의 경쟁 문화를 없애기보다, 경쟁의 방향을 생명 나눔으로 바꾸는 방식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학 간 경쟁이라고 하면 보통 어느 학교가 더 잘했는지, 누가 이겼는지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헌혈대전에서는 승패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함께 했는지에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학교의 이름을 걸고 시작한 경쟁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나누는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것.
어쩌면 헌혈대전이 남긴 가장 특별한 결과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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