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시험기간에 학교 부수고 싶어서 게임 만든 대학생

'SMASH 대학교' 개발자 중앙대 23학번 홍철민 인터뷰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상상이 있어요. 바로 ‘학교 부수기’인데요.
 
그런데 이 상상을 실제 게임('SMASH 대학교')으로 구현한 대학생이 있어요. 고등학생 시절 담임 선생님의 말씀에 감명받아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게 된 중앙대 23학번 홍철민 학생이에요.
 
학교를 부수고 싶다는 엉뚱한 상상에서 시작해 누적 방문 100만 회를 기록하기까지! 홍철민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홍철민 학생 프로필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중앙대학교 소프트웨어학부 23학번 홍철민입니다. ‘Hong-Iron’이라는 이름으로 게임을 만들고 있어요.

‘SMASH 대학교’는 어떤 게임인가요?
‘SMASH 대학교’는 우리 학교 캠퍼스를 3D로 구현해 폭탄, 야구 배트, 레이저, 운석, 지진, 핵폭탄으로 마음껏 부수는 게임이에요. 현재 전국 197개 캠퍼스가 구현되어 있고, 공개 2주 만에 누적 방문 100만 회를 넘겼습니다.

시험기간의 홍철민 학생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 ‘학교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잖아요. 정말 그 상상에서 시작된 게임인가요?
맞아요. 중앙대에서는 시험기간마다 “중앙대가 날아가 버렸으면 좋겠다"라는 밈이 돌아요. 저도 볼 때마다 공감했는데, 이번 시험기간에는 유독 자주 떠오르더라고요(웃음). 마침 중간고사를 보는 과목이 세 개뿐이라 시간에 여유가 있었어요. ‘지금이다!’ 싶은 마음으로 게임을 개발했습니다.

개발자님도 실제로 학교를 부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웃음)
오전 10시에 중간고사가 있는 날이었어요. 전날 밤을 새우려다 깜빡 잠들었는데, 눈을 떠 보니 9시 55분이었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전기자전거를 타고 학교까지 달려갔죠. 다행히 시험은 잘 치렀지만, 달려가는 동안은 정말 간절하게 학교를 부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 상상을 진짜 게임으로 만들다니! 개발에는 얼마나 걸렸나요?
첫 프로토타입은 2시간 만에 만들었어요. 친구들 반응이 좋아서 다듬어 공개하고, 다른 학교까지 확장하는 데 이틀 정도 걸렸죠. 기획부터 개발까지 혼자 진행했고, AI 코딩 도구인 클로드 코드의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초기 게임 화면
지금은 무려 197개 캠퍼스를 부술 수 있다고요?
처음에는 중앙대 하나만 구현한 작은 게임이었어요. 무기도 4개뿐이었고 모바일 화면에도 맞지 않았죠. 밈은 보고 웃고 끝나지만, 게임은 매일 다니던 강의실과 도서관을 직접 부수고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잖아요. 그런 재미를 주고 싶었어요. 지금은 197개 캠퍼스에 6개의 무기, 대학교별 랭킹까지 생겼어요. 웃자고 만든 장난감이 어엿한 게임이 된 셈이죠.

캠퍼스가 꽤 정교하던데, 전국의 학교를 어떻게 구현했나요?
건물 모양과 층수, 도로는 국토교통부 공간정보 플랫폼 브이월드(VWORLD)와 공개 지도 오픈스트리트맵(OpenStreetMap)을 참고했어요. 지형의 높낮이는 공개 고도 데이터(AWS Terrain Tiles)를 활용했고, 건물 색은 위성사진과 비교해 비슷하게 맞췄죠. 전국 197개 캠퍼스를 직접 방문할 수는 없으니, 우선 구현한 뒤 재학생들의 제보를 받아 계속 수정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직접 게임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네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우리 학교도 넣어 주세요”라는 요청이 깃허브로만 2,000개 가까이 들어왔죠. “이 건물은 철거됐어요”, “여기는 학교 건물이 아니에요” 같은 제보도 이어졌고요. 
 
특히 복학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던 학생의 연락이 기억에 남아요. 게임을 즐긴 뒤 제가 만든 다른 프로젝트까지 찾아보고, 개발자로서 롤모델이 됐다는 메시지를 보내 주셨어요. 얼굴도 모르는 분이 제 작업을 통해 진로를 그려 봤다는 사실이 정말 뭉클했어요.

SMASH 대학교 시간당 페이지뷰

친구들과 즐기려고 만든 게임이 100만 방문을 기록했어요. 인기를 실감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처음 누적 접속자가 7,000명을 넘었을 때요. 이후 X에서 모르는 분이 올린 플레이 영상이 360만 회 넘게 조회되면서 더 크게 실감했어요.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에게 연락이 올 때도 ‘정말 일이 커졌구나’ 싶었죠.

대학생들이 이렇게까지 학교 부수기에 진심일 줄 예상했나요?
어느 정도는 통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학생들은 자기 학교 욕은 해도 남이 하면 화내잖아요(웃음). 그런 애증이 있으니까 남의 학교가 아니라 ‘우리 학교’를 부수는 재미가 있는 거죠. “여기 내 강의실이다!”라고 외치며 반가워하면서 부수는 거예요.

공유 기능도 한몫했어요. 부순 결과를 버튼 하나로 친구에게 보낼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친구가 “우리 학교는?”이라며 접속하고 다시 공유하는 식으로 퍼져 나갔죠. 여기에 학교 대항 랭킹까지 더해지니, 자기 학교 순위를 올리겠다며 단톡방에 링크를 공유하는 학생들도 많았어요.

학교별 랭킹 경쟁도 치열하던데요. 기억에 남는 학생들의 반응이 있나요?
매크로를 사용해 점수를 올리는 이용자가 발견된 적이 있어요. 자기 학교를 1위로 만들고 싶었던 모양이에요. 상업 게임이었다면 큰일이었겠지만, 점수만 원래대로 돌려놓고 웃어넘겼어요. 그 진심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죠(웃음).

개발자님이 예상했던 재미와 실제 이용자들이 열광한 부분이 달랐나요?
단순히 ‘부수는 쾌감'이 전부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학생들은 얼마나 웃기게 학교를 부쉈는지 자랑하고, 학교별 랭킹을 올리며 애교심을 확인하더라고요. 학교를 부수는 게임이 오히려 애교심을 드러내는 놀이가 됐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SMASH 대학교의 콤보 시스템

게임을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반대로 가장 뿌듯한 기능도 궁금해요.
모바일에서도 건물 여러 동이 끊김이 없이 무너지도록 구현하는 과정이 어려웠어요. 이용자가 몰려 서버 한도를 넘으면서 랭킹이 멈춘 적도 있었고요. 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은 콤보 시스템이에요. 빠르게 연속으로 부술수록 D에서 SSS까지 랭크가 올라가는데, 게임의 매력을 잘 살린 기능이라고 생각해요. 

원래부터 개발자가 꿈이었나요?
원래는 철학을 공부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께서 “세상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이 크게 와닿아 컴퓨터공학을 선택했죠. 의미를 탐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가장 크게 배운 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만들어서 내놓는 힘’을 배웠어요. 2시간 만에 만든 프로토타입이 100만 방문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어요. 완벽하게 완성한 뒤 공개하려 했다면 아마 시작조차 못 했을 거예요. 실제 이용자가 생기면서 서버 비용이나 성능 문제처럼 수업에서 배울 수 없는 경험도 많이 쌓았고요.


앞으로는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나요?
인지 능력이나 정신적 기능의 저하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질환이나 장애로 힘들어하지만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도구를 만드는 일이니까, 좋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지친 사람들이 다시 꿈꿀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오늘도 학교를 부수고 싶은 전국의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학교는 ‘SMASH 대학교’에서 시원하게 부수고, 현실의 학교는 조금만 더 버텨 봐요. 한 판 부수고 나면 다시 공부할 힘이 조금은 생길 거예요! 12월 기말고사 시즌에 맞춰 캠퍼스를 350곳까지 늘릴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인터뷰#홍철민#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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