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내가 너의 은행이 되어줄게
키다리은행 에서는 이자 없이 3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몇 년 전의 일이다. 전화벨이 울렸고, 발신자는 우리 동아리 회장이었다. “있잖아, 돈 있으면 빌려줄 수 있니? 우리 엄마가 많이 아프셔….”
다른 일도 아니고 엄마가 아프시다는데, 고민은 1도 할 필요가 없었다. 한 달 과외비 30만원을 친구 계좌로 보냈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다는 게 함정. 그 뒤 우리 동아리에선 회장이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녀를 본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30만원보다도 아까운 것은 친구를 향한 믿음이었다. 그러던 중 한양대 재학생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키다리은행’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일도 아니고 엄마가 아프시다는데, 고민은 1도 할 필요가 없었다. 한 달 과외비 30만원을 친구 계좌로 보냈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다는 게 함정. 그 뒤 우리 동아리에선 회장이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녀를 본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30만원보다도 아까운 것은 친구를 향한 믿음이었다. 그러던 중 한양대 재학생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키다리은행’이 눈에 들어왔다.

대출 조건은 따로 없다. 한양대 학생이면서 ‘키다리은행’의 조합원이라면 누구든 3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6개월 안에 자율 이자로 상환하면 된다. 이자를 안 내도 된다는 뜻이다.
재학생들이 출자금을 직접 모아서 만든 은행이기에 의미가 더 크다. ‘키다리은행’을 만든 한하원(국제학 12), 박태준(경제금융학 10) 학생을 만났다.
이들은 “이자를 받는 것은 취지에 어긋난다 고 생각했다”며 “돈을 빌려갔던 조합원 가운데 안 갚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했다.
상환 지원팀에서 대출 심사를 거치는데다가,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캠퍼스에선 신용이 곧 담보이기 때문이다.

재학생들이 출자금을 직접 모아서 만든 은행이기에 의미가 더 크다. ‘키다리은행’을 만든 한하원(국제학 12), 박태준(경제금융학 10) 학생을 만났다.
이들은 “이자를 받는 것은 취지에 어긋난다 고 생각했다”며 “돈을 빌려갔던 조합원 가운데 안 갚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했다.
상환 지원팀에서 대출 심사를 거치는데다가,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캠퍼스에선 신용이 곧 담보이기 때문이다.

‘키다리은행’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은지를 물었다. 30만원은 요긴하게 쓰이고 있었다. 방학 동안 해외에 가는데 비행기 표 값만 생각하고 방 월세는 생각지 못했던 학생, 학원비가 필요한 학생, 두 달 뒤에 돈이 생기는데 지금 당장 생활비가 부족한 학생까지….
이런 제도가 우리 학교에 있었더라면, 우리 동아리 회장도 친구들을 등질 필요까지는 없었을 것이다.
내 눈에 좋은 건 다른 사람에게도 좋아 보이는 것이 인지상정. 현재 ‘키다리은행’은 한양대 서울 캠퍼스에만 있지만, 앞으로는 서울시립대를 비롯해 다른 학교에도 생길 계획이다.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앞두고 있다.
이런 제도가 우리 학교에 있었더라면, 우리 동아리 회장도 친구들을 등질 필요까지는 없었을 것이다.
내 눈에 좋은 건 다른 사람에게도 좋아 보이는 것이 인지상정. 현재 ‘키다리은행’은 한양대 서울 캠퍼스에만 있지만, 앞으로는 서울시립대를 비롯해 다른 학교에도 생길 계획이다.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앞두고 있다.
#한양대#키다리은행#대출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