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적다? 작다?

과거에는 '적다'와 '작다'를 구분하지 않았다.

먼 옛날, 한글이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적에는 ‘적다’와 ‘작다’를 구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적다’라는 단어 하나로 두 가지 모두를 표현했다고 하네요. 안 그래도 상황에 맞게 쓰기 헷갈려 죽겠는데 옛날 사람들은 거 참 편했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한편, 이런 일도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갑순이와 갑돌이가 자그마한 밥상에 마주 앉았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수저가 하나뿐입니다. 수저의 개수가 부족하다고 여긴 갑돌이가 말했습니다. “수저가 작다(적다).” 그런데 돌연, 갑순이가 화를 내며 이렇게 말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적기는 무어가 적어요(작다)! 항아리에 쌀은 없는데 밥은 주걱으로 퍼 드시게?” 갑순이는 돈도 못 벌어오면서 수저 크기를 불평하는 갑돌이가 얄미웠습니다.  

‘적다’는 수량을, ‘작다’는 크기를 나타낼 때 쓰는 말입니다. 우리 선조들도 이런 난감한 일을 많이 겪다 보니 자연스레 ‘적다’를 ‘적다’와 ‘작다’로 나누어 쓰기 시작한 것 아닐까요? 하나의 단어에서 분화되었으니 생긴 모양도, 그 의미도 엇비슷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틀리게 사용하는 건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우리의 유전자에 새겨진 기억이 잘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후손들에게까지 그릇된 정보를 물려주어선 안 되겠죠. ‘적다’의 반대말은 ‘많다’, ‘작다’의 반대말은 ‘크다’라는 걸 기억하면서 바르게 쓸 수 있도록 노력해봅시다.

적다  
수효나 분량, 정도가 일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다.
  • 사장님, 인간적으로 시급이 너무 적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작다 
1. 길이, 넓이, 부피, 규모 등이 비교 대상이나 보통보다 덜하다.
2. 사람됨이나 생각 따위가 좁고 보잘것없다.
  • 학교 근처에 원룸을 얻었는데 너무 작아서 답답하다. 
  • 그렇게 그릇이 작아서 어디 ‘과대’ 하겠니?


Freelancer 이주윤      
#맞춤법#적다#작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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