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영화 예고편 제작자에 관심있는 이들을 위한 리얼 가이드
미스터 쇼타임 김익진 대표
“영화 예고편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있어요.”
술자리에서 우연히 김익진 대표를 만나기 전까진 이런 직업이 있는 지도 몰랐다. 예고편은 그냥 영화사에서 만드는 거라고 막연히 생각 했을 뿐. 김익진 대표의 ‘미스터 쇼타임’은 영화 예고편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회사다. <너의 이름은> <조작된 도시> <라우더 댄 밤즈> 눈길을 사로잡은 예고편을 여럿 만들어 왔다. “‘예고가 전부였다’ 이런 댓글 달리면 기분이 어때요?” 처음엔 이런 무식한 질문을 던졌는데, 정말 성실히 설명하더라. 듣다 보니 대학내일 직업 인터뷰에 실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뷰를 요청했다.
직업 인터뷰의 기준은 이렇다. 1) 대단한 스펙이 필요 없고, 2) 먹고 살 만하면서, 3) 나름 재밌게 할 수 있는 직업. 영화 예고편 제작자 역시 어느 정도의 영상 편집 기술과 감각(?)이 있으면 일단 가능한 틈새시장이다. 그.러.나 가능하다고 했지 일하기 쉽다고는 안 했다. 대학내일은 이런 점에서 정직하다. 예고편 제작자에 관심 있는 이들은 한번 인터뷰를 읽고 판단해보시도록.
직업 인터뷰의 기준은 이렇다. 1) 대단한 스펙이 필요 없고, 2) 먹고 살 만하면서, 3) 나름 재밌게 할 수 있는 직업. 영화 예고편 제작자 역시 어느 정도의 영상 편집 기술과 감각(?)이 있으면 일단 가능한 틈새시장이다. 그.러.나 가능하다고 했지 일하기 쉽다고는 안 했다. 대학내일은 이런 점에서 정직하다. 예고편 제작자에 관심 있는 이들은 한번 인터뷰를 읽고 판단해보시도록.
미스터 쇼타임 김익진 대표
Editor : 제가 영화 예고편 제작자에 대해서 뭘 알겠습니까. 그래서 네이버에 검색했더니 고용노동부 한국직업사전에 들어 있는 ‘영화 예고편 제작자’가 딱 뜨더군요.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자, 우선 제가 내용을 읽어볼테니 맞는지 확인해주세요. 영화 제작사의 마케팅 부서에서 예고편 제작을 의뢰하는 연락이 온다. 만나서 예고편 콘셉트를 협의한다.
김 : 맞습니다.
E : 영화의 특징에 맞춰 예고편이 어떤 콘셉트여야 하는지 영화제작사에 제안하고 조율한다.
김 : 맞습니다.
E : 콘셉트가 정해지면 그것에 따라 예고편의 구성안을 작성한다.
김 : 그건 아닙니다. 우리는 문서 작업은 거의 없고, 콘셉트 회의 끝나면 바로 영상 작업을 합니다. 참고 영상을 달라고 해도, 차라리 영상을 만들어 바로 보여드려요. 제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와 정확히 일치하는 영상 찾는 게 더 힘들어요.
E : 예고편을 위해 별도의 촬영을 한다는데 이건 아니죠?
김 : 하기도 합니다. 10년 전 한국영화가 한창 붐일 땐, 마치 광고 한 편 만들듯 예고편을 위해 새로 찍기도 했어요. 지금은 거품이 빠져서 그 정도는 아닙니다. 본 영화로 만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가끔은 지금도 새로 찍죠. 우리의 경우, 올해 8월에 개봉할 영화인데 작년 12월 촬영 끝나기 전에 미리 예고편에 쓸 장면들을 사전에 콘티 주고 가서 찍어놓았습니다.
E : 티저 예고편이 있고, 메인 예고편이 있고, 그것 말고 다른 영상도 만드나요?
김 : 영화 예고편 회사라고 예고편만 만드는 건 아니고 영화 관련된 영상은 다 만들죠. 영상 장면으로 뮤직비디오도 만들고, 관객들이 극장에서 나오며 “잘 봤어요. 화이팅!”하는 홍보 영상도 만들고요.

Editor : 제가 영화 예고편 제작자에 대해서 뭘 알겠습니까. 그래서 네이버에 검색했더니 고용노동부 한국직업사전에 들어 있는 ‘영화 예고편 제작자’가 딱 뜨더군요.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자, 우선 제가 내용을 읽어볼테니 맞는지 확인해주세요. 영화 제작사의 마케팅 부서에서 예고편 제작을 의뢰하는 연락이 온다. 만나서 예고편 콘셉트를 협의한다.
김 : 맞습니다.
E : 영화의 특징에 맞춰 예고편이 어떤 콘셉트여야 하는지 영화제작사에 제안하고 조율한다.
김 : 맞습니다.
E : 콘셉트가 정해지면 그것에 따라 예고편의 구성안을 작성한다.
김 : 그건 아닙니다. 우리는 문서 작업은 거의 없고, 콘셉트 회의 끝나면 바로 영상 작업을 합니다. 참고 영상을 달라고 해도, 차라리 영상을 만들어 바로 보여드려요. 제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와 정확히 일치하는 영상 찾는 게 더 힘들어요.
E : 예고편을 위해 별도의 촬영을 한다는데 이건 아니죠?
김 : 하기도 합니다. 10년 전 한국영화가 한창 붐일 땐, 마치 광고 한 편 만들듯 예고편을 위해 새로 찍기도 했어요. 지금은 거품이 빠져서 그 정도는 아닙니다. 본 영화로 만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가끔은 지금도 새로 찍죠. 우리의 경우, 올해 8월에 개봉할 영화인데 작년 12월 촬영 끝나기 전에 미리 예고편에 쓸 장면들을 사전에 콘티 주고 가서 찍어놓았습니다.
E : 티저 예고편이 있고, 메인 예고편이 있고, 그것 말고 다른 영상도 만드나요?
김 : 영화 예고편 회사라고 예고편만 만드는 건 아니고 영화 관련된 영상은 다 만들죠. 영상 장면으로 뮤직비디오도 만들고, 관객들이 극장에서 나오며 “잘 봤어요. 화이팅!”하는 홍보 영상도 만들고요.

01 작업에 버닝한 후엔 사무실 앞 계단에서 휴식을 취한다(멋쩍어 하고 있다)
E : 요즘은 예고편이 흥행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것 같아요. 현업에 있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 요즘 영화 예고편 시장이 어떤가요?
김 : 확실히 예고편을 보고 영화를 보겠다 안 보겠다 정하는 관객이 많아진 같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화 예고편을 만드는 회사가 몇 개 안 됐었는데 2~3년 전부터 많이 늘었거든요. 그것만 봐도 영화 예고편의 영향이 커지는 게 아닌지 싶네요.
E : 예고편 자체도 예전과 달리 더 재밌어지고요.
김 : 예고편도 흐름이 있는데, 몇 년 전만 해도 수상 실적이나, 삐까번쩍한 제작진, 영화평 등을 예고편에 넣어서 그걸로 눈길을 끌었는데 요즘은 그렇진 않거든요. 예고편 자체를 재밌게 만들죠. 예고편이란 게 점점 상업 영상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E : 예고편도 트렌드가 있군요.
김 : 유행하는 방송 영향도 받아요. <마리텔>이 한창 떴을 땐 영화사 쪽에서 마리텔처럼 이모티콘 쓰는 자막을 넣어달라고 요청하시기도 하고요. 병맛이 유행할 땐 병맛 자막을 쓰기도 하고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트렌드에 굉장히 민감하고 빨라서요.
E : 사실 제가 익진 대표님을 몇 번 뵀잖아요. 병맛은 안 좋아하실 것 같은데.
김 :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하죠. 전 영화 자체를 살리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좋아하는 편이라.
E : 고급스러운 걸 좋아하다니. 말하고도 민망하죠?
김 : (웃음)좀 그렇네요.
E : 그러고 보니 담당한 영화들이 고급스러운 게 많습니다. <라우더 댄 밤즈>, <본 투 비 블루>
김 : 제 개인적인 영화 취향은 상업 영화인데 어쩌다 보니.
E : 어쩌다가 그렇게?
김 : 아, 사실 처음 사업 시작할 땐 밑천도 인맥도 없어서 메이저 상업 영화를 바로 의뢰 받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독립영화나 예술 영화 쪽을 많이 하게 됐죠. 계속 작업하다 보니까 이런 영화도 매력적이더라고요. 다양성 영화는 예고편 만들 때 우리 의견이 많이 들어갈 수 있는 점도 좋죠. 영화를 보면서도 스스로 놀랄 정도로 감성적으로 되기도 하고요. 와이프가 제 영상물 보고 놀랍니다. “아니, 이 사람이 이렇게 감성적인 사람이 아닌데.”
E : 익진씨 성격이 좀 건조한 편이긴 하죠.
김 : (모른 척)나도 모르는, 내 안에 부분들을 찾아가는 느낌이 든달까요.

02 <너의 이름은>의 예고편을 만들었다. 이렇게 흥행할 줄은 몰랐다고 한다.
E: 예고편 만들 때 어려운 점은 뭔가요?
김: 제가 생각하는 영화의 포인트와 마케팅 부서에서 요청하는 포인트가 다를 때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 장르가 드라마인데 액션 요소가 조금 있는 영화를 액션 영화로 부각되게 예고편을 만들어달라고 하시면 어렵죠.
E : 노잼 영화도 예고편 만들기 어렵나요? 유치한 질문인지 아는데도 궁금하네요.
김 : 노잼인 영화라서 예고편 만들기 어려운 건 아니고요. 영화는 괜찮은데, 키 대사(눈길을 끌며 동시에 내용 전체를 암시하는 대사)가 없을 때가 있어요. 영화 속 모든 대사가 호흡이 길죠. 예고편은 짧은 시간 안에 내용을 보여줘야 하니까 어렵습니다. 그래서 어떨 땐 한 시퀀스를 통으로 티저로 만드는 경우도 있어요(에디터 주: <본 투 비 블루>의 티저 영상).
E : 영상 쪽은 돈을 못 벌고 야근한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가요?
김 :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긴 한데. 영화 쪽이 아무래도 풍족하진 않습니다. 전반적 업계 분위기 탓에 야근도 잦고요. 하지만 그것도 전 마인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주말에 일 안 하고, 밤에 일 안 하면 큰일 날 줄 아는 분이 많은데 꼭 그렇진 않습니다. 제가 회사를 차릴 때 야근 안 해도 돌아간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미스터 쇼타임이 야근이 적다고 해도 안 믿어요. 저희가 1년에 맡는 작품 수가 적지 않거든요. 막내도 진짜 이렇게 야근 없을 줄 몰랐다고 하더군요.
E : 근데 지금 뒤에 막내 분이 계시잖아요. 비웃고 계신 것 같은데.
김 : 아니(한참 웃음). 작년 12월과 올해 1월이 좀 빡셌어요. 1월에 우리 팀장이 신혼여행을 가서 둘이서 하느라 좀 바빴고요.

03 표정이 무섭지만 사실 성격은 털털한 편
E : 이번엔 취준생을 위한 직접적 질문, 영상 관련 학과 안 나와도 영화 예고편 제작자 될 수 있는가요?
김 : 저는 디지털 미디어 디자인과를 나왔는데, 대학 다닐 때부터 영상 쪽으로 살길을 모색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꼭 영상 편집을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E : 할 줄은 알아야겠죠?
김 : 권장 사항이긴 하죠. 사람을 뽑을 땐 똑같이 괜찮으면 영상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게 이점이 되니까. 그런데 디렉터라는 게 영상 편집 기술이 전부가 아니고 기술은 배우면 되니까 전부는 아닙니다.
E : 예고편을 잘 만드는 데는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요? 기술적 능력 말고 창의적인 부분이요.
김 : 설명이 어렵네요. 저는 음악 그리고 편집 리듬감에 민감한 편이에요. 편집 리듬감이란 게 이야기를 진행하다 끊어주고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그런건데. 흠... 이를테면 액션 영화 예고편이라도 처음부터 액션 장면으로만 계속 가면 지겹죠. 전 <트렌스포머> 시리즈 볼 때마다 잤거든요. 때려 부수는 게 한 시간 이상 나오니까. 잡아주고 풀어주는 부분이 필요합니다. 그게 예고편 제작자의 능력인 것 같아요.
E : 그럼 미스터 쇼타임은 어떤 걸 보고 직원을 뽑았나요?
김 : (뒤쪽에 모니터 앞에 앉아 계신 분을 가리키며)팀장님은 제가 예전에 다녔던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고, (저쪽에 또 모니터 앞에 앉은 분을 가리키며)저기 있는 막내는 뜬금없이 일하고 싶다며 메일을 보냈더라고요. <만추> 예고편 영상 1편, 드라마로 뮤직비디오 1편 이렇게 두 개를 만들어 보냈는데, 솜씨는 거칠지만 구성을 하는 센스가 있었어요. 이렇게까지 노력한 걸 보니 정말 이 일 하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당시 여유가 없었는데도 뽑았죠.
E : 대학생 때부터 원래 영화 예고편 만드는 일에 관심이 있었나요?
김 : 원래 뮤직비디오 감독이 목표였어요. 그런데 그쪽은 조감독으로 들어가서 한참 시간을 들여야 하는 거여서 못했죠. 내가 스스로 만드는 디렉터 역할을 할 만한 직업이 있을까 찾다가 영화 예고편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됐죠. 포트폴리오를 돌리고 입사를 하게 됐죠.

04 이게 가장 전형적인 작업 자세. 헤드폰을 끼고 작업에 집중
E : 그러다가 회사를 왜 나오게 됐는지?
김 : 원래 좀 배운 후 나와서 제 회사를 차리려고 했어요. 그래서 직장 생활을 오래 안 했어요. 첫 회사에서 1년 9개월 정도, 두 번째 회사에서 1년 반 정도.
E : 처음부터 오래 다닐 생각이 없었다는 뜻인가요?
김 : 오래 다닐 생각이 없었죠. 확고했던 게 면접 볼 때 그런 질문이 있었어요. 가장 가까운 미래의 너의 꿈이 뭐냐. 저는 제 이름으로 예고편 회사 하고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말했어요. 할 수 있다는 확신까진 아니었지만, 조금 일하고 그다음은 창업이라는 계획이 있었죠.
E : 멋있는데요. 전 월급의 노예라서.
김 : 지금이야 쉽게 말하지 중간엔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샛길도 많이 생각했어요. 대기업 영상팀에 지원해 면접도 봤었고. 그런데 주변에서 ‘너 정도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말을 많이 들었고, 진심으로 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말에 쓸데없이 힘을 많이 받았죠.
E : 영상 쪽 직업이 야근도 잦고 힘들기도 알려져 있는데 그래도 계속한 이유가 있나요?
김 : 재밌는 게 크죠. 단순히 돈벌이로 생각했으면 그 시간들을 못 버텼을 것 같아요. 처음엔 공연 영상 작업도 했었고, 지금도 그때 고객들이 연락이 오는데 가능한 다른 쪽으로 돌려드려요. 영화 예고편만큼 재미를 못 느꼈어요. 물론 일로 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받지만 이 일이 중독성이 있어요.
E : 어떤 게 제일 재밌어요? 영화가 재밌으면 그냥 봐도 되잖아요.
김 : 저는 영화 예고편 제작자가 단순히 편집 기술자가 아닌 이야기꾼이라고 여기죠. 영화란 건 우리에게 주어진 재료일 뿐이고, 이걸 가지고 어떤 예고편을 만드는가는 또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우리 배 아파서 나온 자식이라고 생각하지요.
Photographer 김재윤
#인터뷰#영화제작자#미스터쇼타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