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청년 알바생 85% ‘감정노동 겪는다’… 웃음 뒤의 고통 여전”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의 노동 실태를 현장 취재하다.
청년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8명이 근무 중 감정노동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되는 고객 응대와 고압적인 대우, 감정 표현의 억제가 청년 노동자들의 정신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다수 아르바이트는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서비스업에 속하며, 감정노동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상사와의 관계, 동료 간 갈등, 업무 전반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 역시 감정노동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2024년 5월 청년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전국 20대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4.7%가 “근무 중 감정노동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가장 큰 고충으로는 고객의 무례한 언행(41.8%), 상사의 일방적 지시와 질책(26.2%)이 꼽혔으며, 감정노동을 겪지 않는다는 응답은 8.3%에 불과했다.
캡션
이러한 감정노동은 단순히 통계 수치에 그치지 않고, 실제 피해 사례로 이어지기도 한다.
2025년 5월 13일, 세종시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 김지연씨는 “이유 없이 화를 내는 손님을 응대하고도 아무런 대응도 못 한 채 그들의 무례함을 가만히 들어야 할 때, 내가 사람 대접을 못 받는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또한 같은 해 5월 19일, 같은 지역의 레스토랑 주방 보조로 근무 중인 이수현씨는 “손님을 직접 응대하지 않더라도 메뉴 실수 등으로 인해, 또는 아무런 이유 없이 짜증내는 사장님의 눈치를 보며 일하는 게 반복되면,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다”며 “감정노동은 서비스업 종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감정노동이 청년들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은정 한국 청년 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며 일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우울감과 번아웃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의 이정훈 소장은 “우리나라에 고객을 응대하는 감정노동자 수가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그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감정노동자는 약 1200만명, 서울지역에는 약 290만 명이 된다고 추산했다. 또한 “서비스 직군이 전체 노동시장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보호할 제도는 여전히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과 지자체는 감정노동자 보호에 나서고 있다. 국내 CJ대한통운은 고객 응대 AI를 도입하여, 콜센터 상담사의 감정노동을 줄이기 위해 1차 상담을 AI가 담당하게 하였으며, 해외 사례로 미국 스타벅스는 직원 정신 건강 복지 확대를 위해, 감정노동을 겪는 매장 직원들의 심리 상담 서비스와 복지 포인트 제공하였으며, 직원 명찰에서 이름을 제거해 개인 보호 강화를 실시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청년 노동자들은 무방비 상태로 감정노동에 노출돼 있다. 전문가들은 제도적 보호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인식 변화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은정 연구위원은 “서비스 노동자도 한 사람의 노동자이며,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한국 청년 청책연구소 홈페이지(김은정)/서울노동권익센터 홈페이지, 국민일보 ‘1200만 감정노동자 시대… 서로가 서로의 지옥이다 [이슈&탐사]’ 중(이정훈)
#대학생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