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비겁한 완벽주의자

"그러면 너가 한 번 해봐"

요즘에 유독 자칭 완벽주의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완벽주의자가 세상에 널렸다. 예전에 대학 조별과제에서 만난 한 학우가 나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제가 완벽주의 성향이라서 지금 만든 피피티는 보내드릴 수가 없어요. 

완벽하게 만들어지면 보내드릴게요."


참고로 이 사람은 다음날 휴학을 하고 잠수를 탔다. 다시 생각해도 저 아래서부터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 같다. 물론 이 짧은 이야기는 특수한 케이스이다. 그래야만 할 것이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라는 말이 있다. 완벽하게 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제대로 준비될 때까지 일을 미루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 사람들을 게으른 완벽주의자라고 부른다. 개인적인 성향으로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이 있다. 극단적인 예시로 내가 겪었던 이야기에 등장하는 저 학우가 있다. 다른 예시로는 프로젝트에 오류가 많다고 열심히 불평을 하는 직장 동료가 있다. 투덜대며 그 오류들을 모두 수습하는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열심히 투덜대고 비난하지만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놀랍게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유형이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비겁한 완벽주의자라고 부르기로 했다. 완벽을 추구하지만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보아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가부장적인 사회의 악역으로 등장하는 남편의 예시도 있다. 열심히 밥을 차린 아내 앞에서 반찬투정을 하는 모습이 썩 그렇다. 


"반찬이 이게 뭐야? 국은 또 왜 이렇게 짜? 뭐야 찬밥이야? 

밥도 안 해놓고 뭐 한 거야?"


이런 사람들을 보게 되었을 때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말이 있다. 아마 모두가 속으로 삼키는 그 외침 말이다.


"꼬우면 니가 하던가"

##조별과제 #대학생
댓글 0개
닉네임
비슷한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