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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 스펙이 될 수 있다는 걸 아셨나요?

춤 춘 걸로 대기업 인턴 자소서 합격한 썰 풀게요.
학점 관리에, 활동에, 자격증과 어학까지.
숨쉴 틈 없는 대학생활, 다들 잘 보내고 계신가요?
그 와중에 틈을 쪼개 취미생활 하시는 갓생러들! 다들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오늘은 제가 스트레스 풀기 위해 재미로 시작했던 취미를 가지고 자소서 소재로 만든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제 취미는 춤이에요.

저는 춤 추고 노래하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요, 특히 무대에 설 때면 두근거리고 환호를 받는 것을 좋아해서 댄스동아리 활동을 시작했죠. 대학교 2학년 때였어요. 그동안 노래는 많이 해봤지만, 춤으로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라 떨리는 마음을 갖고 올랐던 그 순간이 기억나요. 무대가 끝나고 내려오며 든 생각은, '이 황홀한 순간을 멋진 비디오로 만들면 어떨까?'였어요.

저는 그 이후로 댄스 커버 비디오를 찍는 동아리를 탐색하기 시작해요. SNS도 찾아보고, 학교 커뮤니티도 탐색했어요. 그러던 중, 마음에 쏙 드는 영상 스타일의 감독님이 운영하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새로운 댄스크루의 팀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발견하고 겁도 없이 덜컥 지원해 버립니다.


댄스 크루에서의 소중한 2년

제가 살면서 쇼케이스를 하고, 솔로 퍼포먼스 비디오를 찍고, 직캠을 찍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네, 저는 이 모든 것들을 2년만에 다 해낸, 누가보면 아이돌인 줄 알겠다 싶은 사람입니다. 댄스크루에서 정말 다양한 활동을 했어요. 멤버들과 감독님과도 친해지고 말이죠.
그런데 항상 한 구석에 아쉬운 점이 있더라구요. 우리 이렇게 재밌게 활동하고, 예쁜 비디오 만드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마침 저희 크루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인스타그램이 방치된 상태였고, 운영진 자리에 제가 합류하여 인스타그램을 운영해 보겠다고 제안해 보았어요. 평소에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며 올렸던 카드뉴스들을 멤버들과 감독님도 알고 계셨기에, 흔쾌히 오케이!를 외쳐 주셨죠.

인스타그램, 그거 그냥 올리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야?

오... 이런 생각은 진짜 금물이에요! 생각보다 인스타그램 운영, 어렵더라구요. 처음엔 저도 그냥 꾸준히 올리면 되겠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논리적인 로직이 필요했어요. 제가 정리한 인스타그램 운영 매뉴얼은 아래와 같아요.

1. 인스타그램은 릴스를 엄청나게 밀어준다!
 - 알고리즘 특성상 피드보다 릴스가 많이 노출된다.
 - 그래서 우리가 찍는 댄스 비디오(2~3분의 영상)를 짧게 클립화하여 올리자.

2. 주 타겟은 K-pop 러버!
 - 케이팝 팬덤은 신곡이 나오면 매우 빠르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 이는 즉, 신곡이 공개되면 즉시 커버 콘텐츠를 제작하여 빠르게 업로드해야 한다는 것!
 - 최신 트렌드를 탄 검색 노출을 증가시키자.

3. 이미 댄스크루는 많은데, 차별점을 어떻게 잡을까?
 - 맞다. 댄스 비디오나 유행하는 챌린지를 올리는 크루는 차고 넘친다.
 - 그럼 우리는? '댄서'라는 타겟과 동시에 '감독'과 '소품/영상팀'이라는 타겟도 잡아보면 어떨까?
 - 하나의 릴스에 댄스 비디오가 올라간다면, 다른 릴스나 피드에는 그 비디오를 찍는 과정을 올려보자.
 - 감독의 시선에서, 댄서의 시선에서, 소품팀의 시선에서, 편집자의 시선에서, 스튜디오의 시선에서
 - 어떤 시선에서 보는지에 따라 영상은 다 다르니까!

4. 계정의 특성도 중요하지만, 꾸준함도 중요하다.
 - 아무리 '터지는' 영상을 올려도, 꾸준히 올리지 않으면 사람들은 떠난다.
 - 우리 크루는 다들 본업이 있어 영상을 매일 찍어 올릴 수가 없다.
 - 그럼 한 번 찍은 비디오를 가지고 10개 이상의 콘텐츠를 만들어내 보자!


팔로워 290%가 늘고, 조회수는 30만 뷰!

엄청난 수치였습니다. 조금씩 늘어가는 팔로워들과 조회수들을 보면 마치 내 자식 같았어요. 감독님과 멤버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럴 때마다 어깨가 으쓱했죠. 어, 그런데 이거 완전 '수치화'된 성과잖아?!


이 성과, 절대 놓칠 수 없어!

흘러가는 말로 '스펙의 성과는 무조건 수치화해야 한다'라고 많이 들었는데, 이 수치를 이용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들자마자 저는 포트폴리오를 수정했습니다. 만든 인스타그램 매뉴얼과 피드, 릴스 결과물을 첨부해서 말이죠. 콘텐츠 마케터를 꿈꾸는 제게, 이것보다 더 소중한 스펙이 있을까요? 감격스러웠어요. 그리고 저는 이듬해 상반기, 대기업 마케팅 인턴에 지원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이 스펙, '그냥 취미생활 아니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취미에서 성과를 찾아낸 스토리를 풀었더니, 합격했지 뭐예요!

취미는 생계다

저는 이 문장을 좋아해요. 취미는 원래 생계죠. 제가 힘들 때 위로가 되어 주는 존재니까요. 그런데, 제 경험을 통해 하나의 의미가 더해졌어요. 취미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스펙이 될 수도 있)다.

여러분도 가벼이 시작한 취미활동, 꼭 취미가 아니더라도 작고 사소한 경험들! 절대 놓치지 말고 기록해 두고, 성과를 메모해 두세요! 작은 접근이 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같네요.



#취미#자소서#스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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