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아빠가 사랑할 때, 아들이 사랑할 때

CC에도 세대 차이가 있다


"아빠도 대학생 때 연애해봤어?" 

"당연하지 난 어떻게 연애했냐면.."

이성과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던 순리 같은 것이 아닐까?
물론 나처럼 순리를 따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긴 역사를 지닌 사랑은 어떻게 변화되어 왔을까?
내 엄마는 아빠는 어떻게 사랑을 했을까?
80년대 CC와 20년대 CC를 비교해 보았다.



CC의 시작


#80년대 CC
80년대 CC의 시작은 신중했다.
특히 그 시절을 비추어 바라보면 그 당시에는 시위도 많고, 지금보다는 무겁고, 진중한 사회 분위기가 있었다.
CC도 이러한 분위기에 맞추어 진중하고, 조심스럽게 시작되었다.

 필자 아버지 양OO 
그때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 
한번 사귀기 시작하면 끝까지 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더 진중하게 만남을 시작하게 된 것 같고.
광안대교를 바라보며 혼자 6개월 넘게 짝사랑하던 과 동기에게 고백했던 그 순간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
그렇게 시작됐지.

'폭싹속았수다' 만남


#20년대 CC
20년대 CC의 시작은 비교적 가볍다.
가볍다는 것이 때론 좋게, 때론 나쁘게 느껴질 수 있는데, 확실히 과거에 비해 사랑을 쉽게 시작하게 된 것은 확실하다. 대학 친구를 소개해서 만나는 경우도 다분하고, 요즘은 학교 프로그램으로 소개팅을 진행하기도 한다.
훨씬 더 자유롭고, 그때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필자 친구 김OO
난 대학교 축제 MBTI 소개팅에서 만났어. 
사실 반 재미로 참가한 거였는데 생각보다 좋은 사람을 만났고 CC를 시작하게 됐지.(웃음)
소개팅에서 연락처를 교환하고, 같이 카페 가고, 술 먹고 하다 보니까 호감이 생기더라고?
근데 여자친구가 밀당을 엄청 해서 좀 힘들었던 기억도 난다. 
아무튼, 몇 주 정도 연락하다가 술 먹고 집에 데려다주는 길에 고백해버렸지. 그렇게 시작됐어. 

실제 우석대학교에서 진행한 MBTI 소개팅



CC의 과정


#80년대 CC
80년대 CC는 설렘으로 가득했다. 보다 원초적인 설렘.
이 당시 CC는 손을 잡는 것조차도 조심스러웠고, 같이 거리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래서 사랑이 더욱 애틋하고, 설레게 느껴지던 시대였다.

 필자 아버지 양OO
100일을 넘게 만나고서야 손을 잡았던 기억이 나. 
기념일에는 5장이 넘어가는 손 편지를 써주고, 정말 특별한 날엔 큰마음 먹고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던 기억도 나고.
너희가 지금 가는 카페도 많이 갔었어. 그 당시에는 칸막이 있는 카페가 많아서 더 좋았지.
그리고 그때는 휴대전화가 없는 사람도 많았어. 하루 종일 집 전화를 붙들고 있기도 하고, 공중전화를 많이 썼었지.
공중전화는 줄이 엄청 길어서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웃음)

80년대 공중전화


#20년대 CC
지금의 CC는 적극적이고, 다양하다.
스킨십은 훨씬 더 쉽고, 가벼워졌고 서로 간에 더 솔직하다.
내 마음을 더욱 많이 표현하는 것,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한 20년대 CC는 애틋하고, 원초적인 설렘보다는 솔직하고, 적극적인 설렘이 강하다.

 필자 친구 김OO
나랑 내 여자친구는 영화를 좋아해서 주로 영화를 많이 봐. 그리고 게임도 좋아하는 편이라, PC방을 가거나 보드게임을 하기도 하고. 맛집이나 카페도 당연히 사랑하지! 이번 여름엔 1주년이라서 다낭도 다녀왔어.
손은 썸 탈 때 잡았고.(웃음) 다들 그렇잖아?
전화는 막 자주 하는 편은 아닌 것 같은데 그냥 DM을 하거나, 가끔 인스타 영통을 하기도 해.

DM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 20년대 연인



CC의 끝


#80년대 CC
80년대 CC는 진중하고, 책임감 있게 시작한 만큼 그 끝도 신중하다.
이 사람과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생겼을 때. 그제야 80년대의 CC는 끝이 난다.  

 필자 아버지 양OO
2년 정도 만났던 날, 내가 취직을 하게 되며 포항으로 올라가게 됐어.
나는 장거리도 괜찮고, 자주 내려오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때 내 여자친구는 그게 힘들었나 봐.(웃음)
그대로 차여버렸지. 여자친구 집 앞 골목에서 몇 년이 넘는 시간을 몇 시간 만에 끝내면서 펑펑 울던 여자친구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나. 그런데 이거 엄마한테는 비밀인 거 맞지?

'폭싹속았수다' 이별


#20년대 CC
20년대 CC의 이별은 비교적 가볍다. 
뭔가 글을 쓰다 보니 '80년대에 비해 20년대는 사랑의 무게가 가볍다~'는 식으로 보이는 것 같은데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분명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마인드의 차이는 극명하다.
20년대 CC는 사소한 다툼으로 이별을 고하기도 하고, 또다시 만나기도 한다. 

 필자 친구 김OO
난 아직 헤어지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웃음) 너도 알다시피 난 몇 번 헤어지고 만나기를 반복했어.
진짜 사소하게 데이트 중에 다퉈서 헤어지기도 하고, 친구들과 논다고 정신 팔려서 연락이 잘 안된다는 이유로 헤어지기도 했지. 그래도 지금 잘 만나고 있으니 된 거 아니겠어?
근데 주변 친구들 보면 진짜 사소한 이유로도 헤어지더라고. 
굳이 맞지 않는 면이 있는 사람과 참으며 연애할 필요가 없다는 마인드가 많이 생긴 것 같아.

'무한도전' 헤어져


80년대의 사랑은 신중하고, 책임감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서로 솔직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진중하기 때문에 너무 조심스러웠다. 

반면에 20년대의 사랑은 보다 자유롭고, 쉽다.
하지만 그만큼 서로 너무나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이는 사랑 방식의 차이다.
'어떤 사랑이 정답이다'가 아니라, '시대가 변함에 따라 사랑의 방식도 변화한다'가 맞다.
어떠한 방식이건 진심으로 이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것으로 괜찮은 것 아닐까?


나도 사랑하고 싶다



#대학생#연애#세대차이
댓글 1개
현이
2025.08.10 16:10
중간에 디엠 메세지가 너무 설레네요 >ㅇ< 어머낫 그리고 말미에 어떤 사랑이 정답인 것이 아니라 사랑의 방식은 변할 수 있다는 말이 인상깊어요..!! 저도 늘 그런 생각을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실전에서의 사랑은 너무 어렵네요ㅜㅜ!! 필자님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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