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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솔로 연애 BGM 처방전 (스포주의)

김현주, 21세, 썸DJ
최근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리얼 연애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인데요.
연애 경험 ‘0’인 모솔들이 무려 6주간의 메이크오버를 통해 변신한 모습으로 8일간 제주도에서 함께 지내며 첫 연애에 도전하는 성장 예능입니다.

자극을 추구했던 많은 연애 프로그램들과 달리 낯가리고 엉성한 모태솔로들의 사랑은 우리에게 오히려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왔습니다. 무해한 도파민이라고 해야 할까요? 여기에 모태솔로들의 메이크오버를 도왔던 패널들, 썸메이커들의 반응이 더해져 수많은 짤과 밈을 양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아, 이럴 땐 이 노래 틀어줘야지’ 싶은 순간들이 있더라고요.
마치 라디오 DJ가 사연에 맞춰 선곡하듯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제가 잠시 썸DJ로 변신해, 모솔들의 연애 현장에 딱 맞는 BGM을 깔아드리며 그들의 서툰 상처에 처방 한 마디를 건네드리고 싶습니다.

김현주, 21세, 썸DJ의 BGM 처방전.
함께 들어볼까요?



밑줄된 글자를 누르면 해당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답을 아는 짝사랑이란...

♪ 10cm - 짝사랑


to. 재윤

모태솔로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훈훈한 외모,
동시에 누구보다도 모태솔로 같은 낯 가리는 성격을 가진 재윤을 위한 곡이에요.
늘 말이 없던 재윤은 첫 만남 이후 줄곧 여명만을 좋아해왔고,
수줍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여명이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자,
혹시라도 자신이 좋아한다는 사실 때문에 여명이가 원하는 사람과 이루어지지 못할까 봐 좋아한다는 말을 번복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여명이가 황당해하는 장면까지... 보면서 저도 답답하고 안타깝더라고요.

만약 재윤이가 자신의 사랑에 이미 답이 주어졌더라도 용기있게 밀고 나갔다면 어땠을까요?
어떤 사랑은 마음을 전한 그 순간만으로 충분할지도 몰라요.

그대의 마음이 너무 뾰족해서 내 맘대로 만지기엔 겁이 나네
그대의 대답은 너무 당연하고 나도 같이 끄덕이며 웃어버렸지
혼자 내뱉는 사랑도 의미는 있지만 (...)

  썸DJ의 처방전
짝사랑은 오래 숙성할수록 맛있어지…면 좋겠지만, 때로는 상하기도 해요. 얼른 용기 내서 첫 숟갈 뜨세요!
그리고 줬다 뺏는 게 어딨어요? 이미 한 번 준 마음, 속상해도 언제나 솔직하게! 


사랑의 아픔을 딛고

to. 지연

재윤의 시선이 줄곧 여명에게 머무는 동안,
지연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재윤에 대한 마음을 키워왔습니다.


이루어지지 않는 짝사랑의 숙명이란...
때로는 그 자체로 마음에 상처를 남기곤 하죠.

다들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재윤은 지연의 마음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여명을 향한 마음이 커서 서툰 말과 행동으로 결국 지연을 서운하게 만들었어요.

결국 지연은 참아왔던 서운함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짝사랑은 조용히 끝을 맞이했습니다.


앞에서는 씩씩하게 말했으면서도 나중에 혼자 우는 지연을 보니...
역시 짝사랑 앞에서는 담담해지기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지연에게 위로와 동시에 응원을 주고 싶더라고요.

아주 단단하고 솔직했던 짝사랑을 마치고 새로운 사랑을 찾는 지연에게
슬프고 용감한 노래를 주고 싶은 썸DJ의 추천곡입니다.


나의 마음이 너무 뜨거워서
당신의 마음을 뜨겁게 할 줄 알았는데
당신의 마음이 너무나도 차가워서
나의 마음이 그렇게 식어 버렸어요
(...) 이젠 울지 않을래
나의 맘이 점점 식어가고 이젠 슬프지 않을래

  썸DJ의 처방전
사랑이 끝나는 순간은 찰나에 오기도 해요.
그 사람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 내가 아니어도, 나의 가치는 변하지 않아요.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건 내 잘못이 아니니까,
이제는 나를 사랑해줄 사람을 위해 마음의 자리 비워두기!


매순간이 핑크빛일 수는 없으니까

to. 정목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목.
정목과 도는 썸DJ가 개인적으로 가장 응원했던 커플이기도 합니다.


첫 만남부터 도를 향한 정목의 마음은 분명했죠.
다른 여성 참가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도만 바라보는 모습이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의 대화가 자꾸 엇갈리고
성장 배경도 묘하게 맞지 않는다는 걸 느낀 듯했습니다.
정목의 마음은 조금씩 멀어졌고,
결국 두 사람은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죠.


보면서 계속 마음에 걸렸던 건, 정목이 느낀 그 ‘묘한 어긋남’이 도에게 잘 전달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런 미묘한 마음을 상대에게 전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그때, 조금은 힘들더라도 서로의 마음을 솔직히 꺼내놓았다면 어땠을까요?

비록 그 과정이 마주하기 힘들고 버겁더라도요.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더라도, 혹은 연인이더라도
매순간 핑크빛의 설레는 말들만 주고받을 수는 없잖아요.


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전화를 걸어
날 사랑하냐고 물어봤더니 귀찮은 듯한 너의 목소리
나 지금 바빠 (듣고 보니 내가 너무 미안해)
대화가 필요해 (이럴 바엔 우리 헤어져)
내가 너를 너무 몰랐어 (그런 말로 넘어가지마)

   썸DJ의 처방전
가끔은 아주 모질고 아픈 대화를 해보세요.

마음이 멀어지는 순간에도 그 이유를 서로 모른 채 흘려보내는 건 더 아픈 일입니다.
어긋남을 느꼈다면, 조금은 무겁더라도 대화를 시도해보세요.



좋은 사랑이 오기를 바라요  

to. 도

매 순간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도에게도 좋은 노래를 처방해주고 싶습니다.


도는 정목과의 관계가 틀어진 뒤,
자주 울고 견디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사랑이 처음인 만큼, 이별도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처럼
온몸으로 슬픔을 표현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문득 제 첫 이별이 떠오르더라고요.
아마 여러분들도 어렴풋이 그런 기억을 떠올리셨을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첫사랑만큼이나 첫 이별도
돌아보면 참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빌어주고 싶어요.

마음껏 슬퍼했으니 이제는 그 슬픔 속에 머무르지만 말고

곁에 좋은 사람이 오기를, 좋은 사랑이 오기를.


이제 그녀는 한 번쯤은 실연에 울어본,
조금 더 깊어진 눈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한번쯤은 실연에 울었었던
눈이 고운 사람 품에 안겨서
뜨겁게 위로받고 싶어
혼자임에 지쳤던 내 모든걸
손이 고운 사람에게 맡긴 채
외로움을 잊을 수 있다면

  썸DJ의 처방전

실연을 겪어본 도에게 필요한 건 아픈 마음도 이해해줄 진심 어린 사랑일 겁니다.

좋은 사람인 도에게 모쪼록 좋은 사람이 왔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사랑을 응원해요!


번외) 냉면보다 좋은 사람이 나타나길

to. 상호

프로그램 내내 유머를 선사해준 상호!
제가 가장 애정하는 참가자라 번외로 노래를 추천할까 해요.


김상호, 27세, 방산연구원
데이트가 성사되지 않자 혼자 회 먹방
애증의 미키 티셔츠
까지...

수많은 밈을 양산해내면서 사실 누구보다 사랑에 얽매이지 않고 제주를 잘 즐긴 자라고 볼 수 있겠네요.
다들 웃고 넘기지만서도 저는 내심 상호의 회 먹방이 가장 매력있는 순간 중 하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음식, 미키티셔츠...) 보다 더 좋아하게 되는 사람이 찾아오길 바라며

난 너를 원해 냉면보다 더
난 네가 좋아 야구보다 더


  썸DJ의 처방전
내가 애정하는 것들을 포기하지 말고
내가 사랑하는 것들 보다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세요!




누구에게나 있었을 첫 사랑, 첫 연애의 모습을 지켜본다는 것은 꽤 재밌고 어려운 일이더군요.
공감과 응원을 보내다가도 때로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사랑은 매순간 진심이고 서툴겠지만
처음은 조금 더 특별한 듯합니다.
모태솔로들의 서툰 사랑이 전국민에게 사랑 받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경험한 처음을 조금 늦게, 조금 더 서툴게
때로는 웃음이 나게, 때로는 눈물이 나게

한편으로 사랑에 빠지는 순간부터 사랑을 그만두는 순간까지
모든 것이 처음인 내 모습이 연애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매순간이 카메라로 담긴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용기를 필요로 할 거예요.

그러니 어떤 모습이든 전부 다 잘했다, 멋지다!
라는 말로 서툰 모태솔로들을 위해 작은 응원과 행운을 보내며
마지막으로 드리는 썸DJ의 BGM 처방입니다.


썸 DJ는 이만 물러갑니다.
모두들 사랑을 하세요!
#모태솔로 #BGM
댓글 1개
2025.08.10 22:51
상황마다 노래들이 너무 찰떡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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