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수능 끝, 정주행 시작: 밤새기 쌉가능한 넷플릭스 5선
영어 공부는 덤, 몰입은 필수
수능이 끝났다.
모의고사, 공부하라는 잔소리(엄마 사랑해)는 이제 안녕.
남은 건 자유, 긴 방학, 그리고… 넷플릭스 무제한 정주행.
오랫동안 미뤄둔 시리즈를 쌓아놓고, 이불 속에서 리모컨만 들고 하루를 보내는 그 행복이란.
수많은 작품 속에서 뭘 볼지 고민이라면, 이 글을 정독하도록!
내가 500편 넘게 봤다고 하면 다들 거짓말이라는데... 진짜임.
그중에서 이번 겨울 같이 달리기 좋은 작품 5개만 뽑아봤다. 장르도, 분위기도, 매력도 다르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재생 버튼을 누른 순간, “다음 화만 보고 자야지”라는 다짐이 허무하게 무너진다는 것.
1. 슈츠(Suits) — 법정은 말싸움의 무대

뉴욕의 최고 로펌에서 벌어지는 ‘말빨 전쟁’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하비 스펙터는 냉철하고 완벽한 변호사다. 그리고 그의 파트너, 마이크 로스는 변호사 자격증은 없지만 사진처럼 기억하는 천재다. 두 사람이 벌이는 사건 해결 과정은 머리싸움이자 심리전이어서 마치 스포츠 경기처럼 짜릿하다. 특히 협상 장면에서는 대사 하나하나가 칼날처럼 예리하다.

영어 공부용으로도 제격이다. 법률 용어, 협상 표현, 그리고 ‘기싸움’에서 나오는 고급 어휘들이 가득하다. 처음엔 자막을 켜고 보다가 점점 끄고 보면 귀가 확실히 열린다. “Objection!”이 왜 그렇게 짜릿한지, 직접 들어봐야 안다. 법정 드라마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
2. 굿 플레이스(The Good Place) — 착한 사람인 척하는 건 쉽지 않다

엘리노어는 사고로 죽은 뒤 ‘좋은 곳’에 간다. 문제는, 자신이 착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세계에서 들키지 않으려면 철저히 ‘착한 척’을 해야 하는데, 상황은 늘 엉뚱한 방향으로 흐른다. 이야기는 사후세계라는 독특한 설정 위에 철학과 윤리 개념을 올려놓는다. 하지만 진지하기만 한 건 아니다. 웃음 포인트와 반전이 끊임없이 등장해 시청자를 붙잡는다.

보다 보면 어느새 칸트, 플라톤 같은 철학자 이름이 입에 붙는다. 게다가 철학적 개념을 영어로 듣다 보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실사용’하는 기분까지 든다. 드라마 속 주옥같은 대사는 영어 공부와 인생 고민을 동시에 하게 만든다. 사후세계를 마냥 무섭고 두렵지만은 않게 만들어준 작품!!
3.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Unbreakable Kimmy Schmidt) — 절대 부서지지 않는 긍정 에너지

키미는 15년 동안 지하 벙커에 갇혀 살다 세상 밖으로 나온다(엄청난 사이비 교주의 피해자). 스마트폰도, 인터넷도, 뉴욕의 빠른 삶도 처음 겪는다. 하지만 세상을 두려워하기보다 호기심과 웃음으로 마주한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도 특유의 낙관주의로 길을 찾는 모습이 묘하게 힘을 준다.

이 작품은 말이 굉장히 빠르다. 농담, 패러디, 슬랩스틱이 연달아 터져서 영어 청취 훈련용으로 좋다. 특히 뉴욕 생활에 필요한 실전 표현들이 자주 나온다. 키미의 ‘낙관 필터’ 덕분에 심각한 이야기도 가볍게 받아들여져, 하루를 긍정적으로 마무리할 때 보기 좋다. 나이, 종교, 문화가 달라도 모두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드라마.
4. 그레이스 앤 프랭키(Grace and Frankie) — 70대에도 우정은 계속된다
그레이스와 프랭키는 정반대 성격을 가진 두 여성이다. 그런데 같은 날, 각자의 남편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알고보니 둘 다 게이)라고 폭탄 선언을 한다. 충격 속에서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함께 살게 된다. 이야기는 이들의 동거 생활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나이 들수록 더 단단해지는 우정, 가족의 형태가 달라져도 이어지는 관계를 따뜻하게 보여준다.

이 작품은 영어 표현이 비교적 명확하고 발음이 또렷해 회화 공부에도 좋다. 특히 친구끼리 주고받는 농담과 잔소리가 자연스러워, 실제 대화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문장들이 많다. 게다가 70대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인생 2막’은 젊은 시청자에게도 묘한 용기를 준다. 할머니들이 풀어주는 인생의 지혜, 교훈을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5. 네버 해브 아이 에버(Never Have I Ever) — 10대의 혼란은 국적 불문

인도계 미국인 소녀 데비는 부모님의 전통적인 가치관과 미국식 학교생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 학업, 친구, 연애... 모든 게 동시에 터져 나오며 매일이 사건이다. 청소년 드라마이지만, 단순한 하이틴 로맨스를 넘어 다양한 문화와 종교를 보여준다.

속사포 영어와 미국 고등학교 특유의 은어, 그리고 주인공의 속마음 독백이 매력이다. 자막 없이 듣다 보면 처음엔 숨이 차지만, 어느 순간 ‘미국 10대 말투’가 귀에 익는다. 다양한 문화권의 시선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학습 이상의 가치를 준다.
마무리하며...
이 다섯 작품은 단순한 ‘정주행 리스트’가 아니다. 화면 속 대사와 문화에 빠져들다 보면, 영어 감각이 살아나고 세계관이 넓어진다. 이번 방학, 침대 위 리모컨과 함께 ‘다음 화’ 버튼을 무한 클릭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