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Z세대의 추구미는 텍스트힙

과시용 독서면 뭐 어때?


너도 나도 모두가 독서 열풍!

요즘 Z세대 사이에서 활자가 부활했다.

힙한 취미로 자리 잡은 독서, 텍스트힙.

"텍스트로 힙해질 수 있다고요?"



텍스트힙은 글자(text)와 멋지다(hip)를 결합한 신조어로, 독서 행위를 멋지고 세련된 활동으로 인식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지난 10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독서 열풍이 한층 더 강력해졌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한강 작가의 작품들은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Z세대 사이에서 독서는 어떻게 힙한 문화가 되었는가



  • 디지털 세대가 만든 ‘텍스트힙’의 비밀

디지털 시대에 자극적인 숏폼과 릴스로 느끼는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독서가 디지털 디톡스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또한, SNS 활동을 통해 좋아하는 책을 공유하고, 독서 인증샷을 올리며 텍스트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음에 따라 텍스트힙은 단순한 독서를 넘어, 개성을 드러내고 또래와 공감하는 하나의 ‘힙’한 행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셀럽이 만드는 텍스트힙 열풍: Z세대의 ‘읽을 이유’
텍스트힙을 트렌드로 이끈 것에는 셀럽들의 몫이 크다. 아이브 멤버 장원영이 추천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지난해 교보문고 상반기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셀럽의 이미지와 취향이 결합되면 Z세대에게 ‘읽어야 할 이유’가 생긴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애가 즐겨 있는 책의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따라 읽는 '책민수' 현상은 텍스트힙 유행으로 이어졌다. 팬들은 단순히 책을 사서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SNS에 인증샷을 남기고, 밑줄 친 구절을 공유하며 소속감을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책은 더 이상 혼자만의 취향이 아니라, 팬덤과 연결되는 아이템으로 여겨진다.


뉴진스의 <Bubble Gum> 뮤직비디오에 이디스 워튼의 장편소설 <순수의 시대>가 등장했다.

단순히 최애가 직접 추천한 책을 읽는 것을 넘어, 뮤직비디오나 화보 속에서 오마주된 도서를 찾아내어 읽으며 작품 속 세계관과 연결 지점을 탐험한다. 또, 아이돌의 생일이나 기념일에는 팬들이 ‘생일 책방’을 기획해 그들이 사랑하는 책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이벤트를 연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한 독서 행위를 넘어, 팬덤 문화와 결합한 하나의 커뮤니티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텍스트힙과 함께 다시 살아나는 출판 시장

텍스트힙 트렌드는 출판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Z세대가 독서를 힙한 문화로 받아들이면서 베스트셀러 판매가 증가하고, 출판사들은 다양한 마케팅과 신제품 출시로 활기를 띠게 된 것이다.



서울 국제도서전은 출판업계 혁신과 독서 문화 확산의 대표 행사이다. 6월에 열린 서울 국제도서전은 약 15만 명이 방문하며 역대 최대 흥행을 기록했다. 첫날부터 책을 사기 위한 오픈런이 이어지며, 주요 출판사·온라인 서점이 차린 전시 부스와 유명 작가의 팬사인회가 열리는 현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러한 독서 열기를 바탕으로 출판업계는 텍스트힙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하며 독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민음사는 세계문학 전집의 명문장을 전하는 ‘세계문학일력’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세계문학일력은 디지털 환경에서 편하게 문학을 즐기 수 있도록 모바일 필사 기능과 함께 메모와 감상 기록 기능을 제공한다. 디지털 환경에서도 아날로그 감성을 유지하는 차별화된 경험의 확장을 제시하는 신선한 마케팅이다.
한편 문학동네에서는 특정 번호로 전화를 연결하면 무작위로 한 편의 시를 낭독해 주는 이벤트를 선보여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민 책읽기 프로젝트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2025년 다시 부활하다

과거 전국적인 독서 붐을 일으켰던 국민 책읽기 프로젝트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가 2025년 다시 돌아왔다. 당시 소개된 도서들은 줄줄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대대적인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이 프로그램이 다시 부활했을까? 바로 Z세대 사이에서 ‘텍스트힙’ 문화가 확산되면서 독서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번 부활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독서의 즐거움과 가치를 알리고, 새로운 세대에게 독서 문화를 자연스럽게 전파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아낸다.






독서 열풍,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


텍스트힙을 ‘과시용 독서’ 또는 ‘패션 독서’라며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2030 세대 사이에서 ‘보여주기 독서’는 단순히 지적 허영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반면 지적 허영을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는 입장도 있다.  따분하고 고리타분하다는 기존의 책읽기 이미지를 벗어나, 자신의 독서 취향과 개성을 공유하는 아날로그 라이프스타일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과거 서울문화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지적 허영을 두고 한 말이 최근 텍스트힙 유행에 긍정하는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동진 평론가는 “허영이 없으면 문화적으로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가 없다”며 “허영이 없는 사람은 특정한 문화적 시선, 세상을 보는 새로운 창에 대해 영원히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선들이 모여 텍스트힙이 단순한 과시를 넘어, 자기 표현과 문화적 성장의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책 읽는 행위가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힙한 방식으로 재해석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독서가 새로운 트렌드가 된 지금, 당신도 ‘책 덕후’로 거듭날 기회이다.









#텍스트힙 #독서 #도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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