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포카는 주식이었고, 직관은 상한가였다

입덕부터 직관까지, 나는 이렇게 돈을 썼다.

살면서 한 번쯤은 무언가에 푹 빠져본 순간이 있지 않나요?
누군가는 아이돌, 누군가는 애니, 누군가는 게임.
저도 그랬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대학생인 지금까지, 저는 줄곧 아이돌 덕질러였습니다.
아이돌을 가장 많이 좋아하던 그 시절, 제 하루는 아이돌 노래로 시작해 영상을 찾아보다가 끝났습니다.
말 그대로 ‘최애 중심 우주’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대학교 3학년이 된 지금, 예상도 못 한 새로운 덕질이 제 앞에 등장했습니다.
바로 야구입니다 🥰
처음엔 “룰도 어렵고 경기 시간도 길다는데 내가 빠질 리가…” 싶었지만 야구를 딱 한 번 본 순간,

훅 갔습니다 ㅎ..


저는 중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제가 어떻게 덕질을 해왔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돈과 시간을 쏟아부었는지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좋아하는 것에 돈과 시간을 쏟는 일이 누군가에겐 낭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분명 행복과 설렘을 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습니다.


1. 중학생 시절 – 돈은 없었지만, 마음은 풀매수였다

출처 | 핀터레스트


중학생 때 제 덕질 자본금은 월 만 원.
앨범? 콘서트? 꿈도 못 꿨습니다.
그 대신 저는 그 시절 ‘시간 부자’였습니다.

방과 후 집에 오면 가방은 현관에 던져두고,
컴퓨터 켜서 멜론 스밍 돌리고, 유튜브 직캠 무한반복했으며, 최애 파트는 거기서 또 반복 재생했습니다.
심지어 와이파이 없는 학교에서도 머릿속에 뮤비가 재생되지 않은 날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땐 멜론 순위 1위라도 만들 기세로 밤새 핸드폰을 충전기에 꽂아놓고 스밍을 돌렸습니다.

심지어 학교에서 핸드폰을 낼 때 끄지 않고 스밍을 돌려논 상태로 낸 적도 많았습니다 ㅎㅎ..
체육 시간 줄넘기 하면서도 가사는 완창 가능 할 정도로 열정은 최.고.였습니다.

출처 | 핀터레스트


친구랑 쉬는 시간마다 “어제 무대 봤냐” 하면서 한 장면 한 장면 뜯어보던 그 대화가 그 시절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돈은 없었지만, 좋아하는 마음만은 매일 상한가.
그때 저는 기록과 숫자를 올리는, 시간과 마음을 쏟는 덕질을 했습니다.



2. 포카가 주식이고, 당근은 내 증권사였다 - 고등학생 시절

고등학생이 되자,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용돈이 전보다 늘고, 명절이나 생일에 들어오는 현금도 생기면서 드디어 진짜 돈을 들이는 덕질이 가능해졌죠.
저는 그 돈을 거의 앨범과 포토카드 모으는 것에 쏟아부었습니다.


처음 앨범을 뜯던 날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비닐 포장을 벗기고, 안에 있는 포토카드를 꺼내는 그 짧은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가 두 배로 빨리 뛰었습니다.
그게 최애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고, 최애가 아니면... 바로 전략 수정 ㅎ

그때 제가 눈뜬 게 바로 ‘덕질 재테크’였습니다.
최애가 아닌 멤버의 포카는 당근마켓에 올려 시세보다 살짝 높게 팔고,
그 돈으로 최애 포카나 최애의 인형 같은 진짜 사고 싶은 것을 사들이는. 바로 덕질 재테크.

그시절 나의 당근 판매내역,,

거래가 성사되면 택배를 기다리는 그 며칠이 그렇게 설렜습니다.
방과 후 집에 오면 현관 앞 택배 박스부터 확인하고, 봉투를 뜯는 순간 최애의 얼굴이 보이면 혼자서 “후하후하..” 하며 심장을 부여 잡았습니다.그리고 그 짧은 순간이 일주일을 버티게 했습니다.


물론 그 시절 제 통장은 항상 얇았죠.. 🥲
하지만 포카 바인더 속 최애 페이지가 채워질수록 마음만큼은 부자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

열심히 모았던 포카로 최애 아이돌 
집에서 생파 해주기 
돌이켜보면, 이렇게 시간과 돈을 쓰는 과정 자체도 즐거웠지만 결국 핵심은 ‘아이돌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가’였습니다.
포카 한 장, 영상 하나가 그 시절 제 하루를 버티게 해줬고, 수험생활 속에서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는 유일한 존재가 그당시에는 바로 아이돌이었습니다.

3. 대학생 시절 – 직관, 잔고는 하한가 감정은 상한가

출처 | 핀터레스트

대학생이 되면서 제 덕질 인생에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생겼습니다 👏👏
게다가 수도권에 살게 되니, 공연장까지 가는 거리도 문제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제 덕질은 무조건 ‘직접 보러가기’로 바뀌었습니다.

콘서트 예매 날이면, 오픈 시간 30분 전부터 피씨방으로 달려가 손을 풀었습니다.
시계를 보면서 “3분 전… 2분 전…” 속으로 카운트하다가, 버튼을 누르는 짜릿함을 자주 즐겼습니다.

그렇게 많이 티켓팅에 도전했지만 성공한 적은 단 한번 뿐이었습니다 ^_ㅜ (티켓팅 잘하시는 분 연락주세요,,)

하지만 취소표로 어떻게든 콘서트게 갔습니닿ㅎ

티켓을 손에 넣은 날부터 콘서트 당일까지는 진짜 설렘의 연속이었습니다.
무슨 옷을 입을지, 응원봉 배터리는 있는지, 지하철을 어디서 갈아타야 하는지까지 전부 체크하고, 당일엔 몇 시간 전부터 줄 서서 기다렸습니다.
조명이 켜지고, 무대 위 최애가 나타난 순간 심장이 정말 터질 것 같았습니다 ///

그 순간만큼은 잔고가 바닥이어도 상관없었습니다.

첫 콘서트

공연이 끝난 후에도 귀엔 함성이 맴돌고, 집 가는 길에는 찍은 영상과 올라온 사진들을 보며 행복한 마음으로 귀가했습니다.

이 행복감은 머릿속에서 무대 장면이 계속 재생되며, 거의 한 달 동안 저를 들뜨게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지금까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별별 걸 다 해봤습니다.
맛있는 거 먹기, 쇼핑, 여행, 운동… 다 해봤지만 콘서트에서 느끼는 그 벅참과 해방감,

귀를 울리는 함성과 무대 위 빛나는 순간만큼 스트레스가 완벽하게 사라진 적은 없었습니다.
제 덕질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지금까지 경험한 모든 스트레스 해소법 중 가장 완벽한 방법이었고,
하루하루를 버티게 하는 강력한 연료였습니다.


4. 이젠 최애가 둘이다, 야구도 내 돈 가져가라 - 야구 입덕기 

출처 | 핀터레스트

대학교 3학년이 되던 해, 제 덕질 인생에 또 하나의 챕터가 열렸습니다.
친구들이 야구 얘기를 할 때마다 그냥 “아~ 재밌나 보네” 하고 넘겼는데 어느 날 문득 “한 번 봐볼까?”

하고 틀어본 경기가 모든 걸 바꿨습니다.


처음엔 화면 속 선수들이 뭘 하는 건지 잘 몰랐습니다.
근데 홈런이 터지는 장면, 도루에 성공하는 순간,
관중석 함성이 스피커를 뚫고 나오는 걸 보니까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 핀터레스트


그날 이후로 경기 하이라이트, 직캠, 응원가 영상을 죄다 찾아봤습니다.

룰도 정확하게 이해하고 보고 싶어서 유튜브 영상을 하나하나 다 찾아봤습니다.

진짜 하루에 5시간씩 야구만 찾아봤습니닿ㅎ
스트라이크, 볼, 도루… 처음엔 복잡해 보이던 단어들이 점점 익숙해졌고,
선수 이름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이건 진짜 직관을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첫 직관.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생생한 열기,
관중석에서 모두가 목청껏 부르는 응원가,
안타가 터질 때마다 들리는 파도 같은 함성.
아이돌 콘서트의 벅참과는 다른 종류의 짜릿함이었습니다.

이 짜릿함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바로 팀스토어로 달려가 유니폼과 응원 스틱을 결제했습니다.
기아타이거즈 사랑해

경기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도 귀에는 응원가가 맴돌고,
머릿속엔 그날 봤던 플레이들이 재생됐습니다.

아이돌 덕질이 제게 안정감과 위로를 주는 존재라면,

야구는 제 멘탈을 홈런처럼 날려버리는 존재입니다.
좋아도 소리 지르고, 져도 소리 지르고… 결국 목은 쉬고 지갑은 텅텅........................
근데 또 가고 싶어요.


물론 아이돌은 사건이 터졌을 때,
야구는 경기력이 바닥일 때마다 “아, 내가 왜 이렇게까지 좋아했나” 싶은 순간도 있었죠.
그래도 둘 다 공통점은 하나,
지금 내 하루를 버티게 하는 가장 확실한 이유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돌아보면, 중학생 시절엔 돈 한 푼 쓰지 않고 시간만 쏟아도 행복했고,
고등학생 땐 포토카드를 사고팔며 원하는 것을 얻으며 행복했습니다. 
대학생이 되니 직접 눈앞에서 무대를 보며 벅참을 느꼈고,
이젠 야구라는 새로운 취미까지 가지게 되었습니다.


소비의 방식은 변했지만,
좋아하는 걸 향한 마음만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좋아하는 것에 돈을 쓰는 것이 낭비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에겐 삶에 활력을 주고 지친 하루를 버틸 힘을 만들어주는 확실한 활력소였습니다.


아마 덕질을 해본 사람이라면 기억할 것입니다.
원하던 피규어를 손에 넣었을 때,
게임에서 간절히 원하던 캐릭터를 뽑았을 때나 치열한 경기에서 승리했을 때,
드라마나 영화가 기대했던 방향으로 전개될 때,
혹은 그 장면이 너무 좋아서 다시 찾아볼 때 느껴지는 벅참.
그 만족감이 쌓여서, 다시 또 그 세계로 돌아가게 됩니다.


왜 우리는 좋아하는 것에 이렇게까지 진심이 되는 걸까?
아마 그 답은, 각자의 이야기 속에 있을 것입니다.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웃을 수 있다면, 그건 이미 충분히 의미 있는 소비라고 생각합니다 :)


출처 | 핀터레스트

#대학생#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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