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연극 동아리 들어가면 CC 할 수 있을까?
연극부원이 말하는 연극동아리의 모든 것
"대학교 연극 동아리"
이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저는 이 단어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낭만적이고, 나의 대학생활 로망을 모두 실현시켜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대학생들이 연극 동아리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고, 한 번쯤은 참여해보고 싶어합니다.
(적어도 제 주변 사람들은 그랬습니다 >_<)
저 또한 그런 로망을 갖고 연극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고, 어느새 활동한 지 4년이 되어갑니다.
이 글은 제가 연극 동아리를 하며 알게 된 것들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연극 동아리에 들어가게 된 이유
다들 대학교 로망은 하나씩 가지고 입학하기 마련이죠.. 저에겐 동아리 활동이 하나의 로망이었습니다.
학교 중앙 동아리를 쫙 살펴 본 결과, 하고 싶은 것이 없었습니다. (쿠궁..._)
그러다가 문득 저의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저희 학교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음악, 미술, 연극 중 한 가지 수업을 선택해서 들어야 했습니다.
낯가림이 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저는? 당연히 미술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다 1학년 말, 2학년 선배들이 연극 수업에서 준비한 연극을 보러가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시청각실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른 사람이 되어 연기하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저는.. 그만
반해버렸습니다..두둥탁
네 그렇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연극에 빠져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 날 이후 바로 선택과목을 연극으로 바꾸고,
나도 사람들 앞에서 저렇게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조용하지만 관종끼가 다분히 있었다고 생각이 드네요. >_<
하지만 2020년.. 바로 코로나의 해입니다.
2학년 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코로나가 터졌고, 어찌저찌 연극을 준비하기는 했으나
11~12월에 코로나가 재유행하면서 연극은 무산되었습니다.
그때의 허탈감과 아쉬움이 저의 마음속에 남아 저도 모르게 연극 동아리를 선택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실제로 한 활동들
저희 학교의 연극 동아리는 크게 배우연출팀과 스탭으로 구분됩니다.
(이 분류는 학교에 따라, 또 동아리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참고만 해주세요!)
배우연출팀은 말 그대로 공연 내적인 것들 (연기, 연출)을 담당합니다.
스탭은 크게 기획, 무대, 디자인으로 구분하여 공연 외적인 것들을 담당합니다.
아, 추가로 오퍼레이터가 있습니다. 오퍼레이터는 연극에서 조명, 음향을 담당하는 역할입니다.
그래서 여기서 제가 뭘 해봤냐고 물어보신다면...
전부 다 해봤습니다.
예..
4년이나 됐으면 아무래도
다 해볼만한 기간이긴 하죠.
자세히 설명드리자면, 제가 해 본 것은
연출, 조연출, 배우, 각색, 기획/무대/디자인/영상 팀장, 조명/음향 오퍼, 기획팀원
입니다!
총 18번의 공연 중 16개의 공연에 참여하였고 1개의 외부공연을 하였습니다.
저도 가끔은 제가 놀랍습니다.
내향적이고 소심하기만 했던 제가 연극 동아리에서 4년동안 활동하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게 될 줄은요..

연극이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
그래서 앞에 제가 해본 것들을 왜 말했냐고 물으신다면..
바로 이 파트를 위해서였습니다!
연극을 생각하면 단순히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들만 기억하기 십상입니다.
아무래도 당장에 보이는 사람들이 그 사람들이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앞서 말한듯이 연극을 만들기 위해 어떤 사람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를 몸소 느낀 결과
무대에 오르는 사람보다 무대 뒤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습니다.
!! 우선 이 모든 과정과 분류는 저희 학교 기준으로 작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 별, 동아리 별로 차이가 있음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

저희 동아리는 1년에 4번씩 공연을 올립니다.
학기중에 연습해서 올리는 공연은 봄/가을 워크샵 공연,
방학에 연습해서 올리는 공연은 여름/겨울 정기 공연으로 분류합니다.
각 공연이 시작하기 전, 연출후보가 PT를 하며 어떤 작품을 할 것인지에 대한 발표를 합니다.
PT에서 투표를 진행하여 다수표를 얻은 연출후보가 연출이 되며, 공연팀을 구성하기 시작합니다.
배우들은 연출 및 선배님들이 진행하는 배우수업을 일주일 정도 듣고 캐스팅 오디션을 통해 뽑힙니다.
그 외 스탭들은 면접이나 지원서를 바탕으로 선발됩니다.
이후 학기중에는 수업 이후 시간, 방학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매일을 함께 연습합니다.
방학에 공연을 하는 정기공연의 경우 거의 2~3달을 함께 생활하다보니
정말 가족같은 사이가 되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연애도.하기도 하구요... ♡
그리고 보통 기말고사 전 / 개강 직후에 공연을 올립니다.
기획팀은 예산안 관리, MT기획, 티켓부스, 일정 관리
무대팀은 무대 작업, 의상 소품 구하기(무한 당근거래..), 무대 디자인
디자인팀은 포스터, 팜플렛 작업, 공연정보 카드뉴스 제작, 굿즈 제작
등의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연출이 총 책임자로 주관합니다.
영화로 치면.. 영화감독의 역할로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연출은 배우들의 연기지도, 장면 구성, 대본 분석과 동시에
위에 적힌 모든 일을 관여하고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그만큼.. 돈도 체력도 시간도 많이 쓰죠.
저도 연출을 한 번 하고 나서 정말 힘들었지만...
연출을 하며 느낀 점들이 정말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무튼, 이렇게 연극이 무사히 올라가고 나면
마지막 공연이 끝나고 광란의 술파티를 한 뒤
술이 덜 깬 상태로 무대를 해체하는 스트라이크 작업을 합니다.
이 작업이 끝나면 끝!!!!!
이 아닙니다.
기획팀에서 결산안 마무리 작업을 하고
페이백까지 하면!!!!
그제서야 공연이 끝이 납니다.
이 모든 과정이 3~4개월 정도 걸립니다.
한 공연당 25~40명의 동아리원이 참여하구요.
정말 많은 인원이.. 긴 기간동안 함께하면서 가족이 됩니다.
또 그 중 몇몇의 인원들이 다음 공연을 하면서 동아리에 남기도 하구요.
보통 한번 배우를 해 본 사람은 계속해서 남아있더라구요..
한번 커튼콜에서 조명을 받고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면
그 기분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연극 동아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
연극 동아리에 가지고 있는 환상을 깨기 위해..
chat GPT에게 연극 동아리에 대한 환상을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답해보고자 합니다.

1. 모두가 예술혼 가득한 천재들일 것이다.
동아리원들은 다들 예술적 감수성이 풍부하고, 창의력 넘치고, 연기도 잘한다는 이미지.
-> 예. 환상입니다.
물론? 진짜 배우를 꿈꾸는 사람들, 예술혼 가득한 사람들 많습니다.
하지만 '동아리'인 만큼, 동아리원들의 전공도 다양하고, 연기를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또 배우가 아니라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진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처음인 사람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의미있는게 아니겠습니까!!!!
2. 감동적인 명작을 매번 무대에 올린다.
매 공연이 영화 같은 대작이고, 관객들이 울고 웃으며 감동을 받는다고 생각함.
-> ㉻㉻. 엄청난 환상이죠.
저희 동아리에 망한 공연이 얼마나 많은데요.
근데 이 '망했다'의 의미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
실제로 수익을 내지 못한 공연, 수익은 났으나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구린 공연, 모두 괜찮았으나 공연팀 사이가 좋지 않은 공연 등..
많은 망한 공연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공연들도 나중에 항상 언급되면서
우리 이때 망했었잖아~ 하하 하면서 대화소재로 삼기도 합니다.
3. 사람들과 금방 끈끈해진다.
연습하면서 서로 의지하고 감정을 공유하며 가족처럼 가까워질 거라는 기대.
-> 이건 진실입니다!!
위에서 말했듯 짧으면 2달, 길면 4달을 함께 공연을 준비하기때문에
특히 배우연출팀은 가까워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
또 연기라는게 감정을 공유해야 하는 활동이다보니 감정적으로 서로 공유하는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끼리 충돌해서 싸우기도 하고,
좋게 작용해서 연애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제 말은 그만큼 낭만과 추억을 쌓기 좋은 곳이라는 겁니다!!
후회안함 ㄹㅇ
4. 동아리 활동이 취업에도 도움 된다.
리더십, 협업능력, 창의력 등 활동을 통해 얻는 스펙이 취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함.
-> 이건 모든 분야가 그렇듯,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꽤 긍정적인 케이스로 연극을 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구체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전공은 역사학과인데요..
솔직히 역사학과가 어디가서 취업을 하겠습니까... (흑흑)
물론 케바케이긴 하지만 그런 선입견이 바로 떠오르는 과가 저희 과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연극을 하면서 위에서 말한 능력들을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사람을 다루는 능력"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디가서 제가 30명의 사람들을 스탭으로 두고 내가 하고자 하는 연극을 돕도록 만들 수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연출의 경험이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얻는 것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연극을 안해본 분들은
무튼 연극을 하면서 제가 생각보다 외로움을 많이 타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
앞으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작품을 만드는 창작활동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극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들
㉻.. 할 말이 많습니다.
우선 잃은 것부터 말씀드리자면
1. 시간
2. 건강
3. 동아리 생활 외 모든 활동
1, 3번은 약간 비슷한 내용인데요
우선 연극 자체가 시간을 정말 많이 쏟아야하는 창작 분야이다보니
배우나 조연출, 연출을 하는 순간
학업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연극에 쏟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게 2~3달을 써야하다보니
아르바이트도 제한적이게 되고, 다른 활동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참고로 저는 연극을 제대로 하기 전인 1학년 1학기에는
과에도 친구가 많았지만
연극을 한 이후로는 연극 동아리 사람만 만나게 되고
그 사람들도 점점 졸업을 하고 떠나다보니
뭔가 대학에서 제대로 남은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거 말고 다른 대외활동을 할걸.. 이런 생각도 들긴 했구요
2번은 정말정말 중요한 것인데..
아무래도 매일 공기가 좋지 않은 극장에서 연습하다보니
건강, 특히 기관지가 좋지않음을 느낍니다..
이건 저희 동아리의 특성일수도 있겠다만
대부분의 극장/연습실이 지하에 위치해있다보니
먼지+습기의 파티입니다..
이걸 온전히 느낀 시점이 언제냐면
한창 공연을 하다가 한번 공연을 안했는데
제가 만성비염이라고 생각했던 기침가래콧물이
한번에 싹 낫더라구요...
알고보니 극장병이었다는....
아 추가로 연극을 하다보면 +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보면
빠르게 친해지기 위해 술을 정말 많이 마시는데
연극동아리는 대대로 술을 많이 자주 마십니다...
술을 잘 못마시는 저에게는 아주..아주....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연극 동아리를 계속하는
얻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1. 친구
2.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
3. 낭만과 추억
크게 이렇게 세 가지인 것 같습니다..
우선 동아리 외 사람들을 얻을 기회는 잃었지만,,
동아리 내에서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 학번에 학생이 18명인 저희 학과보다
한 공연을 하면 만나는 사람이 많았고,
심지어 그 사람들의 과가 다 다르기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심지어 이 사람들의 관심사가 연극이라는 공통점이 있기에
더 친구를 만들기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2번째는 단순히 관심을 받는 행위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나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해주는 경험이
연극이 아니면 언제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언제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볼 수 있겠습니까!!
심지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서 하는 말이라니
너무.... 낭만적인 일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낭만과 추억입니다.
시간과 건강을 잃었지만
그 기간을 모두 낭만과 추억으로 쌓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대학생활을 돌아본다면
공부만 했어, 라는 말이 아니라
나는 연극동아리 하면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봤어!
라고 말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습니다.
또, 제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연극은! 낭만이다♡아니면어떡하지

지금까지 연극 동아리를 하며 제가 느낀 점, 연극 동아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드렸습니다!
어떠셨나요..
연극 동아리에 대한 로망이 깨지셨나요?
아니면 오히려 더 로망이 생기셨나요??
다른 사람들이 시간낭비라고 욕할 수도 있지만,
저에게 연극 동아리란
제 20대 청춘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연극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혹은 소심한 나를 바꾸고 싶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연극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눈 딱 감고 한 번 도전하는겁니다
그 도전이 여러분들의 인생을 바꿀 지도 모르니까요 :)

#연극부#연극동아리#동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