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개.강.한. 통학러 라고요?

프로통학러가 전하는 나만의 하루나기 방법




눈앞에서 떠나버린 20분 간격의 소중한 환승 버스
손잡이가 없어도 흔들리지 않는 기적의 출퇴근 지하철
만석이라며 무심히 날 지나치는 광역버스


통학러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눈물 나는) 순간들이다.
왜 나만 이렇게 가는 ‘길’이 고달픈지... 주어 없는 원망이 들 때도 있다. 혹여나 눈앞에서 버스를 놓치는 날에는 하루 종일 우울 모드가 되기도 한다.


통학 3년 차의 어느 날. 고작 통학 따위에 내 하루를 망칠 수 없다는 결심을 했다. 통학을 ‘나를 위한 시간’으로 이용하기로!
그렇게 차곡차곡 모아둔, 통학을 즐기는 나만의 방법을 들려주도록 하겠다.


<< 작전명 : 리.리.리플래쉬! >>







오늘의 주인공

👩 : 김OO. 23세. 통학 3년 차
기타 사항 : 왕복 2시간(에서 3시간). 경기도민. 광역 버스 애용. K-패스 최고.







방법 ① 빙빙 돌아가기 🚌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 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

집-학교-집을 반복하다 보면 마치 네모가 된 것만 같다.
매일 똑같은 길, 똑같은 풍경은 가뜩이나 심통 나는 통학을 더 지치게 만든다.


이럴 때는 평소와 다른 길을 찾아본다.
가장 빠르게 집에 갈 수 있는 최적의 루트를 잠시만 밀어둔 채 구불구불 돌아가는 것이다.
평소 지하철을 탔다면 버스를 타보고, 평소 A역을 이용했다면 걸어서 B역까지 가본다.
지루한 일상에 아주 약간의 변주를 주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환기할 수 있다.

의도적인 비효율은 특별한 일상을 선물해 준다.


p.s. 이 방법은 하굣길에서만 사용하길 바란다. 등굣길은 최.대.한. 변수가 없는 루트를 이용해야 한다.
괜히 새로운 경로를 찾다가 지각을 할 수도 있다. (나도 알고 싶지 않았다…)







방법 일상을 여행처럼 🛫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에는 여행을 계획해 본다.
학교와 집 사이, 나만의 정거장을 만드는 것이다.





가끔 수업이 끝난 후, 잠실 환승센터로 직행하지 않고 홀로 잠실 송리단길을 찾는다.
석촌호수를 산책하고, 예쁜 카페에 가서 맛있는 케이크도 먹고, 맛집에서 야무지게 저녁도 먹는다.
학교에서 집을 가는 그 짧은 사이, 나만의 여행을 즐긴 셈이다.


그 끝은 길게 줄이 서 있는 잠실 광역환승센터다.
(눈물이 살짝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내 하루는 충분히 행복했고, 원래 여행의 끝은 고된 법이니까!







방법 ③ 나만의 컨셉 플레이리스트 🎧


통학러의 필수템 : 이어폰. 그리고 Music…

즐거운 통학 생활을 위해 주기적으로 나만의 컨셉 플레이리스트를 만든다.
그리고 요일에 따라, 계절에 따라, 기분에 따라 골라 듣는다.


핵심은 새로운 노래를 찾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AI에게 내 취향 추천을 맡겨보기도, 플레이리스트 유튜버의 재생 목록을 살짝 엿보기도 하면서
내 컨셉에 맞는 노래를 탐색한다.
그러다 보면 이따금 말도 못 하게 내 취향인 노래를 발견할 수 있다.


요즘 나는 청춘st 밴드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중이다.
나의 미완성 플레이리스트를 살짝쿵 공개해 본다. /// ><









방법 마음이 끌리는 대로! 💘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편도 1시간 통학을 했었다.
시간을 길바닥에 버리는 듯한 기분이 싫어 콩나물 버스 안에서 영어단어를 외워보기도, 독서를 해보기도 했다.
(개인 차가 있겠지만..)나에게 통학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맞지 않았다.
집중이 되지도 않거니와 멀미가 나서 더욱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이제 나에게 통학은 하고 싶은 걸 하는 시간이다.
학교 혹은 집에 도착했을 때 최상의 컨디션으로 하루를 이어갈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안식을 주는 시간이다.
자고 싶으면 자고, 심심하면 유튜브를 보고, 머리가 복잡하면 멍을 때린다.

나에게 주어진 온전한 잉여 시간인 것이다.


그리고 버스에 내리는 그 순간, 다시 열심히 살아간다.
그러니 통학에 쏟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기로 스스로와 약속한다.







사실 통학을 견디는 절대적인 비결은 없다.
스트레스 없는 통학이란, 아마 없을 것이다.


아무리 마음을 다독여도 문득 ‘시간을 버리는’ 느낌이 불쑥 찾아오고,
사람에 이리저리 치일 때면 울컥 눈물이 차오르기도 한다.
그럴 때면 그냥 한껏 울어버리고, 화를 내고, 내일 또 씩씩하게 걸어가면 된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통학러들에게

오늘 하루도 거친 길을 걸어오느라 고생 많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의 발길이 닿는 모든 길을 응원하겠다. 🍀












#대학생#통학러#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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