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세 번은 인생을 갈아엎는다
정확히 몇 번째인지도 모르겠다.
인스타 프로필 갈아엎고, 노션 템플릿 새로 꾸미고, 다이어리 첫 장에 "이번엔 진짜!"라고 적은 게.
아마 이번 달만 해도 세 번째는 되는 듯.
누가 보면 "또 시작이야?" 하겠지만, 나름 다 이유가 있다.
그땐 그게 진짜 필요했거든.
그 버전의 나로는 안 될 것 같아서, 한 번 갈아엎고 나면 인생이 새로워질 것 같아서.
물론 대개는 며칠 못 가고 끝나지만...^^;;
월간 인생 리셋 루틴.zip
📌 새벽 기상 챌린지 (첫날이 제일 상쾌했음)
루틴 잘 지키는 사람들 보면 이상하게 부럽다.
그래서 나도 도전했다. “기상 5AM 챌린지!”
첫날은 오! 해 뜨는 거 봤다. 감동.
둘째 날은 눈만 떴다.
셋째 날은 그냥 못 떴다.
넷째 날은 알람 껐다.
다섯째 날엔 그냥 잤다.
📌 감정 일기 쓰기 (글보단 낙서가 많음)
“나를 들여다보자”는 마음으로 감정 일기를 시작했는데
처음 몇 줄은 “오늘은 벅찼다. 자존감이 흔들렸다” 뭐 이런 느낌이었다가,
점점 “하”, “어이없음”, “^^” 이런 단어로 끝나더라.
그래도 왠지 그 짧은 감정들도 나 같아서 싫지 않았다.
📌 무지노트 다꾸 (페이지마다 다른 사람임)
첫 장: 나 아침형 인간 될 거야
둘째 장: 영어 공부 계획
셋째 장: 다이어트 식단표
넷째 장: 돈 아껴쓰기 실천표
다섯째 장: 배달비 영수증 붙여둠(실패)
일관성이라고는 1도 없지만, 그때그때 진심이었던 건 확실하다.
🌀 바꾸는 거 좋아하지만, 사실 안정도 그립다
솔직히 나도 안다.
무언가를 꾸준히 못 한다는 자책, “또 실패했네”라는 생각.
근데 그 와중에도 나는 또 뭘 시작하고 있더라.
그러니까, 나는 자주 흔들리지만 계속 시도하는 중이다.
그게 뭐든 간에, “이번엔 진짜일지도 몰라”라는 마음이
계속 나를 앞으로 밀어준다.
어쩌면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도전하는 나를 포기하지 않아서 계속 갈아엎는 걸지도.
(아니, 가끔은 멋지게 성공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게 자주 바꿔서 뭐가 남겠냐”고.
근데 진짜 중요한 건,
그 루틴들 중 몇 개는 생각보다 오래 남았고,
그 시도들 덕분에
내가 뭘 좋아하고 뭘 못하는지 조금씩 알게 됐다는 거다.
예를 들어, 처음엔 그냥 ‘자기계발 코스프레’로 시작한 하루 5줄 감사일기.
진짜 가볍게 시작했는데, 어느새 내가 하루를 정리하는 루틴이 되어 있었다.
바쁜 날엔 한 줄만 쓰기도 하고, 어떤 날엔 감정이 폭발해서 15줄 넘게 적기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노트 한 권이 나에 대한 가장 솔직한 기록이었다.
그렇다.
우리는 자주 실패하지만,
가끔은 습관이 되고, 나도 모르게 인생이 조금 바뀌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작은 변화들이 쌓여
어느 날,
이전엔 상상도 못 했던 ‘나답고 편안한 삶’에 도착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계속 갈아엎고, 무너지고, 또 시작하는 우리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처럼만 해도 괜찮다고.
변화를 반복하는 너는, 어쩌면 지금 가장 멋진 길을 걷고 있다고.”
또 인생을 갈아엎고 싶어졌다.
다시 노션 열고, 다이어리 첫 페이지에 쓸 말도 정해놨다.
이번엔 진짜야.
아니 뭐, 진짜면 좋은 거고,
아니면 또 하지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