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학생이 학교를 안 간다는게 말이 돼?

휴학 사유: 긴히 쓸 일이 있어용~~

인터넷은 휴학()을 ‘질병이나 기타 사정으로, 학교에 적을 둔 채 일정 기간 동안 학교를 쉬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1990년 이후로 휴학 혹은 자퇴 (묶어서 중도 탈락이라고 부른다)을 하는 비율은 성별을 가리지 않고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다. (출처: 한국교육개발원) 추가로, 통계청 경제활동 인구조사의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휴학 경험자 비율은 40.3%, 2016년은 44.6%, 2017년은 50.7%, 2018년은 53%, 2019년은 54.3%로 나타났다고 한다. 



하지만 2018년 알바몬에서 4년제 대학에 재학중인 1~4학년 1276명을 대상으로 ‘올해 1학기 휴학할 계획’을 조사한 결과는 수많은 “기타 사유”가 휴학이라는 두 글자 안에 응집된 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가 휴학에 조명하게 계기는 휴학 계획 이라는 하나의 키워드에서 시작되었다. 계획 없이 학교를 다니던 사람들이 왜 학교를 다니지 않기 위해 계획을 세울까? 나는 약 2주에 걸쳐 4명의 “기타 사유” 청년들을 만나 인터뷰를 실시했다. 인터뷰는 일대일로 인터뷰이에 따라 최대 2회의 대면 혹은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이 글을 통해서 나는 내 궁금증에서부터 시작된 “기타 사유" 청년 4명과 인터뷰와 약 한달간 관찰한 많은 블로그 글들을 나누려고 한다. 


감딸기: 휴학은 이렇게 생각해.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 사직서를 늘 가슴 속에 품고 다니는 것처럼 재학생들은 휴학이라는 것을 마음에 품고 다닌다니는 거지.


수박: 나는 일단 어릴 때부터 대학에 오면 무조건 한번은 장기로 외국을 나고 있었고, 그게 대학을 오기 전까지는 교환(학생)에 대한 확실한 목표가 있었어. 그런데 영상업 자체가 굳이 미국이 아니면 크게 지금은 갈 메리트가 많이는 없다고 느꼈고, 나는 미국에 대해서 별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고. 그러던 와중에 ‘부산 촌놈'(예능 프로그램)을 보게 된거야. 그때 워홀이 꽂히게 된거야. 워홀을 가려면 당연히 휴학을 해야하고. 그래서 나는 휴학을 하고 뭐하지 가 아니라 워홀하고 뭐하지, 였던거지.


한예종 전문사 예술경영과 19학번 체리는 21년도 3월에 임신 확인 된 이후 21년도 중간에 등록 휴학을 한 후 연달아 2022년도에 육아 휴학을 썼고 2023년 1학기 이후 현재까지 학교에 재학 중이다. 체리는 전문사에 입학한 후 1,2학년에 걸쳐 학점을 모두 이수한 수료 상태이고, 졸업 논문 심사를 앞둔 상태이다. 


체리: 휴학을 하기 전에 기대했던 거는 진짜 릴렉스 하면서 편하게 학교에 가자. 마음 편하게 학교를 다녀보자, 학점도 다 채웠으니까 누릴 거 누리면서 다녀 보자 이렇게 생각했는데.. 임신이 이런 건줄 전혀 몰랐죠. 임신 초기에 사람들이 몸살이 많이 와요. 저도 그랬어요. 완전 맥을 못 추다가 괜찮아지면 5주 6주부터 입덧을 시작했어요. 그게 몇개월 단위로 가니까.. 휴학이 없었으면 졸업은 힘들었을거에요.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고, 국방부에서 정한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성인 남성은 병역의 의무를 져야한다. 이론적으로 보자면 학교의 절반이 필수적으로 휴학을 하는 것이다. 한편 도쿄에서 사립대를 다니는 오이는 앞선 한국의 휴학생들과 완전히 다른 전제를 내놓았다.


오이: 일본의 사회 풍조 같은건데, 일본은 휴학을 되게 안 좋게 보거든. 물론 우리나라도 휴학하면은 왜 쉬었냐 이런 질문을 하긴 하지만 일본은 그게 진짜 공격적이란 말이야. 사회적 분위기가 휴학은 진짜 보통 없는 일이고, 한다고 해도 특별한 이유, 워킹홀리데이.. 이것도 진짜 흔하지 않고 어학연수? 어학연수가 아니면은 휴학이 납득이 안가는 분위기여가지고.   


오이: 비율로 따지면 학부에 한명 있을까 말까 하지. 내가 속한 문학부, 일본 문학부만 따지면 100명 조금 안되는데 그중에 한 선배가 어학연수를 간다고 휴학을 했어. 그게 다야. 


E-나라지표에서 조사한 대학진학률에 따르면 저출생으로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고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1990년대부터 2021년까지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 그 이면에는 대학 졸업자를 우대하는 취업 전형과 대졸자를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큰 몫을 하고 있다. 학력 인플레이션이 심해진 대한민국은 소위 말하는 ‘일단 가고 보자' 풍조가 심화되어 왔다.


아이러니 하게도 대한민국에서 대학생들이 휴학을 하고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이다. 네이버 블로그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 질병을 제외한 ‘기타 사유’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고자 하는 활동은 여행, 진로 찾기, 스펙 쌓기 라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취업을 위해 일단 대학을 가고 본 청년들은 취업을 위해 일단 휴학을 하고 본다. 


OECD 국가들 중 한국과 일본은 높은 대학취학률을 가지고 있고, 취업 시장에서 대졸자와 그렇지 않은 부류를 향한 차별의 시선도 짙은 편이다. 하지만 휴학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달랐다. 그 차이를 만들어 낸 지점은 무엇이었을까? 오이는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일본 취업 시스템을 꼬집어 내었다. 


오이: 우리나라는 취준생이라는 말을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말하잖아, 일본에서는 그걸 ‘취활생'이라고 하는데 빠르면 대학교 2학년 말이고 보통 3학년 때 시작해. 근데 일본 취직은 한국처럼 그렇게 높은 스펙을 요구하지가 않거든. 대학에서 막 졸업한 걸 “신졸"이라고 하는데, (스펙) 다 필요없고 신졸로 들어가면 회사에서 하나하나씩 알려주는거야. 입사를 하고도 적성 테스트가 있단 말이야. 이것저것 시켜보고 두 번째 배정 시기가 있어. 그러니까.. 휴학은 불성실함의 척도인거야. 


오이: ‘가쿠치카'라고 부르는데 이게 줄임말이야. 학교를 다니면서 내가 특별하게 했던 일을 줄인건데 자소서 문항이야. 그래서 동아리 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 그런게 스펙이 돼. 왜냐면 일본 취업은 학점도 안내고 학부도 안내고 그냥 딱 대학 이름이랑 자소서만 내고 끝내거든. (웃음) 요상한 블라인드라서. 한국에서는 간판만 보고 대학 가라고 그러잖아, 여기도 그래. 일본에서는 그걸 ‘마치' 라고 부르는데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가 딱 ‘마치권’ 이라고 할 수 있어. 한국으로 따지만.. ‘서성한'? 마치권 까지가 학력필터에서 살아남는, 간당간당 하게 안 걸러지는 애들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 재학하는 멜론은 이번 학기 이중전공 (안암 캠퍼스에서 학점을 얻는 프로그램)을 이수하기 위해 서울로 거주지를 옮겼다. 서울에 정착한지 반년이된 멜론은 휴학을 결정한 것에 ‘서울'이라는 지역도 이유가 되었다고 말했다. 


참외: 내가 특히 올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청년 멘토 활동을 했었잖아. 여기(서울)에 정말 많은게 몰려 있더라고. 국립중앙박물관이라든가 국립현대미술관이라든가.. 경복궁, 창경궁 그런데라든가. 그래서 진짜 (지방에서 스펙 쌓기) 쉽지 않네. 그 생각이 딱 들더라고.    


참외: 서울에 오기전까지는 체감 못했다? 왜냐면 대구도 세종도 딱히 부족한 건 없었잖아. 사실. 그래서 (서울 가면) 그냥 박물관 하나 더 있고.. 그 정도 생각했는데, 아니야. 진짜 모든 전시가 있고 특히 교통도 한 몫 하는거 같아. 서울에 인프라가 몰려 있다는게 이런 뜻이구나 생각이 드는거야. 난 전공이 고고학이니까 교수님들이 학생들한테 너네 시간 남아도는데 전시회 좀 보고 다녀라. 많이 봐야지 실력도 기르고 어쩐다 얘기를 하시는데, 알바 해서 돈 벌고 왕복 5시간 걸려서 전시회를 어떻게 보겠어. 

서울·인천·경기 지역 대학의 경우 중도 탈락률이 3.15%(2만4천5백33명)인 데 반해, 다른 지역 대학은 5%(6만5천6 백28명)이고, 자퇴하는 경우도 1.67%(1만3천38명)와 2.35%(3만8백28명)로 격차가 있어, 지방 대학 에서 '자퇴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시사저널, 2010.04.15). 서울외 지역에서 대학을 다니다 스펙을 쌓기 위해 휴학을 하고 서울로 오는 청년들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대학생활만족도가 낮음을 엿볼 수 있었다. 연구결과들과 인터뷰를 통해 직접 만난 청년들은 대학교육이 학생들의 현실적인 요구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한다고 한 목소리로 비난한다. 높은 휴학률은 인적 자본의 노동시장으로의 이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단순히 학생 개인들 혹은 세대 특성으로 취급할 것이 아닌 대학과 사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할 문제이다. (대학생 휴학 경험과 휴학 계획 결정 요인 분석,이유림) 

서울의 종합대학을 다니는 감딸기는 학기중 6개의 교내/연합 동아리를 하는 등 ‘스펙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했다. 


감딸기: 동아리는 누적 6개를 했고. 리걸 클리닉이라고 교수님이랑 병원에 가서 무료로 법률 상담을 하는 것도 하고, 교내 방송국 활동도 2년을 했어. 아직 번아웃이 안 왔지만 더 하다가는 번아웃이 올수 있다. 그런 생각이 들긴 했지. 


감딸기는 휴학을 했지만 교내 동아리 활동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루에 한끼는 꼭 학식을 이용했고, 도서관에서 토익과 한국어 능력 시험을 준비했다. 동시에 주 3회 아르바이트를 나갔고, 연기학원과 요리 학원을 등록 했다. 인터뷰를 하기전 휴학을 하고 자신이 한 활동을 장문으로 정리해서 보내준 감딸기의 이력 중에서 가장 눈에 뛰는 것은 대략 60번 정도의 스냅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감딸기: 나는 스냅 사진을 23년도 2월에 처음 촬영을 했는데 이게 점점 쌓이니까 나를 모델로 쓰는 사람도 생기고 그러는거야. 대학에 다닐 때는 문제가 시험기간에는 이런 활동을 전혀 못하는거지. 근데 또 방학인 7,8월은 더워서 야외에서 못 찍어. 5월이 딱 좋단 말이야. 근데 5월 뭐야, 과제 기간이잖아. 그리고 또 벚꽃! 벚꽃하면 꽃말이 시험기간이잖아, 그러니까 촬영을 하기엔 제약이 많았지. 


다방면으로 스펙을 쌓아온 감딸기는 놀랍게도 5명 중 진로 고민이 가장 큰 인터뷰이였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아나운서'라는 확고한 장래희망이 있긴 했으나 아나운서라는 장래희망을 가지기 까지의 미래를 어떻게 현실화 시킬건지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크다고 했다. 


감딸기: 법대 같은 경우에는 졸업 요건이 복수전공 아니면 심화 전공을 해야하는데 난 심화 전공을 하기 싫은거야. 그럼 남은 선택지가 복수전공 밖에 없는데, 아직까지 하고 싶은걸 모르겠는거야. 국문학과, 영화학과 이것저것 들어보고 막 이랬는데, 확실하지가 않고. 그래서 휴학을 하는 동안 정해보자. 하고 싶었던 걸 다 해보는 시기를 갖자. 혼란스러운 시기를 가져보자, 고민하는 시기를, 그래서 휴학을 한 거야. 앞으로 미래에 대한 고민과 방황을 하고 싶어서. 


정반대로, ‘스펙'과 무관한 휴학을 결정한 이들도 있다. 학부시절 피아노를 전공하고 2015년 지방직 공무원에 합격한 체리는 휴학이 자신에게 직업에 관한 ‘스펙’ 과는 무관했다고 설명했다.


체리: 저는 솔직히 직업을 바꾸지 않아도 되는 직장이잖아요. 계약직도 아니고 공채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대학원에 들어올 때 애시당초 이직이나 승진을 염두에 두고 들어온게 아니에요. 그냥 이거 배우면 재밌겠다 배워보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대학원에) 온거기 때문에 빨리 끝내야 된다는 그런게 그다지 없었어요. 


체리: 오히려 학교를 빨리 끝내면 제 적, 소속이 사라지는 거거든요. 그것 말고는 잃을게 없다? 그냥 제 소속 하나가 사라지고 교수님이나 친구들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지는거예요. 취업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이직, 승진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다를지 모르겠지만 저는 제 직업 특성상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적을 오래 끄는 것도 소속감 있게 있을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여서.. 그래서 휴학을 계속 쓰는 데 별로 부담이 없었던 것 같아요. 


체리: (웃음) 스펙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임신과 출산을 모두 겪으신 교수님이 임신 중에 최대한 논문 주제도 정하면 좋을 거라고 조언 해주셨어요. 뱃속에 (애기가) 있을 때 하는게 좋긴 좋다고. 뱃속에 있으면 제 몸이 알아서 키워주지만, 일단 밖으로 나오면 제 손과 발이 투입되어 키워야 하는거다 보니까. 


올해 21살이 된 수박은 4개월간 체코의 한인민박에서 일을 하며 관광도 하는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기로 했다. 어릴적 갔던 동유럽 패키지 여행이 좋은 추억이 되었다는 이유였다. 유럽에는 많은 한인 민박이 존재하지만 호텔&관광 사업법 상 대부분이 불법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체코는 다르다. 90%가 넘는 민박이 나라로 부터 승인이 난 민박이다. 


수박: 요즘 남자애들은 군대 가서도 자격증 따고, 학점 얻고 그러잖아. 그런데 나는 이것저것 경험하는걸로 이점을 너무 많이 느껴서 이 제도를 멋모를 때, 저학년 때 이용해보자 한거 같아. 봉사활동 갔을 때도 그렇고. 그게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를 내가 알아, 이미. 당장 스펙 한 줄이 안돼도 이게 어쨌든 무가치 하지 않다는걸 이미 아는 사람이라서 크게 불안함은 없는것 같아. 무모한 21살의 인생 계획. (웃음) 


수박: 사실 워킹 홀리데이는 졸업을 하고 가는 경우가 더 많아. 아니, 대학을 안 들어와도 할 수 있는 거니까. 근데 내가 대학에 들어오고 휴학까지 하고 워홀을 가는 이유는 돌아갈 수 있다는 거에 대한 안정감, 그게 제일 큰 것 같아. 내가 언제든 중간에 떠났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고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뭔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거잖아. 그런 점에서 이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한 해라도 붙들고 있고 싶은거지. 


수박은 스스로를 ‘의존적'인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 누구보다 급진적이고 도전적인 선택을 한 행보와는 조금 다른 대답이였다. 


수박: 나는 연고자 없는 지역에서는 혼자 못 산다라는 걸 서울을 올라오면서 확실히 느낀 거야.  근데 돌이켜보면 이런 성향이 있어서 일자리를 민박을 선택한 거 같아.


수박: 내가 워킹홀리데이라서 제일 불안한게 내가 그곳에서 소속되어 있는게 없다는 거. 그러니까 교환은 내가 거기서도 그 나라 학교에 소속이 되어 있잖아. 나를 관리해줄 사람도 있고.. 내 이름이 어딘가에 올라가 있는데 이거는 없어. 진짜 여행자 인거야, 말 그대로. 


소속감은 자신이 어떤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을 나타낸다. 소속감은 정체성과 귀속성을 연결될 수 있다. 많은 연구들은 학업 성취도와 조직 소속감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를 인정했고, 대학 또한 재학생 심리 안정화와 대학 몰입도 향상을 위해 다양한 소속감 증진 활동을 계획한다. 수박은 학교 외부에서 자신의 소속을 찾기 위해 노력을 했다. 다른 청년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고, 어디에서 소속감을 찾고 있을까? 


감딸기: 어디를 가도 몇살이세요? 이런 얘기를 하잖아. 그러면 저 어디 대학교, 무슨 관데 지금은 휴학 중이에요. 라고 설명을 하고, 내 이름 같이 꼬리표 처럼 붙어 다니니까 어쩔 수 없이 내가 어느 대학교 학생인지는 계속 상기가 되는 것 같아. 그런데 이건 그냥 이름 짓기 같고, 나 같은 경우는 학교 동아리를 하니까 소속감은 유지 되는 거 같아. 휴학이라는 제도로 잠시 공부를 멈춘 거긴 하지만 어쨌든 나는 학교 소속이잖아.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휴학생 비율은 평균 30% 정도이다. 

휴학 학생 수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 지만 그에따라 휴학에 제도적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한다. 



참외: 사람 몸이란게 그렇게까지 아프지 않아도 이제 좀 쉬어가야 하는 타이밍이 있는 것 같아. 올해 들어서 몸이 계속 아프고 하다 보니까 정신 상태가 안 좋아지는게 느껴지는 거야. 바쁘게 사는게 해답이 아닌 것 같다고 느꼈어


참외는 알 수 없는 편두통과 알러지성 비염으로 신체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서류상으로는 질병 휴학이 아닌 일반 등록 휴학을 진행해야한다. 휴학의 이유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업을 이어가는 것에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각 학교의 교칙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질병 휴학을 인정하기 위해 병원으로부터 일정 기간 이상의 입원 등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요구한다. 참외의 학교는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가 필요하다. 


휴학을 위해 필요한 진단서나 서류를 준비한 상태에서도 문제는 발생한다. 


체리: 저는 코로나 덕분에 서류를 대면으로 제출 안 했거든요. 대면으로 안 하고 우편 이런 식으로 했단 말이에요. 근데 지금은 직접 내라고 그러나 봐요. 입덧하고 만삭에 배 불러가지고.. 저는 무용원 소속이라 서초동 가야하는데. (웃음) 그런데 지금은 무조건 대면으로 내라고 하나봐요. 휴학하는 거 자체가 학교를 나올 형편이 안되니까 휴학을 하는건데 나오라고 하면.. 좀 아니지 않을까요. 


뿐만 아니라 휴학을 인정 받고 나서 기간도 문제가 된다. 체리는 초반에 자신의 계획과는 전혀 다른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 과정에서 기간의 부족함을 느꼈다고 한다. 


체리: 임신 휴학은 1년이고 육아 휴학도 1년인데 어떻게 보면 1년이 부족할 수 있어요. 사실 아기가 1년 키운다고 다 크는게 절대 아니잖아요. 이제 걷기 시작하는 시기인데, 그 이후에도 한참 손이 많이 필요한데. 아직 사회적으로 휴직도 1년도 되냐 마냐 하는데 휴학을 어떻게 바래요. 바라기에는 아직 사회적으로 준비가 안되지 않았을까요? 


특히 부모의 육아관에 따라 휴학 기간의 부족함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체리: 저는 세돌까지 어린이집을 보낼 생각이 없어요. 언어라든지 사회성이라든지 부모가 키웠을 때 더 좋다는 연구들이 있어요. 소아과 의사나 소아정신과 의사들이.. 저도 육아 공부를 하니까 그런 연구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이론과 임상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런 생각이 더 강해요. 애가 고3도 아닌데 12시간씩 밖에 있는게.. 좀 그렇죠. 성인도 그렇게 있으면 힘든데. 이건 육아관 차이라고 생각해요. 


체리: 동기 중에 애기가 3살인 채로 육아 휴학을 했던 언니가 있는데, 그 언니는 휴학기간이 부족했어요. 저는 수료를 한 상태라서 괜찮았어요. 학점을 안 들어도 되니까. 근데 언니는 아니었거든요. 아기를 보면서 수업을 듣는건 불가능 해요. 물론 일이나 공부도 하고 육아도 하는 ‘슈퍼 엄마’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런 엄마는 아니에요. 저는 분명히 빵꾸가 생겨요. 그런 거를 저는 원치 않아요. 솔직히. 


체리는 본인은 물론 주변인 심지어는 교수와 같이 학교의 많은 구성원들이 실질적인 부족함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요구하기에는 임신과 육아에 대한 인식이 따라오지 못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대학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대학에 입학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숫자도 줄어들었지만 동시에 휴학 혹은 학업중단으로 인한 제적 학생수도 줄어들고 있다. 5명의 휴학생 및 예비 휴학생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한 숫자 아래 숨어진 사회적 문맥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볼 수 있었다. 이 청년들은 휴학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질문을 통해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체리: 굳이 앞에 거를 빼도 되지 않을까요? 앞에 무슨 질병 내지 기타 사유든 마찬가지 인거 잖아요. 그냥 학교에 적을 둔 채 일정 기간 동안 학교를 쉬는 일’.  

오이: ‘落ちこぼれ’ (오치코보레). 한국어로 직역하자면 ‘뒤떨어진 놈' 그러니까 다들 가는데 자기 혼자 뒤떨어져서 저 뒤에 주저 않은 그런 느낌. 너무 부정적인 케이스를 줘버렸다. (웃음) 그런데 일본은 휴학에 대해 부정적이면 부정적이지 긍정적이지는 절대 않으니까.

수박: 휴식기. 안정감을 가진 채 뭔가를 할 수 있는 휴식기 같아. 그게 뭐 일이든 진짜 쉬는 거든 경력이든 뭐든. 

참외: ‘자체 공강 학기’ 내 알아서 쉬는거. 내 생각이지만 사회에 나갔을 때 사회가 너 정말 힘들어 보인다 쉬어라 이런 얘기를 해주진 않을 거잖아. 내가 쉴 타이밍에는 내가 잘 살피고 돌보는게 맞는거 같아. 

감딸기: (고민을 하던 감딸기는 인터뷰 이후 서면으로 정의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나 에게 휴학이란 쉼표이다. 휴학을 통해 무언가로부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휴학은 다시 무언가를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한다. 쉼표는 마침표가 아니라 다시 이어나간다는 점에서 나에게 휴학은 쉼표이다.
#휴학#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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