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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옐로팽’ 그는 누구인가?

모든 질문에 답해주는 인간 GPT의 MBTI, 학과 파
동국대학교에서는 ‘옐로팽’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대학생 애플리케이션 에브리타임은 정보공유방이지만 물어도 답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옐로팽’은 게시판에 질문 글이 올라오면 언제나 정확하고 상세한 답변을 해주기에 유명하다. 그래서 다들 정체를 궁금해하지만, 아직 신상이 밝혀진 적은 없다. 과연 그는 누구인가.

대학내일 학생 리포터가 직접 물어보았다!

동국대학교 방송국 DUBS 촬영 장면

Q. 자기소개 부탁한다.
동국대학교 광고홍보학과이다. 사람들의 추측처럼 총장님도 아니고, AI도 아니고, 비밀 조직도 아닌, '평범한' 동국대 학부생이다.


Q. 닉네임은 무슨 뜻인가?
‘옐로팽’은 에린 헌터의 소설 『Warriors』에 나오는 고양이 캐릭터 ‘Yellow fang’에서 따왔다. 왜 하필 그 고양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을 지을 당시 유독 인상에 남았었다. 프로필 이미지 속 고라파덕 캐릭터는 닉네임 뜻과는 관련 없지만, 묘하게 이름과 잘 어울려서 쓰다 보니 이제는 ‘옐로팽’ 시그니처가 되어버렸다. (웃음)


Q. 언제 처음 질문 답변을 시작했나? 시작하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2020년에 본격적으로 질문 답변을 시작했다. 코로나 때문에 신입생이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에브리타임 게시판에 질문이 쏟아졌다. 처음에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익명으로 답변을 달았다. 그런데 많은 답변이 ‘익명’으로 묻히는 것이 아쉬워서 ‘옐로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계기는 코로나라는 상황과 남들 앞에 나서길 좋아하는 성격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Q. 새내기 안내 PART1, part 2 글을 인상깊게 보았다. 각 글 당 1만 자가 넘을 정도로 학교 건물 찾는 방법, 학교생활, 자주 묻는 질문 등을 정리해 주었다. 해당 글을 정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질문과 정보는 어떻게 수집하고 정리했는지?
2023년에 ‘새내기 안내’ 글을 작성했다. 2020년부터 활동하다 보니, 매년 신입생이 묻는 질문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차라리 ‘한 번에 볼 수 있는 정리 글을 만들자!’라는 생각이 들어 작성했다. 내용은 그동안 학교에 다니며 쌓아온 경험을 중심으로 작성했다. 또한, 매년 나오는 ‘동국대 학업 이수 가이드’와 학교 홈페이지를 참고하였으며, 명확하지 않은 정보는 학사운영실에 전화로 확인한 후 종합해 완성했다.



Q. ‘옐로팽 GOAT’, ‘신을 영접했다’ 등 옐로팽을 따르는 사람이 많다. 이를 보면 뿌듯할 것 같은데?
응원해 주는 분들 덕분에 정말 뿌듯하다. 나 자신이 질문 답변 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방증처럼 느껴져서 더 좋다. 특히 정성스럽게 감사하다고 남겨준 댓글은 따로 캡처해 두었다. 개인적으로 ‘뿌듯행’이라는 앨범 파일에 보관하고 있는데, 힘들 때 그 앨범을 다시 보면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인터뷰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Q. 동국대 에브리타임 앱에 서로 상부상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솔직히 굉장히 뿌듯하다. 질문 답변 활동하며 에브리타임 게시판 내에 서로 돕는 분위기가 생긴 것을 체감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스스로 알아보려는 노력 없이 쉽게 물어보는 경향이 생긴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결국 도움 주고받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것은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Q. 사람들이 옐로팽의 MBTI나 성별 등 다양한 추측을 하고 있다. 대학내일에게 공개할 수 있는 신상이 있을까?
광고홍보학과라는 정보는 이미 많이 알려진 것 같다. 광고홍보학과 혹은 사회과학 학부 질문에 더 자세히 답변해 주어서 그런 것 같다. ‘광·홍’ 키워드는 에브리타임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알림 설정 해두고 질문 글이 올라올 때마다 답변해 주고 있다. MBTI는 ESTJ이며, 성별은 남자이다. 섬세하게 알려주려는 모습으로 인해 여자일 거라 유추하는 분도 있다. (웃음) 성격은 밝고 유쾌한 편이다.

Q. 친구들 중에 본인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있는지
‘옐로팽’으로서 활동이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오히려 자부심 가질 만한 일이기에,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곧잘 말해준다. 그럴 때면 그 친구들이 ‘연예인 본 것처럼’ 놀라기도 한다. 혹은 새내기 때 도움받았다며 고마워하기도 했는데, 그런 순간이 웃기면서도 뿌듯하다.


옐로팽 길찾기 가이드북

Q. 쪽지로 시간표까지 봐준다고 들었다. 수익이 나는 일이 아닌데, 귀찮을 때는 없는지?
예전에 쪽지로 사진을 보낼 수 없던 때에는, 따로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시간표에 대한 피드백을 드리곤 했다. 과거에는 시간표 문의가 많았다면, 요즘은 학교생활에 관한 질문이 쪽지로 많이 온다. 솔직히 귀찮을 때도 있다. 그런데 여태까지 해오던 일이고, 그게 ‘옐로팽’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니 계속하게 되더라. 덕분에 나도 보람을 많이 느낀다.

Q. 가장 황당했던 질문은?
새벽 1시 30분에 “프사 속 생물은 펭귄이 아닌데 왜 닉네임이 옐로‘팽’인가요? 사진 속 생물은 오리너구리 같아 보입니다.”라는 질문을 받았다. 보통 게시글이나 댓글로 물어보는데, 쪽지로까지 온 것은 처음이었다. 정성스럽게 닉네임의 뜻을 답변해 드렸더니 “이제 편하게 잠들 수 있겠어요.”라고 왔다. 그때는 웃기면서도 황당했다. (웃음)


Q. 학교 정보성 글 제외, 개인적인 글은 헌혈 글이 유일하다. 헌혈에 진심인 이유는?
처음에는 군 가산점을 받으려고 헌혈했다. 직접 헌혈해 보니, 피를 주는 것은 힘든 게 아닌데 누군가에겐 절실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뿌듯함을 느낀 덕분에 헌혈을 지금까지 50번 넘게 할 수 있었다. 덤으로 얻은 헌혈 기념품도 꽤 쏠쏠하다. (웃음) 헌혈하는 방법에 대한 글을 쓰면 누군가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아 헌혈에 동참하지 않을까 싶어서 올리게 되었다.
Q. 현재는 일을 한다고 들었다. 어떤 일을 하는지?
전공이 광고홍보학과이기에 광고 업계에서 일하게 되었다. 적성에도 잘 맞고 재밌어서 하루하루 보람을 느끼고 있다. 별다른 이유가 생기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 분야에서 일할 예정이다.


Q. 동국대에 옐로팽은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떠오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가 나를 떠올리며 그 당시 도움받았던 따뜻한 기억이 함께 생각나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 이어져서 ‘나도 잘 몰랐던 시절이 있었지’ 하며 후배들에게 도움을 대물림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옐로팽’이라는 이름은 잊히더라도, 선한 영향력만큼은 계속 이어져 남기를 바란다.

Q. 당신에게 옐로팽 같은 존재는 누구인지?
새내기였을 때 ‘개님’과 ‘오타쿠아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신입생들의 질문에 정성껏 답해주던 모습이 기억난다. 특히 ‘오타쿠아님’은 눈에 띄게 자주 활동하고 설명도 자세히 해주어서, 지금의 ‘옐로팽’이 되기까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년 2월 졸업 예정이다. 그리고 졸업과 동시에 나 또한 ‘옐로팽’ 활동에서 은퇴(?)하려고 한다. 그전까지는 최대한 많이 도우며 황혼의 불꽃을 태우다 가고자 한다. 질문 답변에 지치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결국 질문하는 분들, 감사함을 표현해 준 분들이 있었기에 6년 동안 활동할 수 있었다. 나도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지금, 이 순간에도 후배를 위해 질문 답변에 애써주는 익명의 답변러들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옐로팽#동국대#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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