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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2주 교환학생 다녀온 후기

해외살이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단기 교환 프로그램

내가 다녀온 '교환학생'은✈️

  • 국가/도시: 체코 프라하
  • 대학교: 체코생명과학대학
  • 기간: 2024.01.22 ~ 2024.02.02
  • 거주 형태: 학교 인근 공동 숙소
  • 총 지출 비용: 약 230만 원 (프로그램비+숙박비+식비+항공권 총합)
  • 추천 점수: 5.0 / 5.0


교환학생을 떠날 때, 나는 어떤 사람 🙋

  • 대학/전공: 인하대학교 / 경영학과
  • 학년/학번: 3학년 / 21학번
  • 학점: 3.92/4.5
  • 어학 점수: 토익 700 중반



체코를 선택한 이유는 🗺️

대학생활에서 꼭 해보고 싶던 것 중 하나가 교환학생이었어요.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학생 신분으로 해외에 살아보는 경험은 대학생일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늘 막연한 로망으로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해외에 오래 머무는 일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외로움도 많이 타고,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라 ‘해외생활이 나랑 맞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어요. 그래서 막상 무작정 도전하기에는 살짝 두렵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고민하던 중, 우연히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학교 프로그램인 ‘해외지역연구’(이하 해지연)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방학에 몇 주간 다녀오는 단기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 얘기를 들었을 당시에 접수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일단 무작정 찾아봤어요. 당시 여러 국가들이 있었는데, 체코는 가장 인기가 많은 국가 중 하나였어요. 자유여행을 다니기에도 좋은 위치이고, 프로그램 비용도 저렴한 편이었거든요. 다만 인기가 많은 만큼, 성적이 높은 순으로 선발된다는 소문이 있어 저의 합격 가능성은 낮았어요. 그렇지만 어차피 오랜 시간 준비해온 것도 아니고, '붙으면 좋고, 떨어지면 어쩔 수 없지!'라는 심정으로 체코를 1지망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도 합격하게 되었어요.


당시 목표는 정말 '해외에서 살아보기'가 전부였어요. 다른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비해 기간이 훨씬 짧아서, 영어 회화 실력을 극적으로 끌어올린다거나, 전공에 대한 깊은 공부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공부보다는 ‘낯선 나라,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한 번 살아보는 경험’을 쌓는 게 저의 목표였습니다.



내가 지원한 우리 학교 교환학생 제도는 🏫

인하대학교 '해외지역연구'란, 본교 재학생이 하계/동계방학 기간 중 해외자매대학에서 어학강의 및 문화관련 강의를 수강하고, 이수한 내역을 학점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단기해외파견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비의 약 60~65%를 학교에서 장학금으로 지원해주는 제도이고, 매 학기 인하대학교 국제처 홈페이지에서 공고를 확인할 수 있어요.

① 선발절차
온라인 지원 > 참가보증금 납부 > 서류 제출 > 합격자 발표
🗂️ 필수 제출 서류: 지원서, 수학계획서, 서약서, 참가보증금 입금증
🗂️ 선택 제출 서류: 사회봉사 활동 확인서, 어학 성적표(학교마다 상이)

② 평가기준
신청학점 기준 누적 평점 평균, 수학계획서, 사회봉사활동 및 인하비교과 참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


나만의 선발 전략

필수 제출 서류 중 하나였던 ‘수학계획서’를 정말 열심히 작성했어요.

해외지역연구 프로그램은 높은 성적 순으로 뽑는다는 소문이 있었기에, 인기 국가였던 체코는 사실상 학점 4점대 초반도 떨어진다는 분위기였거든요. (실제로 합격한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제 학점 3.9가 아마 전체 인원 중 가장 낮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낮은 학점을 보완해 줄 무언가가 필요했고, 유일한 방법이 수학계획서였습니다.

수학계획서에는 지원 동기뿐만 아니라, 가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까지 상세한 계획을 적어야 했습니다. 저는 경영학 전공 수업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한 맥주 회사의 창업 사례를 떠올렸고, 그 사례를 해외지역연구 프로그램 내 양조장 견학 일정과 연결지어 어떤 배움을 얻고 싶은지를 지원 동기에 풀어 썼습니다. 또 당시 뮤지컬과 공연 관람을 좋아했기에,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한 체코에서 유럽권 공연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보고 싶다는 계획도 함께 적었어요.


마지막은 저의 필살기인데요. 당시 개인 유튜브 계정에 브이로그를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지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그 과정과 경험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다고 썼어요. 추억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이 프로그램을 고민하는 다른 학생들에게도 교환학생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취지를 담았습니다.

어학 성적표는 필수 제출이 아니었지만,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높은 성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출했습니다. 해지연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게 계획에 없던 일이라 시험을 다시 볼 시간이 없어 예전 성적표를 그대로 냈어요. 다만 제 경험상 어학 성적은 선발 점수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 교환학생 전 준비 꿀템
  • 1인용 전기장판: 겨울 유럽 숙소는 잘 때 제법 춥더라고요. 캐리어에 여유가 된다면 챙기는 걸 추천해요!
  • 간단한 한국 음식: 저는 아침 사 먹는 게 번거로울 걸 대비해 물에 불려 먹는 누룽지를 챙겨갔어요. 가볍게 끼니를 챙기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 실내용 슬리퍼: 실내에서도 신발을 신고 있기 때문에 방에서 신을 편한 신발을 미리 챙겨가면 좋아요!
  • 보조 배터리: 지도를 보거나, 사진을 찍는 등 하루종일 핸드폰을 쓰기 때문에 보조 배터리를 여러 개 챙겨가면 편해요.
  • 이외에 화장품, 렌즈, 인공눈물 등 본인이 자주 사용하는 물품들은 넉넉하게 챙겨가면 좋습니다!


체코생명과학대 (CZU)

체코 교환학생 동안, 나의 일주일 루틴은 📆

  • 평일 오전: 학교 수업
  • 평일 오후: 학교 수업, 장 보러 마트 가기, 시내 구경하기, 빨래하기
  • 토요일: 필드 트립 프로그램
  • 일요일: 자유 시간

체코생명과학대학의 수업 과정과 분위기는 🧑‍🏫

수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일 진행되었습니다. 전공 수업이 아닌, 체코 문화 관련 수업과 어학 수업이 대부분이었어요. 문화 수업에서는 체코의 경제, 역사, 세계화 특강 등을 들었습니다. 강의식 수업이었고, 영어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데 비교적 어려움이 덜했습니다.


어학 수업 또한 영어 수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앞선 강의와 달리 학생 참여 위주로 구성된 수업이었기에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했습니다. 교수님께서 중간중간 질문도 많이 하시고, 랜덤으로 발표도 시키셔서 매 수업마다 조금 긴장하기도 했어요. 이 수업은 무려 팀플도 있었는데요. 팀별로 '체코에서 시작하고 싶은 사업'을 구상해 마지막 수업에서 사업계획서를 발표했습니다. 시간이 제법 소요되는 팀플이라 마지막 며칠은 팀플 준비에 시간을 많이 쏟은 기억이 나요.


'기숙사형 숙소'에 살아보니 🏡



해지연 학생들끼리 기숙사처럼 생활하는 공용 숙소에서 다같이 생활했습니다. 방은 2인 1실이었고, 룸메이트를 지정할 수 있어 친구와 같이 사용했어요. 학교까지 걸어서 5-1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대문부터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는 구조이고, 이동할 때도 늘 다 같이 움직였기 때문에 안전 걱정도 없었어요. 버스 정류장도 근처에 있어 시내로 나가기도 편했습니다.


1층 식당에서 매일 조식을 제공했는데, 맛있어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프로그램비에 아침 및 점심 식비가 포함되어 있는 거라 별도의 식비가 들지 않고, 일어나자마자 편하게 밥을 먹고 출발할 수 있어 좋았어요.

다만 세탁실이 따로 없어서, 학교 내 세탁실을 사용하거나 비용을 지불하고 로비에 맡기는 방식으로 빨래를 했어요. 옷을 가득 들고 학교까지 왔다갔다 걸어다녀야 했던 게 조금 불편했습니다.


공부 외에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꼭 추천하는 경험은 💃

체코는 전 세계에서 맥주 소비량이 가장 높은 나라인데요, 체코에 있는 내내 맥주 거의 매일 마셨던 것 같아요. 필드 트립으로 맥주 양조장 견학도 다녀오고, 심지어 체코생명과학대 캠퍼스 내에도 양조장이 있어서 갓 만든 신선한 맥주를 마셨던 기억이 나요. 체코 문화 수업 중, 맥주 관련 수업이 있었는데 그땐 실제로 교수님께서 병맥주를 종류별로 가져오셔서 다 같이 시음해 보기도 했어요. 맥주를 좋아하는 저는 매일매일이 행복했답니다.

캠퍼스 내 양조장

맥주 시음 수업
Budweiser Budvar 양조장

수업이 끝나면 시내를 구경하러 나가거나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곤 했어요. 처음에는 모든 길이 낯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익숙해져서 마치 내 동네처럼 버스를 타고 오가는 시간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수업이 끝난 오후에는 버디(현지 학생들)들이 시내 명소들을 데려가 주기도 했어요.

주말 자유 시간에는 관광객 모드로 프라하 시내를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했어요. 그렇게 관광객처럼 돌아다니다가도, 현지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기분이 묘했어요. 여행객과 현지인의 경계 어딘가에 있는 느낌이었어요. 교환학생으로 지내는 동안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 같아서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자유시간에 다녀온 프라하성, 성 비투스 성당

자유시간에 다녀온 까를교
시내에서 찾은 맛집
교환학생 프로그램 2주가 끝나고, 동유럽 자유여행을 추가로 2주간 다녀왔어요. 체코와 인접한 오스트리아 빈, 잘츠부르크, 그리고 헝가리 부다페스트까지 돌았습니다. 기차로 금방 이동할 수 있고, 유럽에서 비교적 물가가 저렴하다는 게 큰 장점이었습니다. 교환학생 2주와 자유여행 2주, 1개월 동안 총 지출한 비용은 약 330만 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체코에서부터 같이 다닌 친구와 자유여행을 함께했는데, 둘이서 유럽을 누비고 다니는 게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처음 유럽에 도착했을 때는 4주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했는데, 자유여행이 끝나갈 때쯤엔 집 가기가 싫어서 눈물 났을 정도예요. 단기 교환학생이더라도, 앞뒤 시간을 잘 활용해서 주변 나라 여행도 꼭 다녀오시길 추천해요.

오스트리아 자유여행

할슈타트 자유여행

오스트리아 자유여행

헝가리 자유여행


교환학생 2주 동안 지출한 비용 💵

  • 총 비용: 약 230만 원
  • 교육비: 프로그램비 78만 원에 포함
  • 주거비: 프로그램비 78만 원에 포함
  • 식비: 20만원 이내 (평일 석식 및 주말)
  • 항공권: 약 125만 원
  • 기타: 기념품 구입, ESIM 구매 비용, 보험료 등
  • 2주 자유여행 비용은 포함 X




교환학생을 통해 가장 성장한 부분은 💪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용기를 얻었어요. 조금 민망한 이야기지만, 저는 기숙사나 자취 등 혼자 살아본 경험이 없어서 낯선 곳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에 두려움이 있었거든요. 심지어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산다는 건 저에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알게 된 해지연 프로그램에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도전했고, 결국 무사히,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즐겁게 잘 지내다 돌아왔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큰 용기이자 소중한 경험이 되었어요. 체코에서의 짧았던 2주가 아직도 선명한 행복으로 남아있거든요. 이 기억을 발판 삼아 앞으로도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해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요.



힘들었거나 기대와 달랐던 점은 😫

기대와 달랐다기보다는, ‘이랬으면 더 좋았겠다~’ 싶은 아쉬운 점은 있어요. 영어를 잘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겁먹었던 순간이 많았거든요. 영어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더 과감하게 말 걸어 보고, 더 많은 현지인들과 대화해볼걸 싶어요. 어차피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영어 실력이 드라마틱하게 늘진 않겠지만, 외국인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마인드’ 정도는 장착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다음에 비슷한 기회가 또 온다면, 그때는 겁내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대화를 즐겨보고 싶어요.




이런 대학생에게 추천 👍
교환학생에 관심 있지만, 장기간 해외 체류는 부담스러운 사람
대학생 때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쌓고 싶은 사람

이런 대학생에게 비추천 👎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의 생활이 어려운 사람


해지연 당시 찍었던 제 브이로그를 함께 남깁니다...
체코에서의 생생한 일상이 궁금하신 분들은 브이로그를 참고해 주세요!



#교환학생#대학생#유럽여행#여행#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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