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건 많은데, 하나도 포기 못하는 20대의 현실
전공은 통계학이지만, 나는 배우를 꿈꾸고 있다. 강의실에서 숫자와 데이터를 배우다가 연기 연습실로 향하는 생활을 1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이 이야기를 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그래서 결국 뭘 할 건데?”다. 사실 그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하는 상태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요즘 주변을 보면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건 아니다. 전공 공부를 하면서 부전공을 듣고, 인턴이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운동이나 창작 활동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하나의 정체성만으로 자신을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여러 역할을 동시에 안고 살아간다. 선택지가 많아진 만큼 불안도 함께 커진다.
나 역시 금융권 인턴으로 일하며 현실적인 진로를 고민하는 동시에, 연기를 통해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두 세계는 많이 다르지만, 어느 하나도 쉽게 포기되지 않는다. 한쪽을 선택하지 못하는 내가 우유부단한 건 아닐까 스스로를 몰아붙인 적도 많다. 하지만 요즘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불확실한 시대에 하나의 길만 붙잡는 것이 오히려 더 불안한 선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는 건 욕심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아직은 정답을 모른 채 여러 방향을 탐색하는 중이지만, 이 과정 자체가 의미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도 비슷한 상태라면,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의 방황은 실패가 아니라,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 하고 싶은 게 많아서 고민하는 20대의 모습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