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는 예상했을까, 불교가 '붐'이 될 줄

이번 인터뷰에서는 왜 지금 20대는 불교에 이끌리는지,그리고 불교가 대학생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를 학생 불자와 지도 스님의 목소리로 들어보고자 한다.
언제, 어떤 계기로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지혁: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절에 자주 다녔어요. 동네 절에서 열리는 어린이 법회에 참여하거나, '부처님 오신 날' 행사도 도우며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했죠.
제가 스스로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군 복무 시기였어요. 처음엔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불교가 제 삶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 있더라고요.
승모: 가족 모두가 불교 신자였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무신론자라 특정 종교를 갖고 있지는 않았어요.
그러다 불교가 단순히 신을 숭배하는 종교가 아니라, 나 자신을 믿고 스스로를 수양하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다영: 친할머니께서 불교를 믿으셔서, 명절마다 절에 가다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최근 Z세대 사이에서 불교가 하나의 문화 트렌드처럼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실제로 체감하고 있나요?
지혁: 어릴 때만 해도 절에 가면 연세가 있는 보살님이나 거사님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성인이 되고 보니 제 또래와 비슷한 나이의 법우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 점이 꽤 놀라웠습니다.
다영: 몇몇 친구들이 불교 박람회에 간 것을 SNS에 업로드 하는 것을 보고 불교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을 체감했습니다. 타 종교와 달리 너무 적극적인 전도를 하지 않으면서, 박람회에 독특한 아이디어의 부스들을 운영하여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한 점이 타 종교 또는 이전 세대의 종교활동과 다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Z세대가 불교에 매력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지혁: 요즘 세상은 편리해졌지만, 그만큼 경쟁이 심해지고 사람들도 더 예민해진 것 같아요.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심리적 여유가 사라졌고요.
불교는 그런 사람들에게 잠시라도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줍니다.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겪게 되는 고통을 직시하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행을 이야기하니까요. 여기에 불교가 밈이나 콘텐츠를 통해 비교적 유쾌하게 다가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승모: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경쟁력을 쌓아야만 하는 구조잖아요. 그런 와중에 불교는 험난한 산행 중 만나는 산장 같은 존재라고 느껴집니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준다고 할까요.
다영: 불교의 ‘편안한 이미지’가 가장 큰 매력요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느끼는 명상과 템플스테이의 가장 큰 장점은 잠시동안 속세로부터 단절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계속 스마트폰을 들고 사는데 이것으로부터 잠시라도 벗어나는 것은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술 대신 차로 '짠'을 하는 불교 동아리 법불교를 접한 이후, 일상이나 사고방식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지혁: 화를 낼 때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방법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아요. 쓸데없는 욕심에서 비롯되는 고통을 줄이는 법도 배우게 됐고요.
불교에서는 ‘나라는 존재 자체 공(空)하다’고 이야기하잖아요. 진정한 자아의 실체는 없지만, 그 모습을 만들어가는 건 결국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남들이 보기에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려 노력하게 됐습니다.
승모: “오는 인연은 마다하지 않고, 가는 인연은 붙잡지 않는다”는 말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불교의 영향은 삶 전반에 스며들어 있어서, 특정한 변화로 구분하기는 어려울 정도예요.
다영: 불교를 통해 가장 큰 변화가 생긴 것으로 ‘나와 내 주변을 살피기’를 꼽을 수 있습니다. 제가 어떤 선택을 할 때도 불교에서 중시하는 ‘인과’의 개념을 유념하며 단기적이고 사소한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발전과 주변에 미칠 영향을 항상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진로와 관련해서는 제가 개발자를 생각하고 있는데 단순히 월급이나 돈만 생각하기보다 내가 어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은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도움)을 주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불교를 ‘종교’라기보다 ‘삶의 태도’로 받아들입니다. 종교인으로써 이런 시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비종교인이라면 자신은 왜 그런 태도로써 불교에 접근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지혁: 석가모니 부처님은 신적 존재가 아니라,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인간입니다. 따라서 불교를 ‘종교’가 아니라 ‘삶의 태도’로 받아들이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왜곡하지 않는 선이라면, 각자의 방식으로 받아들여도 괜찮다고 봐요.
승모: 저 역시 불교를 종교라기보다 삶의 태도를 가리키는 지표로 삼고 있습니다.
종교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시대인 만큼, 무교적 태도를 지닌 사람들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방향이 불교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 그리고 학생들과는 어떤 방식으로 만나고 계신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미국 위앙종에서 출가한 비구니로, 현재 서울 종로에 위치한 보화선원에서 선 수행과 대승불교 수행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종교, 국적, 나이에 상관없이 불교 수행에 관심이 있는 분들과 함께 선명상, 절 수행, 경전 독송 등을 진행하며, 수행을 일상에서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수업은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함께 앉고, 묻고, 직접 실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스님의 저서를 보면 사회적으로도 많은 것을 이루신 삶을 사셨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가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출가는 무언가를 포기해서 선택한 길이라기보다, 이미 경험한 이 수행을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야겠다는 자연스러운 결정이었습니다. 제 삶이 조금 더 편안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수행의 방법이 분명히 많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출가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스님이 대학생들과 함께 지내며 느끼는 요즘 20대가 가장 많이 붙잡고 있는 고민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과거와 비교해 달라진 점도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붙잡고 있는 고민은 크게 보면 진로와 정신 건강이라고 느낍니다. 무엇을 전공해야 할지, 어떤 일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불안은 예전에도 존재했지만, 지금은 그 고민이 곧바로 불안, 우울, 무기력 같은 정서적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불교가 굿즈, 콘텐츠, 라이프스타일의 형태로 소비되는 현상도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스님께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불교가 굿즈나 콘텐츠, 라이프스타일의 형태로 소개되는 현상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사람들이 불교의 참뜻을 실제로 이해하고, 수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님께서 생각하시는 불교의 본질적인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특히 대학생이 불자가 된다는 것은 삶에서 어떤 태도와 선택을 의미한다고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불교에는 많은 지식과 가르침이 있지만, 그것을 아는 것과 그것이 자신의 삶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수행을 하지 않으면 불교의 지식과 지혜는 머리에서만 맴돌 뿐, 삶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반대로 수행을 통해 몸과 마음에서 직접 변화가 일어나면, 그때서야 불교에서 말하는 지혜가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그래서 대학생이 불자가 된다는 것은 특정 교리를 믿는다는 의미라기보다, 불교의 다양한 수행법을 통해 스스로를 단련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가는 태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연애, 진로, 관계 속에서 방황하는 대학생들에게
스님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젊었을 때 방황하고 많은 실수를 하더라도, 악한 마음을 먹지 않고 남에게 의도적으로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그 모든 경험은 결국 자신을 더 강하게 하고 지혜롭게 만듭니다. 상황을 당장 바꾸지 못하더라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복을 짓고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삶은 결국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거예요!

우리는 삶 속에서 너무 많은 고통을 피하고 살아요.
이 자세의 첫 번째 가르침은 우리가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