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은 언제 펴도 아름다운 것처럼
3월이 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마음을 다잡는다.
이번 학기는 계획대로 보내고 싶다고, 이번엔 조금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고 말이다.
하지만 학기가 조금만 흘러가도 깨닫게 된다.
계획을 세우는 일보다 그 계획이 이루어지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생각했던 시기에 시험공부를 시작하지 못하고,
준비했던 대외활동에서 결과를 얻지 못한 채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 걸까’라는 질문을 혼자 되뇌게 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이때 우리는 선택 앞에 선다.
방향을 바꿀 것인지, 아니면 지금의 선택을 한 번 더 믿어볼 것인지.
누군가는 새로운 길을 택하고, 누군가는 같은 선택을 다시 붙잡는다.
어떤 선택이 더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중요한 건 그 선택이 만들어내는 결과보다
그 선택과 함께 오는 경험과 시간 일지도 모른다.
벚꽃이 예상보다 일찍 피어도, 조금 늦게 피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것처럼
각자의 선택으로 다가올 3월 역시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
계획이 흔들리는 순간에도 같은 선택을 다시 붙잡은 한 대학생과 다른 선택을 한 대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첫 번째 이야기
“계획과 달라도, 처음의 그 선택은 나를 다시금 꿈 꿀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여태 학교를 다니시면서 이번학기는 ‘조금은 다르게 보내고 싶다’고 느끼며 세웠던 계획이 있었나요?
2025년 3월을 제 대학 생활의 전환점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주전공은 경영학이지만, 바이오 분야에 관심이 생기면서 문과 출신인 제가 이과 전공인 바이오융합공학과 복수전공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됐죠.
계기는 개인적인 경험이었어요. 약 3년간 피부 트러블로 항생제를 복용하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있었고, 그 이후 성분과 약에 대해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선택지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반응은 대부분 만류였어요.
“그렇구나”보다는 “왜?”, “갑자기?”라는 질문이 먼저 돌아왔죠.
실제로 학기를 보내며, 계획과 다르게 느껴졌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어요.
화학 지식은 고등학교 1학년에서 멈춰 있었고, 수업을 들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죠.
3시간 수업 중 2시간 30분은 무슨 말을 듣고 있는지도 모른 채 앉아 있었던 날들이 많았어요.
‘역시 무리한 선택이었나’라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감정이 특히 커졌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지금 생각해보면 비교였던 것 같아요.
주변 학우들은 예제 문제를 바로 풀고, 질문에도 자연스럽게 답을 했거든요.
반면 저는 수업이 끝나면 유튜브와 온라인 강의를 여섯 번 이상 반복하며
하루 8시간 넘게 같은 내용을 붙잡고 있었어요.
혼자 있을 땐 스스로 대견하다고 느끼다가도, 다시 비교를 시작하면
‘과연 따라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잠기곤 했죠.

그럼에도 그 선택을 통해 얻게 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었나요?
도전이 두렵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는 점이에요.
결과적으로 성적도 상위권에 들었고, 작은 시험이었지만 결과를 보고 눈물이 날 만큼
스스로가 믿기지 않았어요.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결과보다 과정이었어요.
모두가 말렸던 선택을 끝까지 책임지고 버텨냈다는 경험 덕분에 지금은 고민만 하다 멈추지 않고
일단 도전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다시 그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같은 선택을 하실 것 같나요?
고민 없이 다시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요.
그때의 저는 많이 힘들었지만, 그 시간을 견뎌냈기에 지금은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도전이 두렵지 않은 사람’은 어떤 꿈이든 꿀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저는, 앞으로의 제가 조금 기대됩니다.
두 번째 이야기
" 70%의 불안을 안고 택한 새로운 선택 "
실제로 학기를 보내며, 원래 세웠던 계획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저는 이른바 ‘스트레이트 졸업’을 목표로 휴학 없이 학교를 다니며, 학기 중에도 대내외 활동을 병행해왔습니다.
하지만 진로를 명확히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활동을 이어가다 보니, 어느 순간 제가 하고 있는 대외활동들이 스스로에게는 일명 ‘물경력’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스트레이트 졸업을 선택했다면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스펙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학교 공부와 병행한다는 이유로 충분히 몰입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때부터 ‘대기업 대외활동을 한 번쯤은 꼭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고,
이번 학기에는 그 목표를 위해 휴학이라는 선택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계획을 수정하거나 다른 선택을 하게 되면서, 감정적으로 가장 크게 다가왔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휴학을 선택하며 가장 크게 느꼈던 감정은 기대보다는 불안이었습니다.
특히 3학년 2학기에 휴학을 결정하다 보니, 불안이 약 70% 정도로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앞서 나가는 것에는 크게 욕심이 없지만, 뒤처지는 상황은 견디기 어려운 성격입니다.
‘휴학을 했는데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면 어떡하지?’,‘원하던 대기업 대외활동에 끝내 합격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생일 때만 할 수 있는 선택인 휴학을 해본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제 모습에 대한 기대도 컸던 거 같습니다.
다른 선택을 한 이후, 이전과 비교해 스스로에게 달라졌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결과적으로 대기업 대외활동에 합격하며,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활동 하나를 추가 했다기보다, 사람과 환경이 주는 자극이 가장 크게 달라졌다고 느꼈습니다.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며 ‘이런 길도 가능하구나’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꿈 역시 한 단계 더 높아졌습니다.
소통을 통해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고, 직접 도전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그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나요?
네, 다시 그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불안감 70%를 안고서라도 같은 선택을 할 것입니다.
이 경험은 하나의 활동을 넘어, 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만들어준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서나 쉽게 얻을 수 없는 경험이었고, 쉽게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그만큼 스스로가 성장했음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그 불안한 선택이 이렇게 큰 경험으로 돌아올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같은 선택을 하고 싶습니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 같았던 3월에도
같은 선택을 붙잡은 사람,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이 있다.
방향이 달라졌든,
같은 길을 계속 걷고 있든,
새로운 길 앞에 서 있든
그 시간은 결국 각자의 봄이 된다.
벚꽃은 언제 피어도 아름다운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