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일주일 만에 방전된 당신에게, ‘술 냄새’ 말고 ‘풀 냄새’ 나는 여행을 권합니다.
안녕하세요!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찾아다니는, 하지만 가끔은 흙 속에서 쉬고 싶은 원예학과 휴학생 입니다.
3월의 캠퍼스는 활기가 넘칩니다. 새내기들의 웃음소리, 과잠을 입고 몰려다니는 풍경,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술자리... 하지만 그 화려한 소음 속에서 문득 피로를 느낀 적 없으신가요? 개강 일주일 만에 방전되어 버린 여러분을 위해, 저는 오늘 조금 다른 여행을 처방해 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도파민은 빼고 피톤치드는 채우는, ‘촌캉스(Choncance)’입니다.
# 스마트폰을 끄고, 감각을 켜는 시간
우리는 눈을 뜨자마자 숏폼을 넘기고, 잠들기 직전까지 과제 알림을 확인합니다. 뇌가 쉴 틈이 없죠. 제가 추천하는 촌캉스의 첫 번째 규칙은 ‘로그오프’입니다. 성남의 빌딩 숲을 벗어나 버스로 한 시간만 달려도 풍경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높은 건물 대신 탁 트인 논밭이 보이고, 자동차 경적 대신 바람 소리가 들립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평상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만 바라보는 시간. 촌캉스는 지루함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렸던 여유를 되찾는 과정입니다.

# 원예학도가 말하는 ‘흙’의 위로
저는 학교에서 식물을 배우고, 휴학 후엔 농장을 준비하며 깨달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흙을 만지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맑아집니다. 실제로 흙 속에 사는 미생물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세로토닌 분비를 돕는다고 해요. 거창한 농사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숙소 앞 텃밭에서 상추를 뜯거나, 호미로 봄나물을 캐보는 건 어떨까요?
손톱 밑에 흙이 조금 끼면 어떤가요. 그 까슬까슬한 촉감이 오히려 스마트폰 액정의 매끄러움보다 훨씬 더 큰 안정감을 줄 테니까요.
#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한, 소박한 한 끼
SNS에 올리기 위한 화려한 플레이팅은 잠시 잊으셔도 좋습니다. 촌캉스의 묘미는 ‘투박함’에 있습니다. 직접 딴 쌈 채소에 밥 한 숟가락, 그리고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 하나면 충분합니다. 배달 음식의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입맛을, 자연의 심심한 맛으로 씻어내는 기분이죠. 친구들과 둘러앉아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나누는 담소는, 시끄러운 술집에서 나누는 대화와는 다른 깊이를 선물합니다.

이번 주말, 잠시 ‘초록색 쉼표’를 찍어보세요
누군가는 촌캉스를 보며 “불편하게 왜 가냐”고 물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빡빡한 경쟁 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조금 느리고 불편하더라도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요?
화려한 ‘핫플’보다 따뜻한 ‘흙플’이 그리운 날. 동기들과 함께 함께 이번 주말엔 시골로 떠나보시는 건 어떠세요? 그곳에서 얻은 에너지로, 우리는 다시 힘차게 3월을 살아낼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