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9회말 투아웃에도 우리가 집에 안 가는 이유
14년차 팬이 소개하는 잠실 야구장
모든 대학생에게 3월은 개강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과 피로함의 시작이지만,
나에게 3월은 또 다른 것이 시작하는 시간이다.
가방에는 아이패드와 함께 유니폼을 챙기고, 시간표보다 경기 일정을 더 자주 확인하는 시간.
대학생이 된 나에게 야구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낮에는 학교 캠퍼스에서 동기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야구장이라는 또 다른 캠퍼스에서 야구팬 친구와 함께 응원가를 부르며 야구에 빠진다. 이런 내가 느꼈던 야구장 직관의 모든 것을 담아 보았다.
2012년, 아빠 손 잡고 가던 야구장이 2024년, 나에게 또 다른 캠퍼스가 되었다.

2012년 베어스 팬인 아빠를 따라 잠실 야구장에 처음 간 날
그때는 몰랐다... 대학생이 되면 야구가 내 도파민이 될 지...
서울까지 왕복 4시간 반, 긴 시간 동안 지하철에 갇혀 있는 고된 통학길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오후 6시 30분의 설렘 덕분이었다. 또, 강의가 끝나자마자 정신없이 달려가 관중석에 앉아 친구와 함께 보는 야구 경기는 모든 피로함을 다 날려버렸다. 그곳에서 보낸 시간은 충분히 행복했다.
2012년 아빠를 따라 처음 발을 들였던 그곳이 2024년 대학생이 된 나에겐 또 다른 캠퍼스가 되었다. 내 도파민의 전부를 책임지는 잠실 야구장과 두산 베어스에 대해 담아 보았다.
두산 베어스 = 먹산 베어스

잠실은 솔직히 야구 보러 가는 게 아니라 먹으러 가는 거다. 먹산 타이틀은 그냥 얻어진 게 아니니까.
원샷치킨
한 손에는 치킨, 밑에는 콜라. 좁은 야구장 좌석에서 응원하면서 먹기엔 이만한 게 없다. 잠실 야구장에 간다면 한 번쯤은 먹어봐야 할 추천 음식
삼겹살&김치말이국수
단연코 잠실 야구장의 시그니처 메뉴는 김치말이국수다. 더운 여름 경기에 살얼음 낀 국물 들이키고 삼겹살 한 입 먹으면, 지고 있어도 괜찮다. (아니다)
14년차 팬이 선정한 두산 베어스 응원가 Top 3

9회 말 투아웃, 이 노래들이 들리기 시작하면 없던 도파민도 끌어올려 진다. 1%의 기적을 믿게 되는 순간
승리를 위하여
두산의 승리를 위하여 오늘도 힘차게 외쳐라
나가자 싸우자 우리의 베어스 두산의 승리를 위하여~
나가자 싸우자 우리의 베어스 두산의 승리를 위하여~
두산 응원의 정점. 웅장한 전주와 함께 폭죽이 터지는 순간 잠실 야구장 전체가 하나가 되는 기분이다. 이 노래를 떼창할 때의 느낌은 진짜 직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다.
해야 해야
헤이 헤이 해야 해야 내가 간다 최강두산 승리하러 간다
헤이 헤이 해야 해야 내가 간다 간다 간다 승리하러 간다
오~오오~오오오 최!강!두!산! 오~오오~오오오 최!강!두!산!
헤이 헤이 해야 해야 내가 간다 간다 간다 승리하러 간다
오~오오~오오오 최!강!두!산! 오~오오~오오오 최!강!두!산!
사실 이 응원가는 지고 있다가 역전이 됐을 때 나오는 게 진짜다. 응원 타월과 함께 하는 이 노래는 한 번 들으면 잊을 수가 없다.
양의지 선수 응원가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 (양의지!)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 (양의지!)
안타를 날려줘요~ 홈런을 날려줘요~ 두산의 안방마님 양! 의! 지!
안타를 날려줘요~ 홈런을 날려줘요~ 두산의 안방마님 양! 의! 지!
득점권 상황에서 등장곡고 함께 이 노래가 울려 퍼지면, 이번에는 꼭 점수를 낼 것 같다는 근거 있는 믿음이 생긴다. 두산 베어스에 없어서는 안 되는 이 선수의 이름 세 글자를 다같이 외칠 때 너무 뿌듯하다.
직관러만 아는 그 느낌

중계는 절대 못 담는 그 공기가 있다. 득점 순간 소리 지르며 하이파이브 하는 그 찰나의 도파민 때문에 9회말 투아웃이 되어도 쉽게 집에 가지 못한다. 지난 시즌 경기 중 내가 직관한 최고의 도파민 경기 두 개를 골랐다.
5월 22일, 임종성 선수의 만루홈런
2점차로 지고 있던 경기 후반, 상대 필승조를 상대로 나타난 어린 선수가 일을 냈다.
담장 너머로 공이 사라지는 순간의 정적과 곧바로 터진 함성. 그 짜릿한 역전승의 기억은 온몸에 소름이 돋게 만들었다. 그 날 야구장에 처음 온 친구를 데려갔는데, 덕분에 잊지 못할 직관의 맛을 제대로 보여준 것 같아 더 뿌듯했다.
6월 5일, 김민석 선수의 10회말 끝내기
9회 말 결정적인 끝내기 찬스를 놓쳤을 때의 아쉬움은 연장 10회에 찾아온 두 번째 기회에서 완벽하게 사라졌다.
김민석 선수는 안타를 쳐냈고, 케이브 선수의 전력질주로 경기를 가져왔다. 함께 간 일행 앞에서 최대한 차분한 척 평정심을 유지했지만, 속으로는 잠실 야구장을 돌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이제 나에게 3월은 단순히 공부를 시작하는 달이 아니라, 내 일상의 활력이 다시 개막하는 달이다. 강의실에서 채울 수 없는 도파민을 야구장에서 충전하며, 이번 학기도 야구와 함께 버틸 생각이다.
🧐 아, 야구장 갈 때 학생증은 무조건 챙기자. 학생 프로모션 이벤트를 노리면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값으로도 충분히 잠실 야구장에 갈 수 있다.
도파민 충전을 위해 승리 요정이 되어 잠실에서 만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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