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당신의 펜팔 친구로부터,

「명사」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귀는


가까운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지 않나요?


때로는 아는 사람보다
나를 모르는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꺼내기 쉬울 때가 있어요.


신원이 불분명한 수취인이라도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면 고맙겠어요.

나아가 언젠가 답신까지 온다면 너무나 좋겠죠!

- 익명의 수취인에게 -





1. 당신의 펜팔 친구 소개


저는 평범한 여대생입니다.
눈을 감았다 뜨니 어느새 3학년이 되었고, 지금은 집을 나와 혼자 지내고 있어요.


로맨스 소설을 읽거나 최근에 빠진 모바일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편이고,
아르바이트가 끝난 날에는 종종 집에 들러주는 친구 한 명이 있습니다.

가끔은 얼굴이 흐릿하게 기억나는 군인 남자친구도 있고요.



지난 6개월 동안 휴학을 하며 짧지만 밀도 있는 미국 여행을 다녀왔고,
미뤄두었던 대외활동에도 하나둘 도전해 보았어요.
돌아보니 눈에 띄는 하루는 아니었지만, 하루하루에 나름의 의미를 담으려 애썼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다시

복학생으로서의 개강을 앞두고 있습니다.






2. 자문자답 인터뷰


Q1 - 고학년 복학생이 되는 소감은?


23학번 23살인 저는 아직도 제 나이를 헷갈려요.

23살이라니, 친한 언니들에게 23살이면 20대 중반이라고 놀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제가 23살까지는 20대 초반이라고 우기고 있네요. 처음 대학교를 입학하던 20살 새내기 시절, 20학번 복학생 선배들만 보면 쩔쩔매던 제가 떠오르며 재밌기도 해요.

당시에는 선배들만큼이나 어른스러워 보이고 두려웠던 게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건만) 없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선배들 역시 조금 먼저 나이를 먹었을 뿐 저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고학년, 복학생의 시간은 조금 느리게 지나갈 것만 같은 예감이 들어요.
-


Q2 - 새내기 시절 이야기를 더 얘기해주실 수 있나요?


‘학사경고’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스무 살 때 학사경고에 근접했던 적이 있었어요. 입학 직후 곧장 친해졌던 오빠가 한 명 있었는데, 워낙 자유로운 영혼이어서 속으로는 “저 오빠가 학사경고자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학사경고일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그게 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요.


지금에서야 생각해 보니 말도 안 되지만 기숙사 고등학교를 나왔던 저는, 대학생의 자유에 대해 다소 과장된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도 교수님께 애교를 부리면 점수를 올려주실 거라는 상상,
원하는 만큼 수업을 빠져도 시험만 잘 보면 성적이 잘 나올 거라는 상상 같은 것들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동화책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네요. 스무 살의 저는 수업 계획서를 한 번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채, 제 상상 속 대학 생활을 착실히 수행했고 그 결과, 부모님께는 절대 들켜서는 안 될 학점을 받게 되고 말았어요!


물론 이렇게 끝났다면 지금처럼 글로 꺼내기는 어려웠을지도 모르겠죠. 사실 대학에 대한 로망 이전에, 저는 할 일을 야무지게 해내고 성격도 좋은 후배들이 우러러볼 만한 대학 선배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성적이 좋지 않게 나왔을 때 가장 실망스러웠던 건 결과 자체보다도, 그 목표를 스스로 무너뜨린 제 모습이었던 것 같아요.

그 일을 계기로 저는 한 학기를 빚졌다고 생각하고, 다시 한번 제대로 살아보자고 마음먹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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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 이후 어떻게 됐나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어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네요. 다음 학기부터 곧장 학점을 4점대로 올리고, 먼 목표로 삼았던 대외활동, 공모전, 인간관계까지 하나씩 지워나갔으니까요. 방학 중에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 한계를 느꼈던 적도 물론 있었어요.

학교에서 보내주는 단기 해외 연수, 첫 대외활동이었던 신한은행 대학생 홍보대사와 물류 기술 공모전을 모두 한 달에 걸쳐 하는 건 열정이 가득했던 저라도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래도 과거의 제가 미래의 저에게 빚진 게 있었기에 울며불며 한 달만 참자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했던 것 같아요.

물론 축제를 즐기고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젊음을 불태우는 일도 너무나 즐거웠지만, 대학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기억 몇 가지를 뽑자면 밤을 새며 친구들과 시험공부하고, 밤을 지새우며 화상 회의를 하며 열정을 다하는 제 모습을 발견할 때였어요.

꼭 공부가 아니라도, 학생이 가장 학생다울 때는 한계치를 도전할 때인 것 같아요. 소주를 몇 병까지 마실 수 있는지부터 하루에 강의 몇 개까지 들을 수 있는지까지 하찮아 보일 수 있는 크고 작은 도전들이 모두 모여 대학 생활의 기억을 즐겁게 꾸며줘요.





3. 익명 수취인에게


R=VD라는 말, 아시나요? 생생하게 꿈꾸면 그 꿈이 현실에서 일어난다는 말이에요.


아직 저 또한 ‘가치를 쌓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기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학생이에요. 하지만 저는 누구나 20살의 저처럼 생생하게 꿈꾼다면, 바라는 자 모습에 성큼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멀리 있지 않아요. 이 글을 보는 당신의 가까운 지인일 수도 있겠네요.

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어진다면 그것만큼 즐겁고 성공적인 일도 없을 것 같아요.


익명의 누군가에게 글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아주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다음에 글을 쓴다면, 어쩌면 조금은 더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해버릴지도 모르겠어요!


설렘을 안고 학교에 입학 새내기들도,
이런저런 학회에, 동아리에 몸살을 앓고 있는 선배들도 함께
젊음을 믿고, 우리 도전해봐요!


- 당신 펜팔 친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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