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펜팔 친구로부터,
가까운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지 않나요?
때로는 아는 사람보다
나를 모르는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꺼내기 쉬울 때가 있어요.
저는 평범한 여대생입니다.
눈을 감았다 뜨니 어느새 3학년이 되었고, 지금은 집을 나와 혼자 지내고 있어요.
아르바이트가 끝난 날에는 종종 집에 들러주는 친구 한 명이 있습니다.
가끔은 얼굴이 흐릿하게 기억나는 군인 남자친구도 있고요.

지난 6개월 동안 휴학을 하며 짧지만 밀도 있는 미국 여행을 다녀왔고,
미뤄두었던 대외활동에도 하나둘 도전해 보았어요.
돌아보니 눈에 띄는 하루는 아니었지만, 하루하루에 나름의 의미를 담으려 애썼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다시
복학생으로서의 개강을 앞두고 있습니다.


‘학사경고’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스무 살 때 학사경고에 근접했던 적이 있었어요. 입학 직후 곧장 친해졌던 오빠가 한 명 있었는데, 워낙 자유로운 영혼이어서 속으로는 “저 오빠가 학사경고자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학사경고일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그게 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요.
지금에서야 생각해 보니 말도 안 되지만 기숙사 고등학교를 나왔던 저는, 대학생의 자유에 대해 다소 과장된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도 교수님께 애교를 부리면 점수를 올려주실 거라는 상상,
원하는 만큼 수업을 빠져도 시험만 잘 보면 성적이 잘 나올 거라는 상상 같은 것들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동화책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네요. 스무 살의 저는 수업 계획서를 한 번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채, 제 상상 속 대학 생활을 착실히 수행했고 그 결과, 부모님께는 절대 들켜서는 안 될 학점을 받게 되고 말았어요!
물론 이렇게 끝났다면 지금처럼 글로 꺼내기는 어려웠을지도 모르겠죠. 사실 대학에 대한 로망 이전에, 저는 할 일을 야무지게 해내고 성격도 좋은 후배들이 우러러볼 만한 대학 선배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성적이 좋지 않게 나왔을 때 가장 실망스러웠던 건 결과 자체보다도, 그 목표를 스스로 무너뜨린 제 모습이었던 것 같아요.
그 일을 계기로 저는 한 학기를 빚졌다고 생각하고, 다시 한번 제대로 살아보자고 마음먹게 되었어요.

R=VD라는 말, 아시나요? 생생하게 꿈꾸면 그 꿈이 현실에서 일어난다는 말이에요.
아직 저 또한 ‘가치를 쌓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기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학생이에요. 하지만 저는 누구나 20살의 저처럼 생생하게 꿈꾼다면, 바라는 자의 모습에 성큼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멀리 있지 않아요. 이 글을 보는 당신의 가까운 지인일 수도 있겠네요.
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어진다면 그것만큼 즐겁고 성공적인 일도 없을 것 같아요.
익명의 누군가에게 글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아주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다음에 글을 쓴다면, 어쩌면 조금은 더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해버릴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