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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를 사랑하는 대학생들의 이야기

빈티지의 매력에 빠져보자

똑같은 옷, 비슷한 스타일. AI와 알고리즘이 정해준 유행이 캠퍼스의 정답이 된 것 같은 요즘이다. 남들과 똑같은 클론 룩에 조금은 지쳐갈 때쯤, 우리는 누군가의 손때와 시간이 묻은 빈티지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낡은 옷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빈티지는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직접 찾아낸 단 하나의 취향이다. 기성세대가 입었던 멋을 오늘로 가져와 나만의 방식으로 다시 입어보는 일은, 멀게만 느껴졌던 윗세대와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는 특별한 경험이 되기도 한다.


거창한 유행보다는 나만의 보물을 찾는 설렘이 더 좋다는 세 명의 대학생을 만났다. 중고 거래가 일상이 된 우리 세대가 빈티지를 통해 어떻게 '나다움'을 완성해 가고 있는지,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려 한다.




"무한한 매력과 가능성을 지닌 빈티지 "
하경준, 건축학과


빈티지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스케이트보드 문화와 힙합을 좋아하다 보니, 언제부턴가 사용감 있는 헤진 옷이 쿨해보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퍼렐 윌리엄스의 음악을 좋아했는데, 빈티지하고 스트릿한 옷들을 감각적으로 과하지 않게 매치해서 입는 모습을 레퍼런스 삼아 이것저것 입어보던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빈티지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시리얼 넘버가 동일한 모델일지라도 세월이 지날수록 사용자의 착용 습관에 따라서 그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되는 것
특히 밀리터리나 워크웨어 빈티지의 경우 착용자의 편안함이나 활동성을 우선시하고, 오랜 시간동안 패션으로 소비되기보다 기능적 차원에서 이용되어왔기에 착장에서의 무심한 매력을 한층 끌어올려준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 무엇보다도 가격이 저렴해서 접근성이 좋습니다.


빈티지를 발굴할 때의 팁이나 자주 사용하는 어플이 있으신가요?
전문 콜렉터는 아니기때문에 웬만하면 실착 가능한 옷 위주로 구매하려고 하고, 실측이 나와 있더라도 가능하면 직접 입어보고 구매하려고 합니다. 빈티지샵 행거에 옷이 너무 많이 걸려있다면, 색상-사이즈-가격 순으로 빠르게 필터링 기준을 세웁니다. 색상, 사이즈가 마음에 들면 가격이 다소 비싸도 눈 딱 감고 구매하는 편입니다.

보통은 후루츠패밀리에서 주로 검색하고 진짜 갖고싶은 매물이 있다면 그레일드, 일본 옥션, 이베이까지 보는데 아직 빈티지 해외직구까지 이어진 경험은 없습니다. 빈티지 해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사기당한 후기를 여럿 접해서 가격이 너무 저렴해도 사기당할까봐 걱정이고, 비싸면 비싼데로 문제입니다..

요즘 자주 보고 있는 lab.zip이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구매처는 아니지만, 이용자들이 아카이빙한 빈티지 아이템에 대한 자료들을 발굴하기 좋아서 추천합니다.

참고하는 시대가 있다면?
요즘은 90년대 bjork의 스타일링을 좋아합니다. @techno_prayer에서 90년대 에스닉하고, 오리엔탈한 디자이너 의류들을 리복 퓨리같은 퓨처리스틱한 신발로 풀어준다든가 하는 그만의 스타일링에서 영감을 받고는 합니다.


추천해주고 싶은 빈티지샵이 있다면?
이미 유명한 샵들은 제외하겠습니다.
해방촌 - refraction store, hyso, siawaseinterior
망원 - topor
을지로 - dull
약수 - lamboothstore
청구 - tekito
동역사 - taau

가장 좋아하는 본인의 옷 하나를 소개하자면?
저에게 첫 오리지널 빈티지였던 m65 개파카.
4년 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남자 주인공이 너무 멋져보여서 충동적으로 구매했던 자켓이지만.. 구매 당시 거의 데드스탁 상태임에도 25만원 정도로 저렴하게 잘 구하기도 했고 범용성도 좋아서 파산하지 않는 한 계속 옷장에 남겨둘 옷입니다.


각자에게 빈티지는 앞으로 어떤 의미이자 가능성이 될까요?
과거의 유산을 현재 시점에서의 언어로 재해석하면서 각자만의 새로운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또한 세월에 의한 사용감이 느껴지는 옷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며,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당시의 시대상도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과거의 빈티지들을 보는 시선처럼 먼 미래에서 현재의 복식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우리의 현재 생활상에 달려 있습니다. 이처럼 빈티지는 단순히 입는 옷을 넘어서서, 과거와 미래를 이어줄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빈티지는 과거의 문화를 현재에서 향유할 수 있는 타임머신"
방수민, 경영학과


빈티지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요즘에는 빈티지를 레퍼런스 삼아 현행에서도 많이 나오지만 제가 처음 빈티지에 빠지게 된 계기는 현행에서 찾아볼 수 없는 오로지 과거 옷에서만 볼 수 있는 아이코닉한 디자인이 저에겐 큰 매력으로 다가와 빈티지를 처음 입문 했습니다.

빈티지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빈티지는 타임머신처럼 과거의 문화를 현재에서 향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대 마르지엘라나 디올 옴므처럼 당시 디자이너 브랜드의 컬렉션이나 셀럽들의 사진을 보며 그 시대의 옷을 직접 입게 되면 마치 제가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빈티지를 발굴할 때의 팁이나 자주 사용하는 어플이 있으신가요?
전 한 옷을 구하기 위해 9개월동안 디깅하고 찾아서 구매했던 적이 있는데 좋은 물건을 건지기 위해선 끊임없는 디깅과 인내심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주로 애용하는 사이트는 그레일드, 후르츠, 메루카리 등이 있습니다.

참고하는 시대가 있다면?
00년대 에디슬리먼 시절의 디올 옴므와 마틴 마르지엘라 재직시기의 옷들을 주로 많이 찾아봅니다.


추천해주고 싶은 빈티지샵이 있다면?
국내는 종로에 위치한 opera, 해외는 파리에 위치한 vertical rags 추천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본인의 옷 하나를 소개하자면?
마틴 마르지엘라가 수작업으로 작업했던 아티자날 페인티드 자켓을 가장 좋아합니다. 리바이스 빈티지 데님자켓 위에 페인트칠을 한 옷 인데 시간에 따라 페인트의 경년변화와 가죽자켓처럼 보이는 점이 멋있는 자켓입니다.


각자에게 빈티지는 앞으로 어떤 의미이자 가능성이 될까요?
아카이브성이 있는 빈티지는 마치 미술작품처럼 가치가 점점 올라갈 것이고 요즘 옷 한 벌에 기본 수십만원하는 시장에서 소비자들 또한 동일한 비용으로 더 높은 가치가 있는 빈티지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살지 못했던 시대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빈티지"
김경준, 패션디자인과


빈티지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좋아하는 브랜드들의 아카이브들을 보면서 그 시절 아카이브를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빈티지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내가 좋아하던 시대, 추구하는 시대의 아카이브를 몸소 느낄 수 있는게 제일 큰 매력인거 같습니다.


빈티지를 발굴할 때의 팁이나 자주 사용하는 어플이 있으신가요?
핀터레스트나 유튜브 인스타로 좋아하는 브랜드들의 아카이브 룩들이나 런웨이를 보면서 추구미를 찾는게 팁입니다. 어플은 후르츠패밀리를 많이 사용합니다.

참고하는 시대가 있다면?
매번 다르긴한데 90년대나 2010년대나 아예 군용밀리티리 옷들을 참고합니다.


추천해주고 싶은 빈티지샵이 있다면?
해방촌에 있는 에스테틱스 갤러리랑 시청역 근처에 위치한 하이웨이빈티지를 추천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본인의 옷 하나를 소개하자면?
율리우스 80년대 아카이브피스 중 레더자켓을 좋아합니다.


각자에게 빈티지는 앞으로 어떤 의미이자 가능성이 될까요?
제가 살지 못했던 향유하고 싶던 시대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향유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패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남들이 정해준 유행 대신 직접 발품을 팔아 자신만의 보물을 찾아낸 3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누군가에게 빈티지는 그저 오래된 옷일지 모르지만, 대학생들에게 '나다운 멋'을 포기하지 않기 위한 가장 영리한 선택이기도 하다


인터뷰에서 만난 이들의 꿀팁이나 추천 빈티지 샵들을 참고해서, 빈티지 쇼핑을 해보는 건 어떤가? 그렇게 우연히 발견한 옷 한 벌에서 나만의 취향을 찾아가는 즐거움을 느껴보길 바란다. 


빈티지가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겐 친절한 입문서로, 익숙한 독자에겐 반가움이나 신선함으로 다가가면 좋겠다.
#빈티지#패션#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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