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3월, 우리는 새로운 곳에 정착했다.
낯선 곳에 홀로 짐을 풀 당신에게,
안녕하세요! 처음 보는 얼굴이네요.
낯선 곳에 홀로 짐을 풀다 문득,
정든 그곳에 두고 온 것들을 떠올리고 계시진 않나요?
하하, 어떻게 알았냐고요? 그야 저도 그렇게 이곳에 머무르게 되었거든요.
아는 곳, 아는 이 하나 없는 장소가 아직은 참 낯설지요.
설렘과 동시에 두려움이 찾아오기도 할 거예요.
'시간이 지나면 정말 적응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당신을 위해,
먼저 이 길을 거쳐 간 세 분의 성장 일기를 슬쩍 가져왔어요.
당신과 닮은 혼란스러운 시작부터, 그들이 겪어낸 시행착오
그리고 오직 당신만을 위한 특별한 조언까지 모두 담겨있답니다.
자, 여기 있어요! 당신의 정착을 도와줄 이야기들입니다.
서울 생활 2년 차
박세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루마니아학과 23학번
처음 도착했을 때 느낀 서울의 첫인상 혹은 유독 기억에 남는 풍경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서울역 밖으로 나와 처음 마주한 풍경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가로 그리고 세로로 큼지막한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여 놓아진 거리 사이사이, 목적지를 향해 바삐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 그 장면을 관찰하는데 막연한 두려움과 동시에 호기심이 들었어요.
타지에서의 첫해, 혼자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거나 견디기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저는 교내 영자신문사 일을 시작하며 자취를 하게 되었는데, 편집 회의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의 썰렁함을 견디기 힘들었어요.
아시다시피 서울의 겨울은 너무 춥잖아요, 어둡고 추운 분위기가 외로움을 증대 시켰던 거 같아요.
막막했던 시간을 어떤 마음가짐이나 방법으로 통과해 왔나요?
지금 이 과정이 전부 미래의 저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했어요.
사실 부딪히는 게 답이라는 걸 알면서도 무기력해질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자괴감에 빠지면 부정적인 굴레에
계속 빠지고 말아요. 저는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보통, 일기에 감정을 털어놓고 긍정적으로 마무리 지어요. 그러고 나면 다음 날 부정적인 감정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있더라고요.
그다음은 아주 쉬워요. ‘하기 싫어도 해야지!’ 다짐하며 씩씩하게 이겨냈답니다.
본가의 강아지 '샤이'처음과 비교해 지금은 많이 단단해졌을 거 같은데, 여전히 남아있는 고민이나 어려움이 있을까요?
어느 곳에 정착해야 할지는 여전히 고민이에요. 서울에서 취업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이곳에서 씩씩하게 일상을 꾸려나가면서도 온전한 ‘나의 집’이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거든요. 반면, 본가에 있을 땐 ‘집’이라는 느낌이 확실히 들지만, 그곳의 안정감이 저를 나태하게 만들어요. 두 곳 모두 장단점이 명확해서 아직 어디에 정착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어요.
혼자 살면서 얻은 삶의 지혜나, 스스로 대견하다고 느끼는 성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내 상태를 스스로 알아차리는 법’을 터득했는데, 이게 가장 큰 수확이라 생각해요. 언제 쉬어야 하는지, 언제 다시 움직여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어요. 아주 거창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스스로 일으켜 세우는 ‘나만의 회복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 게 참 대견해요.
2026년 1월 1일의 일출만약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곳으로 떠나 새로운 시작을 할 의향이 있나요?
저는 변화의 전에 항상 두려움을 느끼지만, 발을 들이고 나면 변화하는 흐름에 몸을 맡기는 편이에요(웃음).
변화의 과정 속에서 성장한다는 걸 느끼기도 하고, 장소의 이동은 저에게 있어서 큰 변화라 기회가 된다면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할 의향이 있어요.
해보기 전에는 두렵지만, 새로운 세상에 발을 내딛고 나면 역시 저를 기다리고 있을 미래가 기대되는 거 같아요.
지금 이 순간, 과거의 당신처럼 새로운 곳에서 출발을 앞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한 마디 부탁해요!
새 출발은 언제나 두려움을 동반하지만 동시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한답니다. 조금 막막하더라도 그저 일상을 살아내다 보면, 스스로가 생각보다 강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거 같아요.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각자의 속도로 씩씩하게 헤쳐나가 봅시다! 파이팅!
영국 생활 3년 차
양진유, University of Exeter BSc Business and Management 27년 졸업 예정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순간은 빅벤을 처음 봤을 때예요. 제 동심의 세계는 모두 영국으로부터 비롯되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빅벤을 보는 순간 어린 시절부터 꿈꿔 온 순간들이 선명하게 다시 스쳤답니다.
벅찬 마음으로 바라보며 기억들을 더듬던 순간 ‘내가 진짜 꿈꾸던 영국에 왔구나!’라고 느꼈어요.
타지에서의 첫해, 혼자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거나 견디기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영국은 9월 말 즈음 갑자기 비가 내리고 기온도 내려가는데요, 이땐 강의실 모두가 콜록거리는 Freshers flu(새내기 감기)가 온답니다. 물론 유학생인 저도 감기를 피해 갈 수는 없었죠. 당시에 열도 많이 오르고, 목 통증도 심해서 학교에 가지 못할 정도로 아팠었는데 그때 가장 서러웠어요.
막막했던 시간을 어떤 마음가짐이나 방법으로 통과해 왔나요?
다행히 flatmate(룸메이트)들과 영국에 있는 한국인 분들이 많이 챙겨주셔서 얼른 회복할 수 있었어요. 역시 어디서든지 유대관계를 잘 쌓는 게 중요하다는 걸 체감하며 ‘난 혼자가 아니야!’라는 생각으로 버텼던 거 같아요. 좋은 인연들에 감사한 순간이 많았고 저도 그만큼 더 베풀어야겠다고 다짐했답니다.

처음과 비교해 지금은 많이 단단해졌을 거 같은데, 여전히 남아있는 고민이나 어려움이 있을까요?
이제는 날씨 때문에 자주 우울하지도 아파서 혼자 끙끙 앓지도 않지만, 모든 대학생들이 그렇듯 졸업이 다가올수록 조금 더 현실적인 고민이 많아지더라고요. 해외 취업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문화적인 벽과 비자 문제 등 여러 가지 난관을 생각하다 보니, 결국 ‘진짜 나의 스킬’을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살면서 얻은 삶의 지혜나, 스스로 대견하다고 느끼는 성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비싼 배달 음식으로 인해 한식을 자주 만들어 먹는데, 덕분에 할 수 있는 요리의 스펙트럼이 넓어졌어요. 미역국부터 시작해서 손이 많이 가는 잡채나 김치찌개 카레까지 이제는 정말 다양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홀로서기보다 함께 서기가 낫다는 걸 깨달은 거예요. 필요할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되새기며 늘 열려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만약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곳으로 떠나 새로운 시작을 할 의향이 있나요?
당장이라도 출발할 수 있어요. 저는 안정을 찾고 머무르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일부러 저를 더 넓은 세상에 던져, 그곳에서 흔들리게 두려고 하죠. 낯선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시야가 넓어지고 또 다른 나를 발견하며, 저의 부족함을 발판 삼아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고통 뒤에 늘 행복이 따르듯이, 고난을 겪은 후에 성장해 있을 모습이 정말 기대된답니다!
지금 이 순간, 과거의 당신처럼 새로운 곳에서 출발을 앞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한 마디 부탁해요!
시작하면 시작된다! 당연한 말이고 시작하기 전에 겁이 나는 것도 알고 있어요. 저도 진짜 영국에 못 올 뻔했거든요(웃음). 해보기 전에는 무엇이 시작될지, 어떤 결과나 나올지 아무도 알 수 없는 노릇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기대를 걸어보고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Just do it!
전주 생활 2년 차
시나몽(별명), 전북대학교 공과대학 24학번
크게 넘어졌을 때, 혼자 상처를 치료하며 찍은 사진처음 도착했을 때 느낀 전주의 첫인상 혹은 유독 기억에 남는 풍경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전주의 특별한 첫인상은 사실 없어요. 거리가 예쁘다거나 풍경이 좋다는 걸 느낄 여유도 없었거든요. 아는 사람, 아는 장소 하나 없는 낯선 곳에 혼자 덩그러니 놓인 기분이었죠. 그저 ‘이제 무엇을 해야 되는 걸까?’라는 생각으로 가득했어요.
타지에서의 첫해, 혼자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거나 견디기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입학 후 친구가 생기기 전까지, 딱 그 두 달간 정말 힘들었어요. 말을 걸고 싶어도 낯을 많이 가려 친구를 사귀기 어려웠거든요. 낮에는 대화 상대가 없어서 말할 일이 없었고, 밤에는 그저 몇 건의 통화만 있었죠.
이 상태가 지속되던 어느 날, 시끌벅적한 식당에서 혼자 학식을 먹는데 군중 속에 저만 철저히 혼자라는 게
확 체감되었어요.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라 생각해요.
막막했던 시간을 어떤 마음가짐이나 방법으로 통과해 왔나요?
큰 고립감을 느낀 이후로, 낯을 많이 가림에도 불구하고 용기 내어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어요. 동기들과 어울리려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음 맞는 친구들이 생겼어요. 신기하게도 친구가 생기고 나니까 혼자 있는 시간까지도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느껴지더라고요. 아마 마음이 풍족해져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헬스 가는 모습처음과 비교해 지금은 많이 단단해졌을 거 같은데, 여전히 남아있는 고민이나 어려움이 있을까요?
여전히 혼자 남는 시간을 다루는 건 어려워요. 시간의 공백을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몰라서 친구 집에 찾아가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혼자 헬스장에 가곤 해요. 혼자 있는 법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누군가와 함께 있거나 몸을 움직여야 안심이 되나 봐요.
혼자 살면서 얻은 삶의 지혜나, 스스로 대견하다고 느끼는 성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혼자서 잘 살기 위해서는 나만의 루틴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무작정 헬스를 시작했는데 이제 헬스라는 루틴이 제 하루를 지탱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약속이 없어도 헬스를 위해 밖으로 나가고, 거리의 사람들도 보고, 맛있는 냄새가 나면 밥을 먹기도 하면서 시간의 공백을 채우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고 있답니다!
이게 바로 자취 생활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성장이 아닐까 싶어요.
이게 바로 자취 생활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성장이 아닐까 싶어요.

만약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곳으로 떠나 새로운 시작을 할 의향이 있나요?
네, 저는 있어요! 물론 초반에는 적응하느라 힘들겠지만, 낯선 곳에서 오는 다양한 경험들과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즐거움을 이제는 아니까요. 그 과정이 저를 더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 순간, 과거의 당신처럼 새로운 곳에서 출발을 앞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한 마디 부탁해요!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혼자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할 방법을 찾으셨으면 해요. 대단한 걸 하지 않아도 되니까 집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취미나 본인만의 루틴을 만드는 걸 추천해요. 저에게 있어서 헬스 같은 거 말이에요.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로움이 아닌,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라요!
자, 우리가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예요.
조금 도움이 되었나요?
당신의 새로운 출발이 3월의 봄처럼 따뜻했으면 좋겠어요.
그럼, 더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요!
그때는 당신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길.
#대학생#자취#정착기#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