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사과학개론: 관계를 지키는 가장 어려운 말

'사과는 여전히 재수강입니다...'
대학생 혹은 20대라는 나이는 참 애매하다.
어른인 것 같다가도, 관계 앞에서는 여전히 서툴다.
처음으로 관계를 선택하고, 유지하고, 때로는 끝내는 결정을 스스로 내리는 시기.
우리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고, 너무 많은 감정을 배운다.


사과학개론: 손등의 사과...
나는 종종 말투가 공격적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 말을 가장 자주 하는 사람은 내 남자친구다.
듣고 싶지 않지만, 가장 신경 쓰이는 사람의 말이라 더 오래 남는다.

답사를 가기 전날, 남자친구 집에 갔다.
하기 싫은 일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괜히 마음이 복잡했다.
그래서였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좀 나아질 것 같았다.
마음을 좋아지게 하려고 간 집에서, 나는 집이 왜 이렇게 더럽냐고 화를 냈다.
그리고 늘 그렇듯, 말은 생각보다 날카로웠다.

싸움은 예상보다 빠르게 번졌다.
우리는 몇 시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 속에서, 나는 내가 잘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미안해”라는 말은 이상하게 목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갔다.
사과는 늘 그렇다.
하고 싶은 마음보다, 꺼내는 용기가 더 늦다.

말이 계속 안 나와서,

남자친구 손등 위에 손가락으로 ‘미안해’라고 썼다.
손등 위에 글씨 쓰고 맞추는 놀이를 자주 했었는데

 그때마다 맞추지도 못했으면서

남자친구가 미안하다는 말을 왜 그렇게 하냐고 했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미안한데....말이 안 나와... 내 마음은 뭘까...

관계는 마음만으로 유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좋아하는 마음보다 중요한 건,
그 마음을 어떻게 말하느냐...

이 나이의 관계는 늘 미완성이다.
서로를 아끼면서 상처준다.
붙잡고 싶어서 밀어낸다.
괜찮은 척하다가 결국 엉뚱한 말로 진심을 대신한다.
대학생 시절 관계에는 늘 연습 흔적이 남아 있다.
지운 카톡과 늦은 답장, 괜히 커지는 목소리 같은 것들.

20대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는 나이다.
상처 받고, 우리는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에.

상대의 마음을 짐작하기,
나의 말이 어떤 모양으로 닿을 지 고민하기,
관계를 붙잡고만 있는 것이
늘 멋진 선택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사과를 통해 우리는 알게 될 수도, 더 모르게 될 수도 있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사과학개론은 영원히 종강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과는 여전히 어색하고, 마음은 말보다 앞서가며, 후회는 늘 한 박자 늦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관계를 배운다는 건
틀리지 않는 법을 익히는 게 아니라
틀린 뒤에 어떻게 남을 것인지를 배우는 일이라는 것을!

#사과#대학생#에세이#사과하는법#사과어떻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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